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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분석 ⇒ 논제 분석에 따른 제시문 독해 ⇒ 개요 작성 ⇒ 글쓰기 |
결국 제시문을 읽고 개요를 작성하는 기준은 논제가 될 수밖에 없고, 논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느냐가 논술문 작성과 평가 전반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논제의 유형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논술문 작성을 위한 방향을 잡도록 한다.
1. 논제 분석
(1) 논제의 유형
논술의 논제는 다양한 기준으로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학습의 편의상 분석 평가형, 찬반 논의형, 해결책 제시형으로 크게 나누도록 한다. 물론 실제 논술 문제는 이 중 일부 또는 전부가 혼합, 변형된 형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별 특징은 논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과 분석을 위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각 유형의 특징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
가. 분석 평가형
- 주어진 자료에 대한 요약이나 분석을 요구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하여 논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을 요구하는 유형
- 자료에 대한 정확한 분석의 과정과 그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의 제시.
- 자료를 분석할 때는 논제와 자료의 성격을, 분석 내용을 평가할 때에는 비판적 사고의 요소와 기준을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중요
나. 논쟁형
- 어떤 주장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의 의견을 밝힐 것을 요구
- 자료에 반영된 주장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
- 자신의 입장의 설득력 있는 근거, 상대방 입장에 대한 정당한 반박, 예상되는 반론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중요
다. 해결책 제시형
- 자료를 통하여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 제시를 요구
-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대한 가능한 해결책들을 검토한 후, 그 중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아 그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함
-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 자신이 선택한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 중요
(2) 논제 유형에 따른 접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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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평가형 |
논쟁형 |
해결책 제시형 | ||
I. 요구되는 주요 사고 |
분석적 사고 |
논증적 사고 |
대안적 사고 | ||
II. 문제 해결의 초점 |
자료 분석 |
논증 평가 |
해결책 제시 및 평가 | ||
III.
해결의
단계 |
1 |
논제 분석 |
개념 파악, 사실 판단, 가치 판단, 정책 판단 자료의 활용, 논술할 내용, 구성 방향, 분량 등 | ||
2 |
자료 수집 |
개념과 정보, 주장과 근거, 전제와 함축, 목적과 맥락 | |||
3 |
내용 평가 |
문제의 정확성과 중요성 / 주장의 합리성과 공정성 논증의 타당성과 적절성 / 자료의 신뢰성과 풍부성 | |||
4 |
가능한 입장 검토 |
요약과 기술 선택적 수용 비판적 의문 |
찬성 반대 절충 |
관점의 적용 원인의 제거 발상의 전환 | |
5 |
해결 방안 제시 |
평가 의견 |
입장의 옹호 |
해결책 | |
6 |
해결방안 평가 |
의견의 의의 |
반론 꺾기를 통한 입장의 의의 |
해결책의 의의 | |
IV. 글쓰기의 초점 |
자료의 재구성과 평가 |
서로 다른 입장의 비교 대조 |
해결책 제시 |
(3) 논제의 유형에 따른 논지 전개 방법
단계 |
분석 평가형 |
논쟁형 |
해결책 제시형 |
1 |
논제 제시, 배경설명, 방법 진술, 도입의 역할 | ||
2 |
자료 요약 및 분석 |
자신의 입장 제시 |
가능한 해결책 모색 |
3 |
분석 결과 제시 |
자신의 입장 옹호 |
최선의 해결책 제시 및 옹호 |
4 |
분석 결과 평가 |
가능한 반론에 대한 답변 |
가능한 반론에 대한 답변 |
5 |
주제 확인, 전망이나 제언, 마무리의 역할 |
2. 개요 작성
(1) 개요의 종류 및 포함 사항
논술문 작성에서 개요는 일반적으로 1000자 이상의 글쓰기일 때, 화제 개요 보다 문장 개요의 방식이 유리하다. 이 때 구성 방식은 자연적 구성, 즉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질서에 따라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순서에 입각하여 개요를 구성해야 한다.
