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명세계의 ‘진화적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그 가치가 위대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진화적 진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라고 말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눈 밝은 이들이 이 진화적 진실을 알아보았고
Charles R. Darwin의 치밀하면서도 섬세한 관찰과 연구는
자연과학에 있어서뿐 아니라
인류의 정신사(精神史)라는 면에서도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누구나 이 진화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주 기초적인 것과, 진화의 작동원리에 대한 것 정도는
초보적인 자연과학 지식만 갖추고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명세계의 진화 이전에 두 가지 진화적 사실이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우주의 역사가 시작되고 전개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우주적 진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그 우주적 진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화학적 진화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화학적 진화에 이어 생물학적 진화가 시작되었지만
그 역사는 때로 지루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길고
어떤 순간이 왔을 때는 폭발적인 진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현재까지 밝혀낸 진화의 진실인데
그중 ‘생명 진화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미생물 수준의 진화가
모든 생명 진화의 기반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원시생명체가 생겨난 뒤,
자신들의 문제나 결함을 해결하고자 한
그 길고 치열한 생존에 대한 지향은
원시생명체와 원핵세포로 발전했고
그 사이 진핵세포의 형태까지 나타나면서
오늘날 ‘생명세계’라고 말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었던 겁니다.
수십억 년이라는 아주 긴 역사를 거치면서
그들은 자신들도 변화했고,
자신들의 존재 기반을 변화시키기도 하다가
마침내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이라는
새로운 생명세계의 문을 활짝 열었고
이후로도 생존과 그 생존을 위협하는 갖가지 문제와 맞닥뜨리고
그 모든 것을 해결하는 적응의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생명세계로 발전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말할 때 바로 ‘진화’라고 합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모두 진화의 자식들입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우리는 진화적 사건들의 결과이지만
분명한 것은 진화적 진실에서 볼 때
우리의 현재마저도 진화적 과정이라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진화가 어떤 의도의 결과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진화가 지향의 결과라고 할 수 있고
이 자리에서 우리의 지향이 무엇인지를 다시 살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지향과 함께 목적과 의지까지 갖추고 있지만
우리의 인식체계 안에서
지향과 목적 그리고 의지가
합목적적으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물음 앞에서는
선뜻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인간은 미래를 새롭고 바람직한 세계로 설계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것이 단지 하나의 자기 변명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 앞에서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
다만 생명세계는
그런 인간은 단지 아주 작은 하나의 단위일 뿐이고
오직 하나의 지향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