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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짜 : 2013년 5월 25-26일
2. 산행/등반코스 : 인수봉 오아시스
3. 오아시스 등반 참가자 : 산제에 참가한 숭문산악반 3학년 4명, 지도교사 소인철, 학원업에 종사하시는 분과 지인들, 김대진, 정현우, 이민표 (총 11명 인가? 하여간 많습니다.)
4. 집결지 및 출발시간 : 대슬랩
5. 도착지 및 하산시간 : 대슬랩
6. 산행 소감/후기 :
- 오아시스까지의 산행과 함께 전날 치루어진 야영과 산제 이야기도 올리겠습니다.
- 낮에 학교가서 아이들 지도하고 저녁에 집에와서 배낭싸고 같은 집에 사는 그분을 모시고 함께 출발합니다.
- 토요일에 학교 가냐구요?
- 예 갑니다.
- 과목이 체육이라 그렇습니다.
- 올해부터 학교가 토요일에 쉬면서 일반교과 교사들은 진짜 쉬게 되었는데, 체육교사들은 토요스포츠라해서 학교에 아이들 불러 스포츠활동 가르칩니다.
- 전공이 체육이라 주말에는 스포츠 활동 지도를 위해 시간내야 합니다.
- 학교에서 집에 오면서 노들섬 텃밭에서 상추와 쑥갓 좀 뜯어 왔습니다.
- 정모 때 텃밭 이야기를 했더니 그 상추 좀 먹자고 해서 야영에 들고 가려고요.
- 분명히 삼겹살 먹을테니 야채가 필요할 겁니다.
- 집에 와서 충훈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싫답니다.
- 고3 이라는 핑계(?) 대고 안 간답니다. 친구들하고 공을 찬다나 뭐라나.
- 하긴 이 놈은 말이 고3 이지, 잠잘 꺼 다 자고 주말마다 공차고 정말 세월 좋습니다.
- 배낭을 싸면서 괜찮은 숙박배낭 하나 장만해야 한다는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 20여년전에 장만한 Red Face 배낭이 낡아 이제는 들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 그래서 충훈이가 여름마다 하는 백두대간 종주 때 받은 50리터 짜리 두 개에 짐을 쌉니다.
- 말이 50리터지, 아이들 단체행사를 위해 제작한거라 허접합니다.
- 자일과 비너 같은 암벽장비, 다시말해 쇳덩어리 같은 무거운 건 민표 배낭에 넣고, 새털같이 가벼운 침낭이나 옷 같은 건 그 분이 메고 갈 배낭에 넣습니다.
-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가다보니 정표로부터 8시 26분에 문자가 옵니다.
- "43210 무전기 오픈했슴"
- 에이 출발전에 진작 연락하지, 아마추어햄용 무전기 안챙기고 CB무전기 챙겨왔거든요.
- 우이동에 도착하니 8시 40분 입니다.
- 동원에게 전화해보니 받지를 않네요.
- 여럿한테 전화를 했는데, 다들 못받습니다.
- 안터지는데 있는 겁니다.
- 잠시후 정표한테 전화가 옵니다.
- 올라가서 확인해보니 정표폰 만 터진다고 합니다.
- 정표 폰은 '엘지 유플러스' 랍니다.
- 통화가 어렵게 연결돼서 필요한 거 물으니 술이 필요하답니다.
- 그리고 볶아 먹을 거도 있으면 좋답니다.
- 마트 들러 소주 3병, 내일 점심 행동식으로 빵 약간 준비합니다.
- 삼겹살은 충분할 테니, 볶아 먹을 수 있는 떡볶이와 햄을 더 준비합니다.
- 도선사 입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보니 주차장이 한산합니다.
- 이게 웬일 이야.
- 도착해서 한바퀴를 돌기도 전에 자리가 나네요.
- 행운입니다.
- 차에서 배낭을 내려 마트에서 장본 거 두 봉지와, 텃밭에서 뜯어온 야채를 담은 봉지 세 개를 배낭에 주렁 주렁 달고 출발합니다.