가. 개요의 종류 문장 개요 - 각 단락의 항목을 완전한 문장으로 구체화 화제 개요 - 각 단락의 항목을 핵심 어구로 표현 나. 포함 사항 주제문, 각 단락의 논지, 세부 항목, 주요 논거 등 |
(2) 개요 작성 방법
먼저 논제에 따라 논의의 대상을 확정하고, 논술문 전체의 주제를 결정한다. 이후 서론, 본론, 결론의 주요 내용을 항목화하여 구성하고, 각 주요 항목의 소주제와 세부 항목을 구분한다. 이때 중요도나 논리적 순서에 따라 항목을 배열해야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논술문이 될 수 있다. 만약 논증을 요구하는 논제라면 논거를 마련하면서 예상 반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3) 논제의 유형에 따른 개요의 틀
1) 분석 평가형 논제
분석 평가형은 제시문과 자료를 올바로 이해했는지를 평가한다. 제시문과 자료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요약도 제대로 할 수 있고, 결과의 분석을 요구하는 논제의 경우 엉뚱한 답안이 되기 쉽다. 주로 둘 이상의 대상을 비교하며 요약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약을 요구하는 논제는 글의 문맥을 파악하여 한 편의 완결된 글이 되도록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해야 한다.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오면 주어진 제시문을 올바로 이해했는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감점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일부 대학에서 글의 일부분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글을 완성하는 유형도 분석 평가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주어진 글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분석하여 논술할 주제, 논의의 범위나 조건, 저자의 관점이나 태도 등을 파악해야만 생략된 부분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 개요의 틀> 가. 둘 이상의 대상을 비교하며 요약하는 경우 서론 : 비교의 대상과 목적 소개, 비교의 기준 제시 등 본론 : 대상별, 성질별 비교 또는 대조 기본 시각의 공통점이나 차이점 결론 : 두 대상간의 비교나 대조의 의의와 가치 강조
나. 결과를 분석해야 하는 경우 서론 : 문제 제기 분석의 대상이나 기준 제시 본론 : 긍정적인 영향 분석 (긍정적인 영향 → 그에 대한 분석) 부정적인 영향 분석 (부정적인 영향 → 그에 대한 분석) 결론 : 마무리 / 대책 제시 / 전망 등
다. 내용 완성형의 경우 글 전체의 분석 → 주제, 논의의 범위나 조건, 글 쓰는 동기나 목적, 과제의 해결 정도의 파악 → 글의 논리적 흐름에 맞도록 작성 |
2) 논쟁형 논술
논쟁형은 서로 다른 두 의견이 제시된 문제 어느 한쪽의 입장을 택하여, 찬성․지지․옹호하거나 반대․반박․비판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이때 두 견해를 비판적으로 종합하거나 그것을 극복하여 제3의 견해를 제시하는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시간과 분량에 제한이 있고,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한 배경지식과 논리도 부족한 상황에서 어정쩡한 양비 또는 양시론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시 개요의 틀> 서론 : 문제 제기 쟁점과 문제의 성격 자기의 입장과 접근 방법의 제시 본론 : 대립되는 견해의 문제점(부당성이나 맹점) 비판 반대 입장의 논거 제시 자기 견해의 옹호 자신의 입장에 대한 논거 결론 : 자기 견해의 장점을 요약 자기 관점에 입각한 전망이나 제언 |
3) 해결책 제시형 논술
해결책 제시형은 주로 논술문의 대상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묻거나 주어진 문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다. 이때 주어진 문제 상황이나 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 원인을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 상황이나 과제에 접근할 때, 창의적인 답안이 나오고 설득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어진 문제 상황이나 과제에 대한 본인의 견해나 관점을 명료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예시 개요의 틀> 서론 : 문제 제기 / 문제 상황의 확인 / 논의 방향 제시 본론 : 문제점1 → 분석 → 해결 방안1 제시 (또는 문제의 조건 → 분석) 문제점2,3 → 분석 → 해결 방안2,3 등으로 늘릴 수 있다. (문제점을 나열하고 해결 방안을 뒤로 배치할 수도 있다) 결론 : 마무리 / 요약 / 전망 등 |
3. 논술문 작성의 항목별 확인 사항
(1) 구상하기
- 주어진 논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는가?
-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 지엽적인 내용을 논지로 선정하지는 않았는가?
- 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필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하였는가?
(2) 개요짜기
- 주장은 분명하고 핵심 논지가 정확하게 드러나는가?
- 각 항목들이 글 전체의 주제를 향해서 통일되어 있는가?
- 각 항목들의 체계와 위상이 등위에 맞게 제시되어 있는가?
(3) 단락쓰기
- 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는가?
- 주제문에 대한 뒷받침 문장이 적절하게 제시되었는가?
- 단락 안에서 문장들이 일정한 체계에 의해 짜여 있는가?
(4) 서론쓰기
- 논제에 대한 논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가?
- 불필요한 화제를 제시하지 않았는가?
