산길 해안길 넘나드는 영덕 블루로드
아름다운 동해안을 옥구슬처럼 엮어놓은 길이 있다. 강구, 창포, 노물, 석리, 오매,
차유, 사진, 고래불··· 이름도 예쁜 동해의 어촌을 이어주는 푸른 길이다. 울창한
솔숲과 쪽빛 바다가 눈부시게 펼쳐진 길에는 마을마다 살가운 풍경이 기다린다.
파도 소리와 푸른 바람이 동행한다. 때론 아찔하고 때론 뭉클한 동해의 치명적인
매력을 꾹꾹 밟으며 가는 길, 영덕 블루로드를 두 발로 떠나본다.
해안과 나란히 이어진 블루로드의 백미
덕이 가득하다는 영덕(盈德)은 자연의 덕이 넘치는 땅이다. 눈부신 쪽빛 바다와
다이내믹한 해안 절경은 물론, 해송이 우거진 산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다. 블루
로드는 영덕의 보석 같은 해안 풍경을 두 발로 만날 수 있는 해안 도보 길이다.
대게누리공원을 출발해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 대게원조마을, 축산항을 지나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영덕의 명소가 줄줄이 이어진다.
A~D코스로 나뉘며 총 길이 64.6km로 21시간이 넘는 대장정이지만, 체력과 시간을
고려해 알맞은 코스를 걸으면 된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B코스(푸른 대게의 길)다
. 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 영양남씨발상지까지 '환상의 바닷길'로 불리는 구간이다.
15km 내내 옥빛 바다를 곁에 두고 걸으니 블루로드의 백미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출발점은 영덕해맞이공원이다. 시작부터 눈이 시릴 만큼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대게
의 집게발이 태양을 문 형상이 독특한 창포말등대가 망망한 바다에 섰다. 해돋이를 감상
할 수 있는 정자까지 이어진 나무 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 위를 걷는 착각에 빠진다
. 수선화, 패랭이꽃, 해당화, 갯메꽃 등이 계절마다 반겨주는 야생화 탐방로이기도 하다.
해맞이공원은 1997년에 대형 산불이 난 자리다. 화마로 황폐해진 곳을 자연공원으로
조성해 2003년 해맞이공원이 태어났다. 언덕 위를 올려다보면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돌아
가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A코스에 속하는 영덕풍력발전단지다. 사계절 바람이
많은 이곳에는 풍력발전기 24개가 세워졌다. 높이 80m, 길이 41m에 달하는 날개를 쉴 새
없이 돌리는 동해의 푸른 바람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해맞이공원을 지나 주차장에서
바다로 내려서는 길에 접어들면 오롯이 바다와 걷는다. 대탄, 오보, 노물 등 이름도 정겨운
어촌이 반긴다. 해안 절벽을 아슬아슬 지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는 장소처럼 숨은 해변을
만나기도 하고, 바다를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노물마을을 지나면 솔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선이 파도처럼 다이내믹하게 연결된다.
석리마을 입구까지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만나는 것도 잠깐이다. 산언덕에 층층이 자리 잡은
집이 갈매기가 모여 사는 듯한 석리마을을 지나면 때 묻지 않은 풍경이 기다린다. 가다 보면
종종 해안을 향해 선 초소를 만난다. 해안 보초를 서던 군인들이 다니던 길에 철조망이 걷히고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지면서 블루로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연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도 이 때문이다.오매마을(경정3리)에는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풍경이 있다. 500년 된 향나무
가 마을 앞에 언덕 하나를 감싼다. 향나무가 휘감은 언덕 아래를 자세히 보면 다양한 지질층이
눈에 띈다. 수억 년 세월을 한꺼번에 만나는 순간이다. 마을 앞바다에는 금강산 1만2000봉을
옮겨놓은 듯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파도 속에 신비롭게 보인다.
긴 모래부리라는 뜻이 있는 뱃불마을(경정1리)의 고운 모래 해변을 지나면 차유마을(경정2리)이다
. 차유마을은 대게원조마을로 유명하다. 대게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대게의 맛과 질이 단연
우수한 곳이다. 대게원조마을 기념비와 마을을 지나 축산항으로 가는 길은 아름드리 해송이 쭉쭉
뻗었다. 해송 숲길 옆으로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바다를 보느라 걸음이 자꾸 느려진다.해송 숲길 끝에
어느새 B코스 종착지인 죽도산이 보인다. 활처럼 휜 해변을 지나 블루로드다리를 건너고, 나무
계단을 따라 죽도산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아득하다. 바람에 실려 온 듯 꿈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앨범처럼 한 장씩 새겨지기도 한다.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성냥개비만 하게 멀어졌다.
한 곳도 놓칠 수 없는 영덕의 명소가 이어져
A코스(빛과 바람의 길)는 강구터미널에서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17.5km
구간으로 6시간이 소요된다. C코스(목은 사색의 길)는 영양남씨발상지에서 목은기념관과 괴시마을,
고래불해수욕장까지 17.5km 구간으로 6시간이 걸린다. 마지막으로 조성된 D코스(쪽빛 파도의 길)는
대게누리공원부터 장사해수욕장, 삼사해상공원, 강구터미널까지 14.1km 구간으로 4시간 30분이
걸린다. 블루로드에는 스탬프를 찍는 장소가 여섯 곳 있다. 여섯 개 스탬프를 찍어 완주 메달을 받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을마다 횟집과 펜션, 민박집이 있어 먹고 잘 곳은 걱정이 없다. 다만 슈퍼 간격이
멀고, 문이 닫힌 곳이 많아 허탕 치기 일쑤다. 출발하기 전에 마실 물이나 간식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길이 대부분 바다를 향해 동쪽으로 열리다 보니 오전에는 태양을 피하기 어렵다. 모자와 가벼운
등산화는 필수다. 블루로드는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잇는 해파랑길의 허리 부분
이다. 동해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지르밟을 수 있는 친환경 코스로 2015년 소비자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 12위에 뽑혔다. 포항까지 연결된
KTX 덕분에 영덕이 한층 가까워졌다. 포항역에 내리면 영덕까지 하루 네 차례 왕복 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블루로드를 찾는 길이 더 편해졌다.
출처:(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국관광공사)
바닷가에서
박춘석:작사
박춘석:작곡
안다성:노래
파도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나 홀로 외로이 추억을 더듬네
그대 내 곁을 떠나 멀리 있다 하여도
내 마음 속 깊이 떠나지 않는 꿈 서러워라
아아아아 새소리만 바람 타고 처량하게
들려오는 백사장이 고요해
파도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흘러간 옛날의 추억에 잠겨 나 홀로 있네.
2017-05-12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