- 바람 한 점 없습니다.
- 깔딱고개를 넘을 때쯤 바람이 불어오는 게 정상인데 오늘따라 바람이 잠잠합니다.
- 내리막길에 들어서도 바람 없습니다.
- 야영터를 한참 아래에 잡았기 때문에 제법 내려가서 먼저온 팀을 만납니다.
- 다들 배부르게 먹고 있는 중입니다.
- 그동안 글자만 보느라 힘드셨지요.
- 이제부터 사진 나옵니다.
- 아래 메뉴가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 삼겹살 옆에 텃밭에서 뜯어온 야채도 보입니다.
- 오이도 있구요.
- 총각김치는 로드맵 학원 원장인 영택이가 갖고왔습니다.
- 장모님 작품이랍니다.
- 맛? 죽입니다.
- 이 정도면 구색이 제법 갖추어 졌습니다.
- 필성이가 30분을 헤매다 도착하여, 산제에 들어갑니다.
- 예년에는 늘벗에서 주로 세팅을 했는데, 이번에는 숭문에서 준비를 했습니다.
- 왼쪽에 보이는 장비는 전부 숭문중 껍니다.
- 예전에는 진짜 돼지머리를 갖다놓고 지냈는데, 요즘에는 이렇게 저금통이 인기입니다.
- 다들 허리숙여 절하고 안전산행을 기원합니다.
- 산제가 끝나고 이어지는 술자리는 끝이 없습니다.
- 한창 분위기 좋던 중 다른 꾼이 와서 아이들이 시끄러우니 조용히 재우라고 요청합니다.
- 내가 봐서는 조용하구만, 뭐가 시끄럽다고 하는 건지.
- 제가 20여년을 아이들 데리고 다녀봐서 아는데, 어딜가나 아이들 핑계삼아 시비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 아이들이 왜 아이들인가요.
- 아직 부족하고 배워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 입니다.
- 그게 교육이구요.
- 사실 아이들 데리고 다니면서 지적당하는 것들을 보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르치기 보다는 가정교육에서 가르쳐야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 어른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한마디도 못하지만 아이들이 똑같은 행동을 하면 한마디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저는 그런 사람들을 20여년을 보아왔습니다.
- 아래를 보세요. 숭문 산악반 아이들 텐트입니다.
- 얼마나 좋습니까.
- 이 아이들은 지금 텐트 안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 이렇게 분위기 좋은 데 잠이나 자라니.
- 그렇게 말하는 분이나 일찍 주무시지요.
- 다음날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또, 아이들이 산에다 음식물을 함부로 버렸으니 치우라는 말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 나중에 확인해보니 숭문중 아이들이 버린 게 아니랍니다.
- 버렸다는 그 음식물이 배추 포기김치인데, 아이들 중에는 그런 걸 갖고 온 아이가 없답니다.
- 소주와 맥주가 끝나고 복분자주를 돌리기 시작했는데, 여러 배 돌고 나서 내일 산행도 있고 해서 저는 먼저 누웠습니다.
- 동원이는 새벽까지 달렸습니다.
- 양주도 나왔다는데.....
- 저는 그렇게 마신 이후로 지금까지 술 끊었습니다.
- 벌써 이틀 되었군요.
- 아침에 숭문 아이들이 부산하게 일어나서 밥하고 등반 준비 합니다.
- 늦게 잤어도 기특하게 잘 일어나 스스로 밥들 해먹고 등반 준비 합니다.
- 숭문 산악반의 커리어를 알 수 있는 아침입니다.
- 이정표과 소인철 선생의 지도로 숭문산악반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중학교 산악반입니다.
- 숭문이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늘벗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 등반을 위해 일찍 잤어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술 한잔 한 다음날은 일어나기가 영.......
- 그렇다고 그전에도 뭐 일찍 일어난 건 아니지만.
- 나뭇잎 사이로 하늘이 보여 누워서 한장 찍었습니다.
- 필성이가 준비해온 해물탕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대슬랩으로 어프러치 합니다.