- 서론이 지나치게 길거나 혼란스럽지는 않은가?
(5) 본론쓰기
- 논제에 맞게 주장이나 논거가 제시되어 있는가?
- 주장이나 의견에 대한 논거가 충분하고 타당한가?
- 주장의 전개 과정이 논리적 비약이나 모순이 없는가?
- 단락에서 일반화와 구체화가 적절하게 구현되고 있는가?
- 논제를 통찰하는 시각이 독창적이며 주장과 논거가 참신한가?
(6) 결론쓰기
- 논제에 대한 의견이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는가?
- 본론의 문장을 그대로 축약하여 따분한 결론을 만들지는 않았는가?
- 본론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글이 마무리되고 있는가?
-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대안이나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는가?
Ⅱ. 논술문 작성의 실제
1. 실전 논제와 제시문
[논제] 제시문 (가)~(다)의 관점을 대비하여 인간과 문화(또는 문명)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500자 내외)
[제시문] (가) 루소의 사상은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선하고 자유롭고 행복했으나, 사회와 문명이 들어서면서 악해지고 자유를 상실하고 불행해졌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는 [에밀]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세상 만물은 조물주의 손에서 나올 때는 선하지만, 인간의 손에 와서 타락한다. 인간은 어떤 땅에다 다른 땅에서 나는 산물을 재배하려 드는가 하면, 어떤 나무에 다른 나무의 열매를 열리게 하려고 애를 쓴다. 인간은 기후·환경·계절을 뒤섞어 놓기도 한다. 무엇 하나 자연이 만들어 놓은 상태 그대로 두지 않는다.
루소에 의하면,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필요한 만큼의 욕구가 충족되면 그 이상 아무 것도 취하지 않았으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지도 않았다. 심지어 타인에게 도움을 주려는 심성까지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지각이 깨어나면서 인간의 욕망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이 이기적인 욕망 때문에 사유 재산 제도가 형성되고, 그 결과 불평등한 사회가 등장하게 되었다. 즉 이기적 욕망으로 인해 인간은 타락하게 되었고, 사회는 인간 사이의 대립과 갈등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과 사회의 병폐에 대한 처방을 내리기 위해 쓰인 것이 「에밀」로서, 그 처방은 한 마디로 인간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즉 인간에게 자연 상태의 원초의 무구(無垢)함을 되돌려 주어, 선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루소는 이것이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 교육의 실체는 가공(架空)의 어린이 '에밀'이 루소가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이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교육은 자연 상태의 인간이 본래의 천진무구함을 유지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스스로를 도야해 가는 과정을 따르는 것을 원리로 삼는다. 그래서 지식은 실제 생활에 필요한 정도만 배우게 하고, 심신의 발달 과정에 따라 어린이가 직접 관찰하거나 자유롭게 능동적인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유로우면서도 정직과 미덕을 가진 도덕적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자연 상태의 인간을 중시하는 그의 인간관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 「루소의 교육사상」
(나) 인간은 행동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아직 과제라는 의미에서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는 태도를 취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고, 그가 외부를 향하여 태도를 취하는 일을 우리는 행동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아직 과제인 한에서, 그는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하여 태도를 취하며 '자기 자신을 어떤 것으로 만든다.'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사치가 아니다. '미완성임'은 그의 자연적 조건에, 즉 그의 자연 본성에 속한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은 훈육(訓育)의 존재이다. 형태를 갖춤, 형태를 유지함이라는 의미의 자기 양성, 교육, 훈육함은 비확정적인 인간의 존재 조건에 속한다. 인간이 자기 스스로에 근거하여 삶에 있어 꼭 필요한 이러한 과제를 완수하지 못할 수 있는 한에서, 인간은 실패할 수 있는 구조적 기회를 갖는, 위협당하는 혹은 '위험에 처한' 존재이다. 끝으로 인간은 앞을 내다보는 존재다. 프로메테우스로서의 인간은 멀리 떨어진 것에, 시공적으로 비현재적인 것에 의존하고 있다. 동물과는 반대로 인간은 현재에 파묻혀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하여 산다. (‥‥‥)
인간에게는 자연적인 털옷, 즉 자연적인 방한복이 없다. 자연적인 공격 기관들도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몸의 형태가 도주에 적절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동물과 비교할 때 인간은 감각의 정밀함에서 뒤떨어진다. 인간은 진정한 본능을 결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여는 곧 생존에 위협적이다. 인간은 젖먹이 및 어린이 기간 전체를 통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장기적인 보호를 필요로 한다. (‥‥‥)
