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종합발전단지 조감도. 석탄운반선이 양쪽에서 접안할 수 있는 시설(위편)과 태양광발전설비를 지붕에 두른 옥내형 저탄장(2시방향)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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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저열량탄 발전단지 준공. 발전소 연돌(굴뚝)과 사무실을 통합한 신개념 건물, 기네스북 등재.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른 직원숙소... 한국남부발전(사장 남호기)이 최근 선정한 2015년 10대 가상 뉴스의 일부다. 여기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2015년 준공예정인 삼척종합발전단지 얘기가 10대 뉴스의 상당부분을 장식했다는 것. 삼척단지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500만kW급 삼척발전단지가 준공되는 순간부터 남부발전은 5개 한전 발전자회사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무엇이 이 같은 관측을 가능케 했을까. 남부발전이 공개한 삼척단지의 청사진을 들어다봤다.
◆3無 발전소〓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눈에 거슬리는’ 모습을 삼척단지에선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령, ‘석탄회(석탄을 태우고 남은 찌꺼기) 처리장’을 아예 짓지 않겠다는 것. 대신 석탄회를 경량골재나 시멘트 원료로 전량 재활용할 수 있는 상시적인 체계를 갖추겠다는 게 남부발전의 구상이다. 일반적으로 총 200만kW급 화력발전소에선 석탄회가 연간 120만t이나 나온다. 이렇게 많은 양을 처리하려면, 대규모 회처리장이 필요하다. 통상 100만㎡(약 30만3030평)로, 발전소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석탄회 가루가 바람에 날리면서 발전소 주변을 더럽힌다는 점이다. 민원발생의 주요인이다. 이에 대해 남부발전은 보일러, 집진기에서 석탄회를 매일 적절히 걸러내 시멘트공장 등으로 곧장 운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척단지는 발전기를 식히고 남은 물을 바다에 전혀 버리지 않는 친환경발전소로도 거듭난다. 폐수를 전량 재활용해 공업용수로 환원, 전력생산에서 필요한 ‘순수(純水)’를 뽑아내는 등 수·폐수 시스템을 통합하겠다는 설명이다. 일부만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환경규제만 준수하는 선에서 바다에 방류해왔던 관행은 이렇게 깨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선박으로 실어온 석탄을 일정기간 보관해두는 ‘저탄장’도 옥내형으로 설계된다. 미관개선은 물론 분진 등으로 인한 민원과 석탄손실도 막을 수 있다. 저탄장에서 보일러로 향하는 석탄자동운반장치(컨베이어)는 지하공동구를 활용, 땅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삼척단지는 ‘▲회처리장이 없고 ▲오폐수를 방류하지 않으며 ▲석탄이 안 보이는 ’3무(無) 발전소‘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남부발전은 강조했다.
◆저원가 발전소〓 삼척단지는 ‘저원가 저열량탄 발전소’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열량이 1kg당 4600kcal로 6080kcal/kg인 기존 석탄에 비해 25% 낮지만, 가격은 30% 저렴한 연료를 기본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고열량탄은 이미 많이 고갈돼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부발전은 이에 대비키 위해 인도네시아, 호주에서 저열량탄 광산개발을 현지 업체와 공동 추진해왔다. 이로써 연료비를 연간 1200억원 절감할 것으로 남부발전은 내다봤다. 주설비는 50만kW급 유동층 보일러 2기와 100만kW급 발전터빈 1기가 조합된 형태다.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을 걸러내는 장치는 따로 만들지 않는다. 유동층 보일러의 연소특성상 내부에서 탈질과 탈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석탄 연소온도가 1000℃ 이하에서는 질소산화물이 덜 나와 환경규제치(80ppm)를 준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환경설비 간소화로 건설비와 운영비를 기존 대비 30% 줄일 것으로 남부발전은 예상했다. 설비 운전상태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고 예측진단도 가능한 시스템을 탑재, 무고장운전에 도 도전한다. 하루 5000톤에 달하는 공업용수는 땅속에 구멍을 뚫어 걸러낸 ‘하상여과수’를 쓰거나 빗물, 바닷물을 여과해 충당할 계획이다. 500억원에 달하는 댐을 지을 필요가 없으며, 용수량도 50% 줄일 수 있다. 해수계통설비에는 염소성분이 남지 않는 친환경 바이오 도료가 적용된다. 기존 염소주입설비를 대체해 투자비 30억원, 연간 운전유지비 4억원 등을 아낄 수 있다. 발전소 부지개발도 새로운 개념이 도입된다. 지금까지 발전소 부지는 산을 완전히 깎아내 평평하게 조성했지만, 삼척단지는 기존 자연지형을 살려 계단식으로 설계한다. 이에 따라 연돌 높이가 종전 150m에서 90m로 사실상 낮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사비 50억원이 덩달아 줄어든다. 산을 덜 깎아도 되는 만큼 토공비용 1000억원을 아끼는 효과도 있다. 석탄, 석탄회, 경량골재 등 육·해상 화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중계기지(CTS;Central Terminal System)’도 건설된다. 석탄운반선을 한쪽이 아닌 부두 양면에서 접안할 수 있는 방법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파제 길이를 종전 1300m에서 500m로 줄여도 무방하다. 방파제 공사비 1000억원을 덜 투입해도 된다는 뜻이다.
◆친환경 지역명소로 ‘우뚝’〓 연돌(굴뚝)에 사무실을 결합한 신개념 복합건물이 발전소에 들어선다. 2층은 제어실로, 2~6층은 사무실로, 꼭대기 7층은 식당으로 각각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연돌에서 나오는 배기열은 건물 냉난방에 활용된다. 특히 꼭대기 층은 삼척시내와 동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로 꾸며 지역의 대표명물로 만들겠다고 남부발전은 전했다. 남부발전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전망대 운영을 인근 주민에게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직원숙소는 에너지자립형 주택으로 지어진다.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하기 위해 냉난방에너지 손실을 막아주는 삼중창, 소형풍력발전기, 환기조절정치, 태양열·지열온수기, 태양전지판, 빗물 저장탱크 등이 설치된다. 방파제 등에는 대형 풍력발전기 20기를 세우는 한편 저탄장 지붕 경사면에는 태양광발전시설도 들어선다. 이밖에도 소수력발전, 석탄가스화플랜트, 파력발전, 냉열발전플랜트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구축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전기화학반응을 일으켜 ‘개미산(각종 유기 약품의 합성 원료)’을 생산한다거나, 미세조류를 활용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한다는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 남호기 사장은 “삼척단지를 세계 최고의 모델 발전소로 만들기 위해 남부발전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했다”며 “이를 위해 기존 발전소 개념에서 탈피,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