- 숭문팀만 17명
- 대부대 입니다.
- 오랜만에 온 대슬랩은 꾼들로 인산인해 입니다.
- 오늘의 목표는 숭문 3학년을 오아시스까지 올리는 건데, 뻔한 길이지만 그래도 빈틈을 찾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 첫피치에 올라가서 대진이를 비롯한 몇 명을 올리고 소인철선생을 올린 다음, 거기서 소선생이 봐주라고 하고 오아시스까지 두번째 피치를 오릅니다.
- 경험자가 중간에 있어야 하기에 소인철 선생이 중간에서 전부 봐 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 오늘 등반자 중 오아시스를 올라와본 사람은 소인철과 저 딱 둘입니다.
- 오랜만에 오아시스에 올라 후등자들을 올립니다.
- 그동안 인공암장 등반만 해봤지 처음 자연암벽을 하는 현우가 올라옵니다.
- 인공과 다르게 잡을 게 하나도 없다고 혀를 내두르는 현우.
- 정말 미치겠다고 합니다.
- 이어서 암벽을 처음 하는 대진이가 올라 옵니다.
- 그리 어렵지 않게 들 올라옵니다.
- 올라와서 둘이 한장
- 현우가 눈을 감았네요.
- 사진에 대한 딴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 사진을 찍다보면 눈을 감은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 이때 눈을 감지 않고 찍는 방법이 있습니다.
- 바로 활짝 웃는 겁니다.
- 현우는 지금 처음 올라온 자연암벽에 매달려 억지로 웃다보니 표정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 활짝 웃으세요.
- 그려면 대진이 같이 눈을 감지 않고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 숭문 아이들이 계속 올라옵니다.
- 대진이 혼자 후등자들을 전부 올리고 있습니다.
- 이게 좀 쉬운 길이라 그렇지 어려운 길이었으면 아마 팔에 펌핑 났을 겁니다.
- 숭문중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내려가냐고 수다떨고 있습니다.
- 내려가는 길이 없다고....
- 민표 의대길 방향을 가리키며 한마디 합니다.
- "저쪽으로 넘어가면 계단 있어"
- 그랬더니 숭문중 얼라들이 맞장구를 칩니다.
- "혹시 엘리베이터는 없나요?"
- 내려와서 정표한테 들은 이야기 한마디 하겠습니다.
- 숭문 산악반에 떠도는 이야기가 하나 있답니다.
- 오아시스에 올라와본 선배들이 후배들한테 한 말이랍니다.
- 인수봉 오사시스에 가면 자판기가 있다는 겁니다.
- 그런데 이번 산제에 들어온 후배들이 오늘 오아시스까지 등반한 3학년 선배들이 등반을 마치고 내려가자 묻더랍니다.
- " 형, 진짜 거기에 자판기가 있어?"
- 그랬더니 이 놈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 "어 음료수 하나 빼서 먹었는데 시원하더라."
- 요놈들 정말 인생 즐길 줄 아는 놈들 입니다.
- 숭문중에서 자기들 이외에는 누구도 못가본 곳이라 확인을 할 수도 없으니 이렇게 능청맞게 뻥을 치는 여유 보세요,
- 이놈들 나중에 큰 인물 될 겁니다.
- 후등자들을 한참 올리던 중 옆 팀의 한 아저씨가 호박만한 돌을 하나 떨어뜨렸습니다.
- 낙석!
- 호박만한 돌이 떨어지다 부딪치면서 깨지고 흩어져 파편들이 아래로 날리며 떨어집니다.
- 밑에서 누군가 맞지 않기를 빌려 외칩니다.
- 낙석!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아저씨 미안해 죽을라고 합니다.
- 아마 숭문중 아이들이 그랬다면 또 누군가 한소리 했을 겁니다.
- 아무도 한소리 안하고 조용합니다.
- 그 정도 돌을 후등자가 맞았다면 즉사입니다.
- 실제 제작년에 인수봉에서 떨어지는 돌에 맞아 사망한 여성 등반자가 있습니다.