인간은 생존하기 위하여 자연 본성을 변경시키고 극복하는 방향으로, 따라서 세계를 '경험'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는 비전문적이기 때문에 따라서 자연적으로 적응된 환경 세계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행동하는 존재이다. 인간에 의해 생존에 유용한 것으로 바뀌어진 자연 본성의 총괄 개념은 '문화'라 일컬어진다. 이 문화 세계가 인간의 세계이다. 변경되지 않은 자연, '해독되지' 않은 자연 안에서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엄밀한 의미의 '자연인'은 없다. 즉 무기 없는, 불 없는, 가공된 인위적 음식이 없는, 집 없는, 산출된 협동의 형식 없는 인간적 사회는 하나도 없다. 따라서 문화는 제 2의 자연 본성이다. (‥‥‥) 동물에 있어 '환경 세계'가 서 있는 바로 그 곳에 인간의 '문화 세계'가 서 있다. -켈렌, 「인간학적 탐구」
(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것에 얽매여 있지 않은 열려 있는 존재라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그의 행동과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인간은 단순한 기계적인 본능 이외에도 스스로 결정하면서 살아가는 자유를 지니고 있다. 즉, 자연 환경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가지기도 하며, 주체적이고 창조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기도 한다. 또한 인간은 미완성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스스로를 완성시키려고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
인간은 누구나 다른 인간의 도움을 받아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존재'이다. 인간은 특정한 전통을 지니고 있는 사회 속에서 성장해야만 비로소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한 사회의 언어, 지식, 기술, 예술 등을 배움으로써 자기가 속한 사회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회화 과정이 곧 인간이 되는 과정이라 하겠다. 만일 어떤 인간이 인간 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늑대나 원숭이에 의해 길러진다면, 그 인간은 인간의 행동이 아닌 자신을 길러 준 동물들의 습관을 그대로 따라하게 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사회는 그 자체가 문화 영역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역할을 담당하므로,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살아갈 수 없다. (‥‥‥)
인간만이 언어, 지식, 사상, 기술, 예술 등 인간 생활 양식의 총체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언어, 문자와 같은 상징체계로 문화를 계승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존재이다. 같은 문화권 속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매우 닮은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인간이 자연 조건보다 문화 조건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방식이 다른 사람의 생활 방식보다 더 우수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자기 방식에 맞지 않는 다른 문화는 '도덕적으로 멸시할 만한 것'이며, '야만적'이며, 심지어 '진실하지 못하다.'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윤리와 사상」 |
2. 논제 분석
(1) 크게 나눈 논제 분석
① 제시문 (가)~(다)의 관점을 대비하여 ‘인간과 문화(또는 문명)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②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
논제를 분석해 보면 논의 대상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①에 해당하는 부분은 각 제시문의 관점을 대비해보니 인간과 문화는 이러이러한 관계를 지닌다고 설명하면 된다. 설명이란 자신이 파악한 바를 쉽게 이해시킬 목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가장 좋은 설명이란 그 방면의 문외한이 그 내용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은 인간과 문명의 관계가 이러하니 교육의 의미와 효용은 어떠어떠하다는 자신의 주장이 드러나야 한다. 자신의 주장은 반드시 논거를 필요로 하는데 이 문제에서 논거는 앞에서 설명한 ‘인간과 문화의 관계’일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앞내용과 뒷내용이 논리적 인과성을 지니되,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는 ②부분이 핵심임을 알고 논지를 전개해야 한다.
이처럼 크게 나누는 경우 논술 초보는 필요한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 이를테면 ①에서 관점의 대비를 하지 않거나, ②의 논술의 과정에서 ①과의 관련성이 약해 ①과 ②가 서로 다른 논제로 따로 노는 수가 있다. 따라서 논술 초보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분석이 의미가 있다.
(2) 세분화한 논제 분석
① 제시문 (가)-(다)의 관점을 대비하라. ② ①을 바탕으로 인간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라. ③ ②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를 논하라. ④ ②를 바탕으로 교육의 효용을 논하라. |
앞에서 논제를 크게 나누면 논의의 대상이 생략되거나 논의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즉, ①~④ 중 하나가 생략되거나 논의의 대상이 각기 따로 놀아 일관성이 없거나 논제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글이 되기 쉽다. 하지만 이처럼 세분화하여 논제를 분석하면 적어도 논의의 대상이 누락되는 일은 없다.
