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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스티의 협상전략분석 : 강력한 상대(Formidable Opponent)일수록 논리와 심리의 총체적 자극을 통해 두려움을 일깨워라. (Integrated Logical & Psychological Stimuli)
상대의 잠재의식 속에 꼭꼭 숨어 있는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 게다가 두려움을 모르는 자신만만한 상대를 겁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재력이 막강하면 막강할수록, 명성이 높으면 화려하며 화려할수록 더욱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런 완벽하게 보이는 상대일수록 그 중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논리와 감정을 동시에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두려움을 치밀하게 준비하라. 권위를 느끼게 하는 잘 꾸며진 서류와 자료, 그리고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하는 시청각 자료의 적극적 활용은 상대의 오감을 통해 그의 심리의 기저까지 당신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할 것이다. 논리와 심리의 총체적 자극(Integrated Logical & Psychological Stimuli)을 통해 상대의 뼛속까지 두려움을 심어주라. |
대형굴삭기를 이용, 지진을 가장하려던 계획이 굴착기 고장으로 난관에 봉착한다. 유일한 해결책은 새로운 굴착기를 가져오는 것. 그러나 3,600만 달러가 소요되고 오션 일당의 자금은 이미 바닥난 상태. 어쩔 도리 없이 전편에서 자신들과 한판 대결을 펼친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테리는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의무조항을 나열한다.
베네딕트 첫 번째, 날 물먹였다간 너희 전부 죽어. 두 번째, 투자금 3,600만 달러의 2배 수익 보장, 그리고 뱅크가 호텔이라 부르는 그 육중한 괴물을 완전히 망가뜨려줘. 뱅크를 파멸시켜줘. 뱅크가 개장한 호텔은 한 번도 파이브 다이아몬드 상을 놓친 적이 없어. 그리고 수상기념으로 매번 진짜 다이아몬드 5개를 그 아내에게 사줬지. 세 번째, 그 다이아몬드를 훔쳐.
오션 불가능해. 우린 사람도 모자라고, 시간도 없고, 게다가 잡히면 종신형이야.
베네딕트 내가 갖겠다는 게 아냐. 뱅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를 맛보게 해 주려는 것뿐이야. 훔치기 싫으면 다른 투자가를 찾아봐.
2. 베네딕트의 협상전략분석 : 싫으면 관두고. (Take it or Leave.)
만약 상대가 당신이 아닌 다른 대안이 없다는 확신이 서면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협상 순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할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Take it or Leave 기법이다. 물론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을 요구하는 건 당연지사다. 더 이상 대안도 없고, 시간도 없으며, 자칫 당신마저 우물쭈물하다 놓치기라도 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보게 되거나 혹은 큰 이익이나 기회를 놓쳐 버리는 상대에게 걸어보는 꿀맛 같은 협상기법이다. 사실 협상의 막바지까지 이르렀다면 양측 모두 발이 깊이 빠져 별다른 대안이 없어 서로 상대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누가 더 상대의 발을 깊이 빠뜨리고, 누가 더 자신의 제안을 놓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가가 관건이다. 상대의 약점과 두려움을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상대의 니즈(Needs)와 열망(Aspiration)을 얼마나 자극하는가에 따라 당신이 이 꿀맛 같은 기법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개인적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Relationship-Focused Culture) 우리나라나 아시아 국가보다 인정사정 보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성과중심(Deal-Focused Culture)의 미국 등 서구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협상기법이기도 하다. |
이 얘기를 듣던 오션은 뱅크가 말하는 꼴을 보는 것이 베네딕트의 최대 숙원임을 알아챈다. 영화 후반 뱅크의 호텔과 카지노는 오션 일당이 조작한 지진이 호텔을 뒤흔들고 카지노의 도박관리 컴퓨터를 망가뜨려 돈을 걸기만 하면 따도록 승부를 조작하여 개장행사는 엉망진창이 되고 뱅크 호텔과 카지노는 복구불능으로 망가져 버린다. 한편, 베네딕트가 요구한 2배의 수익금은 오션이 베네딕트의 이름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자선기금으로 기부해버려, 베네딕트는 거대기부자로서 어쩔 수 없이 오프라 윈프리 쇼에 초대되어 출연하게 된다.
3. 오션의 협상원칙분석 : 상대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고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라. (Listen, Listen & Listen.)
상대가 제시한 조건들을 잘 듣다 보면, 상대가 이번 협상에서 절실히 원하는 궁극적 목표(primary Goal)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 궁극적 목표는 심리적 집착이 다른 조건들보다 훨씬 강해 이것만 달성된다면 다른 조건들에 대해선 어느 정도 양보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장면에서 오션은 상대의 진짜 목표가 뱅크 호텔이 망하는 것이지 투자수익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란 것을 눈치 챈다. 말을 아껴라. 대신 귀를 기울여라. 상대의 눈빛과 목소리, 그리고 미묘한 표정변화를 통해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라. 그러면 당신에겐 비용은 줄이고 이익은 늘릴 수 있는 절묘한 기회가 다가올 것이다. |
협상상황이 언제나 당신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당하기 벅찬 힘겨운 상대와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에서 성공보다 패색이 더 짙은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만약 당신이 이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고, 그렇다고 놓쳐버릴 수 없는 협상을 앞두고 있다면 이 영화를 꼼꼼히 살펴보고 당신도 적용해볼 수 있는 점을 찾아보라. 치밀한 상황분석과 철저한 협상 시나리오, 그리고 완벽한 준비. 카지노를 둘러싼 오션 일당의 통쾌한 한판 승부, 오션즈13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