- 그 돌의 크기가 주막만했다고 들었습니다.
- 오아시스에는 많은 돌이 있습니다.
- 이 돌 들이 떨어지지 않게 망을 쳐서 고정해 놓았는데, 돌이 워낙 많고 사람들도 많이 왕래 하다보니 가끔 이렇게 낙석이 생깁니다.
- 가까운 시일내에 구조대가 하든지 연맹에서 하든지 이 돌들을 전부 아래로 다 내리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 돌을 떨어뜨린 아저씨 미안했던지, 오아시스 안쪽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 이제 우리 일행이 다 올라왔습니다.
- 내려가야지요.
- 자일 세 동으로 하강합니다.
- 한 동은 고정, 두 동은 이어서, 총 세 줄로 계속 내려갑니다.
- 소인철 선생이 얼라들을 하나씩 혹은 둘씩 보냅니다.
- 그 사이 민표는 대진과 현우에게 하강 연습을 시킵니다.
- 생전 처음 해보는 등반이니 하강을 해봤겠습니까.
- 대진이는 하강도 처음입니다.
- 소선생 아이 하나 데리고 두 줄에 하나씩 내려갑니다.
- 내려가는 대진이 표정 좋습니다.
- 현우도 여유만만 합니다.
- 대슬랩 밑에 도착하니 영택이는 덕규 데리고 하산했고,
- 숭문 아이들은 대슬랩에서 역시 즐거운 시간을 가졌나 봅니다.
- 야영장에 와서 남은 음식 처리합니다.
- 라면, 떡볶이, 빵 등입니다.
- 나중에 생각해보니 고사떡을 그대로 놔두고 다른 걸 해먹은 게 아쉽습니다.
- 호박을 넣었다던데, 호박 넣은 떡이 맛있지 않습니까.
- 그런데 그 떡들이 다 어디간 거지요? 엄청 많던데.
- 도선사 입구에 와서 숭문 산악반 아이들이 전부 모였습니다.
-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아갈 꿈나무들입니다.
- 앞으로 10년만 지나보세요.
- 다들 튼튼한 청년으로 자라 있을 겁니다.
- 20년이 지나면 한 가정을 꾸리고 산업의 역군으로 어딘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겁니다.
- 속세로 내려와서 차를 타고 가려는 순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 차가 두 대라 방학동 동원이네 집 근처로 가서 한잔 하려고 했는데, 동원이 차가 시동이 안걸리는 겁니다.
- 아무리 시동을 걸려해도 소용 없습니다.
- 소인철 선생이 아이들 데리고 먼저 내려간 상태고, 우리 팀 전체가 다 기다리느니 일부는 먼저 내려가자고 해서 민표차에 배낭과 사람 여럿 실어서 먼저 내려와 옛날 원주슈퍼 자리에 생긴 음식점으로 들어갑니다.
- 잠시후 동원이도 내려 옵니다.
- 차가 기울어져 주차해있다보니 시동이 안걸린 거랍니다.
- 그랬습니다.
- 동원이 차가 주차되어 있던 위치가 좀 경사진 곳이었습니다.
- 도선사 입구 주차장에 있는 돌부처상 뒤쪽에 세웠는데, 거기가 좀 경사져 있거든요.
- 차에 기름이 부족할 때 경사진 곳에 차를 세워두면 생길 수 있는 일이랍니다.
- (구)원주슈퍼에서 맥주와 골뱅이, 노가리, 그리고 또 한가지 안주를 시켰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납니다.
- 하여간 맥주 몇 병에 안주 세 가지를 먹고 귀가.
- 산에서 잔뜩 먹고 내려온 다음이라 많이 들 먹지 못합니다.
- 이렇게 해서 2013년 산제와 산행 마쳤습니다.
- 참가자가 너무 많아 정확히 몇 인지 모르겠습니다.
- 회장이 이래서야.
첫댓글 아 ? 집에가니 솔찬 왈
충훈 안왔죠 ? 헉
그걸 어케 ? 자기가
안가서 안갔다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