기왕 세부적으로 나누어 놓았으니 논제를 보다 철저히 따져보자. ①은 제시문의 독해력을 평가하는 것이고, ②는 문화에 대한 상반된 관점을 분석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가를 평가하는 질문이다. 즉, 문화는 인간을 악하게 만드는 존재에 불과한가 아니면 문화는 인간을 온갖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가를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이 확립되어야 3과 4, 즉, 교육의 의미와 효용성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교육은 무엇이고, 교육의 효용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를 말해야 한다.
3. 제시문 분석
(1) 제시문 요약 정리
(가)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선하고 자유롭고 행복했으나, 지각이 깨어나면서 인간의 욕망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이 이기적인 욕망 때문에 사유 재산 제도가 형성되고, 그 결과 불평등한 사회와 문명이 들어서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은 사회와 문명 안에서 오히려 악해지고 자유를 상실하고 불행해졌다는 전제하고, 루소는 교육을 통해서 자연 상태의 본성을 회복하게 하여 선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나)는 세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문단은 인간의 존재를 행동하는 존재, 훈육하는 존재, 미래를 겨냥하는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둘째 문단은 인간은 자연적으로 나약하고 많은 결핍이 있는 존재라고 밝히고 있다. 셋째 문단은 이런 인간의 존재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문화의 세계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는 생존을 위한 인간이 변형시킨 새로운 자연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해주는 문화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찾았다.
(다)는 인간이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은 열려 있는 존재이므로, 자신의 행동과 삶의 방식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창조적으로 개척해 간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속에서 성장해야 하며 문화를 보존․계승하고 창조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사회화 과정으로서의 교육 대상이 된다.
(2) 제시문의 비교 분석
정리하면 제시문 (가)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문화 이전의 자연 상태이며, 문화에 의해서 이러한 본성이 왜곡되면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나)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즉 인간을 외부의 자극에 맞서 인간만의 세계를 능동적으로 창조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시문 (다)의 논지도 유사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 (가)와 (나)는 교육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교육을 통해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제시문 (다)에서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편협한 평가를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자신들이 창조한 세계상만이 유일하고 우월하다는 그릇된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인식하게 하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공통점 |
차이점 | ||
인간의 삶이 사회 환경적 조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
(가) |
(나) |
(다) |
성선설을 전제하며 자연적 본성을 인간다움으로 본다. |
인간은 교육을 통하여 자연 상태를 극복하고 인간다움을 얻을 수 있는 사회 문화적 존재이다. | ||
문화를 인간다움으로 본다. |
문화적 우월성에 대한 경계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
4. 논술문 구상
①과 ②에 해당하는 사항들을 대략 구상해보자.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서술해야 한다. 제시문 셋의 공통점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로 접근하고 있다. 차이점은 제시문 (가)는 인간은 문화 이전 상태가 자연스럽고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이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문화의 의미가 인간의 욕망에 따라 만들어진 문화를 뜻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반면 제시문 (나)와 (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관점이 유사하다. 다만 다음 논의 대상인 교육의 의미에서만 차이를 지닐 뿐이다. 이들 제시문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논술적 자아의 배경지식에 따른 논거가 있어 평가자의 이해를 돕게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격이다.
제시문에 대한 이해의 서술은 제시문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할 제시문의 논거에 논술적 자아의 논거가 합쳐져 한편의 글이나 부분을 구성하는 것이 바른 서술이기 때문이다.
③과 ④에 해당하는 논의 사항들을 대략 구상해 보자.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한 논술적 자아의 주장이 들어나야 한다. 주장은 반드시 논거를 수반해야 설득력이 있다. 제시문들에서 ‘교육은 인간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다.’를 추출해 낼 수 있다면 출제 의도에 적합한 주장이 될 것이다.
제시문의 논거로는 (가)에서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는데, 진위(眞僞)여부에 논점을 두면 일탈이 생길 것이다. 인간의 욕망 때문에 생긴 의롭지 못한 문화에 접하지 않는 것이 인간 본성에 충실한 삶이라는 제시문의 주장을 따르면 된다. 의롭지 못한 문화가 없어지는 것이 인간 본성에 충실한 삶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나)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즉 인간을 외부의 자극에 맞서 능동적으로 인간만의 세계를 창조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에서는 (나)에 덧붙여 인간이 자신들이 창조하고 있는 셰계상이 유일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상대성을 인정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시문에서 주장과 논거를 찾아내었다면 논술적 자아의 배경지식에 따른 논거를 덧붙여 설득력과 주장을 명료하게 해야 한다.
이처럼 글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하나의 문제 아래 다른 제시문이 제시되었더라도 종합적으로 고찰해낼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가)를 이해하면서 인간 본성과 문화를 대립적 존재로 이해한다면 커다란 잘못을 범하게 된다. 또 제시문(나)에 대한 이해가 힘들다고 그냥 넘어가지는 말아야 한다. 간혹 학교 현장에서 어려운 제시문이나 발문의 조건이 있을 때 논외(論外)로 삼고 지나가는 경우가 흔히 볼 수 있기에 덧붙이는 말이다.
이렇게 논술문 구상을 마무리 짓고 나면 개요를 작성하여 그 개요에 따라 논술문을 작성하면 된다.
6. 개요 작성
개요를 작성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가 분량이다. 왜냐하면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추어야 할지 아니면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본론을 두 단락 이상으로 갖추어 쓰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0자 이상의 분량은 되어야 한다. 일단 제시한 실전 논제는 1500자라는 분량을 감안할 때,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추는 데 무리가 없다. 그리고 그 비율은 대략 1(1.5):3:1 정도면 무난하다.
제시된 논제는 다양한 개요 작성이 가능한데, 먼저 논의의 대상과 논제의 요구사항을 모두 본론에 두는 방법이다. 이는 서론과 결론이 각각 도입과 마무리의 기능만을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논술하라는 대상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충분한 논거를 들 만한 분량상의 여유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 서론과 본론에서 논술하라는 대상이나 요구 사항을 나누어 놓는 경우이다. 이를테면 서론에서 (가)~(다)의 관점을 대비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결론에서 교육의 의미나 효용 가운데 하나를 언급하며 끝맺는 방법이다. 이 경우는 논술하라는 대상을 분량 상 보다 여유 있게 언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글 전체를 놓고 보면 제법 짜임새가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서론, 본론, 결론이 구분이 안 되거나 서론이나 결론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분량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논제에 따라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 방식이나 논리 전개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세한 내용은 학생 예시 답안을 첨삭하며 보여주도록 하겠다.
7. 학생 예시 답안
문화의 좁은 의미는 발전된 생활방식 또는 품위 있는 생활방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넓은 의미의 문화는 한 사회의 생활양식 그 자체이다. 문화는 발달된 선진국은 물론 미개한 원시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선하고 자유로우나 사회와 문명이 나타나면서부터 선함이 사라지고 이기적이고 본능만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즉 태어나기 이전에는 선했지만 세상밖으로 나와 세상의 질서와 문화로 인해 인간이 악해졌다고 주장하는 루소는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루소는 인간이 다시 자연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인간본래의 선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겔렌은 자연의 본성자체를 문화로 봤다. 겔렌은 인간은 생존경쟁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인간은 연약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자연본성을 변형시키고 도구를 만들어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즉 불리한 자연조건을 오히려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바꾼것을 문화라 생각했다. 인간은 생존과 편의를 위해 본능적으로 문화를 만들어왔고 문화는 인간의 제 2의 자연본성으로 볼 수있으며 결과적으로 문화는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문화에 대해 다양한 태도를 갖고 있다. 윤리와 사상에서는 인간을 열려있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자연환경경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가지기도 하여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개척해 내는 존재라고 했다. 그 말은 인간은 문화에 영향받기보다는 그 영향권에 벗어나 오히려 문화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내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 인간은 사회적·문화적 존재라고 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그 사회 자체가 문화영역이며 동시에 문화영역을 보호하고 전승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본다. 인간은 문화에 필연적으로든 우연적으로든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문화와의 관계가 어떻던 간에 분명 인간과 문화는 양쪽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지리학의 여러 관점중 문화결정론 외에도 환경결정론, 가능론, 상태론들과 각각의 사례들을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문화뿐만 아니라 교육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부모를 알아볼 수 있도록 훈련받고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도록 교육받는다. 교육은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사회에 잘 적응하게끔 도와준다. 또 자신이 속하는 사회의 문화에 잘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게끔 한다. 그러나 교육은 문화의 생성 및 보존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결국 문화의 하위개념이다. 왜냐하면 생활속에서 받는 교육인 훈육은 그 사회에서 약속한 하나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훈육은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인간은 교육을 통해 사회에 적응해 나아갈 수 있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그 문화에 맞는 윤리적·도덕적 문화를 통해 그 사회에 이상적인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가장 큰 효용은 문화를 가르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
8. 첨삭 지도 사례
문화의 좁은 의미는 발전된 생활방식 또는 품위 있는 생활방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넓은 의미의 문화는 한 사회의 생활양식 그 자체이다. 문화는 발달된 선진국은 물론 미개한 원시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
☞ 서론의 화제 도입이 무난하다. 하지만 서론 끝에는 교육의 의미와 효용, 혹은 교육과 관련된 언급을 문제로서 제기해야 한다. 출제자의 질문을 보면 결국 인간과 문화에 관한 관계를 논의의 실마리로 삼아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관한 학생의 견해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 [참고] 서론 쓰는 방법
서론의 전반부는 글의 도입부로서 글의 화제를 도입하여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며 서론의 후반부에 놓일 문제 제기나 과제 제시로 들어가기 위한 도입부 역할을 한다. 따라서 화제 도입은 읽는 이의 관심을 끌고 문제 제기를 이해시키는 기반을 조성하고, 읽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논제의 경우 화제 도입만으로는 제대로 된 서론이 될 수 없다.
서론은 본론에서 무슨 내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제시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서론의 앞 부분에서 화제 도입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여 글 읽는 이(논술문에서는 채점자)의 관심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한편, 서론의 뒤 부분에서는 본론의 논의 내용을 알려 주고 글의 주제를 짐작하게 해주는 문제 제기나 과제 제시가 놓여 있어야 한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선하고 자유로우나 사회와 문명이 나타나면서부터 선함이 사라지고 이기적이고 본능만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즉 태어나기 이전에는 선했지만 세상 밖으로 나와 세상의 질서와 문화로 인해 인간이 악해졌다고 주장하는 루소는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루소는 인간이 다시 자연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인간본래의 선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겔렌은 자연의 본성자체를 문화로 봤다. 겔렌은 인간은 생존경쟁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인간은 연약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자연본성을 변형시키고 도구를 만들어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즉 불리한 자연조건을 오히려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바꾼 것을 문화라 생각했다. 인간은 생존과 편의를 위해 본능적으로 문화를 만들어왔고 문화는 인간의 제 2의 자연본성으로 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문화는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문화에 대해 다양한 태도를 갖고 있다. 윤리와 사상에서는 인간을 열려있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자연환경경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가지기도 하여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개척해 내는 존재라고 했다. 그 말은 인간은 문화에 영향 받기보다는 그 영향권에 벗어나 오히려 문화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내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 인간은 사회적․문화적 존재라고 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그 사회 자체가 문화영역이며 동시에 문화영역을 보호하고 전승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본다. 인간은 문화에 필연적으로든 우연적으로든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 제시문을 대비시킬 때에는 대비시키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학생은 대비시키는 기준 없이 그냥 병렬적으로 나열했다. 기준은 각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관점인데, 그 관점은 인간관, 그리고 인간과 문화(또는 문명)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두 관점을 기준으로 삼아 세 개의 제시문의 내용을 대비시켜 논의를 전개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제시문의 내용을 대비시키려면 대조의 방법과 비교의 방법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즉, 앞에서 언급한 관점에 따라 차이점(대조의 방법)과 공통점(비교의 방법)을 밝혀 주어야 한다.
☞ [참고] 본론의 논리 구조
출제자의 질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질문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 다음에 각각 대답하는 형식으로 본론을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하는 것도 본론 구조를 정하는 방법이다.(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 것을 더 세분해서 논제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단락을 나눠도 좋으나 각 단락마다 소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출제자의 질문을 구분해 보면
1)제시문 (가)~(다)의 관점을 대비하여 인간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2)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로 나눌 수 있다. 1)에 대한 답을 하려면 먼저 제시문을 분석해야 한다. 제시문을 분석해 보면 분석의 기준을 도출할 수 있다.
a) 인간관의 관점 측면에서 분석
b)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 측면에서 분석
a)와 관련해서는 제시문 가)가 제시문 나), 다)와 다른 점을 밝힐 수도 있으며, 하지만 b)와 관련해서는 인간의 삶이 사회적 환경적 조건으로서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공통점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후에 단락을 바꿔 제시문 분석을 통해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관한 내용을 찾아내고 이를 학생이 재구성해서 대답하면 된다. 위 네 개의 단락에서 학생은 두 가지 큰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답하지 않았다.
인간은 문화와의 관계가 어떻든 간에 분명 인간과 문화는 양쪽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지리학의 여러 관점 중 문화결정론 외에도 환경결정론, 가능론, 상태론들과 각각의 사례들을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 굵게 표시한 부분이 논의의 전개상 꼭 필요한 내용인가 검토해 보자. 최근 논술 경향은 해야 할 말만 하면 분량이 다 찬다. 이처럼 불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짧은 논술문의 지면을 활용하는 비결이다.
문제의 핵심 요구와 관련된 알찬 내용만을 채우도록 하자. 이 단락에서 학생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출제자의 질문을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은 데에 있다. 그래서 출제자의 의도에서 빗나간 글이 되었고, ‘상태론들’과 같은 접미사 ‘~들’의 오용도 노출되고 말았다.
인간은 문화뿐만 아니라 교육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부모를 알아볼 수 있도록 훈련받고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도록 교육받는다. 교육은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사회에 잘 적응하게끔 도와준다. 또 자신이 속하는 사회의 문화에 잘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게끔 한다. 그러나 교육은 문화의 생성 및 보존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결국 문화의 하위개념이다. 왜냐하면 생활 속에서 받는 교육인 훈육은 그 사회에서 약속한 하나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훈육은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
☞ 앞 단락과의 내용적 연결이 어색하다. 논제의 첫 부분에 대한 대답은 인간의 삶은 문화 혹은 문명,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주제문 형식으로 도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것과 내용상 연결되는 형식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한 논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글의 흐름상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논제에 맞는 글쓰기가 된다.
교육의 효용이 언뜻 표현된 것 같기도 하지만 논제에서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에 대하여 논술하시오."에서 "이를 바탕으로"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의미와 효용을 논한다면 교육의 효용에 해당하는 내용을 논술하려 한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논제에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가 다른 표현으로 나타나거나 함의된 상태로 표현되기도 하니 주의하자.
그러한 점에서 인간은 교육을 통해 사회에 적응해 나아갈 수 있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그 문화에 맞는 윤리적․도덕적 문화를 통해 그 사회에 이상적인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가장 큰 효용은 문화를 가르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
☞ 인간과 문화(문명)의 관계와 관련지어 교육의 의미를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교육하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으며 인간 본성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루소처럼 인간에게 잃어버린 본성을 되찾아 주거나 미완성적 존재인 인간에게 형태를 갖추거나 형태를 유지하는 힘을 주며 한 사회의 언어, 지식, 기술, 예술 등을 배움으로써 자기가 속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화 기능을 수행하는 의미를 갖는다.
혹은 교육의 의미를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통해 표현할 수도 있겠다. 인간은 자기의 운명을 자연의 섭리에 맡겨 두기를 거부하고 의지와 이성의 힘을 발동하여 스스로를 개척해 나가려고 노력하는데, 그러한 노력의 가장 핵심적 부분이 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수행된다고 주장하면 교육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교육의 효용으로 제시문 가)에서는 사회의 병폐를 극복하는 데 교육이 처방이 된다는 점, 제시문 나)에서는 교육이 생존에 유용한 도구나 문명의 이기, 협동의 형식 등을 제공한다는 점, 제시문 다)에서는 언어, 지식, 기술, 예술 등을 배움으로써 인간이 사회화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여기서 소개된 용어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글쓰기 방법이 된다.
하지만 학생의 글은 교육의 의미에 관한 것인지 효용에 관한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교육의 의미'와 '교육의 효용'을 각각 부각시켜 강조점을 두는 것이 논제에 맞는 글쓰기이다. 이렇게 구분해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의미’와 ‘효용’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정의가 안 되어 있거나, 논제 분석이나 개요 작성을 꼼꼼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제 분석 훈련이 되고 조금만 연습하면 이런 시행착오는 금방 고쳐지니 너무 우울해하지는 말자.
☞ [총평]
논제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논제 분석은 논제를 두부 썰 듯이 나누고 무엇을 어떻게 논술할 것인지 표면적으로 구분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논술하고자 하는 대상과 요구 사항, 전제 조건을 내용 면에서 철저하게 숙지한 후에 재구성 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되어야 논제와 제시문 간의 상관관계도 정확하게 파악되고 제시문의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읽어야 할지 보인다. 결국 철저한 논제 분석이 논술하려는 대상에 대한 학생 대답의 성격, 방향, 범위를 명확하게 해 주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학생은 결론에 해당하는 구성 부분에 논제의 요구 사항을 담았는데, 결론이 없는 글처럼 되어 버렸다. 이는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 본론의 일부로서 이어진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론에서 글의 마무리를 확실히 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전망이나 제언 등을 덧붙여야 한다.
안 치 황, 현 이리남성여자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