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옥이에서 정옥이로 바꿀때 마음이 설레였다.
다른사람이 내이름을 불러줬을때 얼마나 떨리고 행복한지 느끼고 싶어서 그랬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나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내모습... 부끄럽다...
한시간쯤 버스를 타야했다.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책을 봤다.
엄마 아빠가 딸아이를 떠나보내는 장면이 나왔다.
정말 미안하다 널 돌봐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꼭 만날 수 있을꺼다.
동생들을 부탁한다. .... 딸이 떠난후 엄마의 편지를 읽으며 울었다
그걸 보면서 울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고 가슴이 답답했다.
왜 난 엄마랑 헤어진다고 다시는 볼수 없다고 말해주지 않았어!
나랑 마지막 인사도 해주지 않고 떠나 버렸냐고....
그래,, 어린 정옥이가 울었다. 난 아직 어린데 그렇게 가버리면 내가 얼마나 불쌍하냐고
친구들은 다 엄마가 있는데.. 그럼 나한테 편지라도 써주고 가지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렸냐고..
그래,, 너 얼마나 엄마가 보고싶었니? 이렇게 엄마를 볼수 없을 줄 알았다면
엄마가 떠나기전에 인사라도 할걸그랬지. 오빠들도 밉고 아버지도 그렇고
우리집에 있던 친척들 사람들 모두 나를 사람취급하지 않았잖아.
죽는게 뭔지 말해줬어야지~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구나, 엄마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았던거구나
엄마산소가서도 누워서 말없는 엄마가 야속했던거야.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았던거야
그렇게 나이를 먹고 사춘기가 되고 어른이 되었다
거울을 보며 얼굴에 구석구석 보이는 외로움 나는 그게 보인다
걸음을 걸을때도 옆모습도 외로움이 느껴진다.
이걸보고 사람들은 내가 어딘지 모르게 불쌍하고 외로워 보인다 말할까?
왜 그럴까 왜 나는 고독할까? 왜 나는 사랑을 할 수 없었나!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없었을까? 난 재미가 없을까? 난 농담도 못할까?
왜 난 선택받지 못할거라 생각할까
그러고 사춘기를 보내고 진짜 사춘기로 20대를 보냈다.
엄마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이제는 볼수 없다고 말해줬더라면 내가 이렇게 속상하진 않았을꺼야
엄마 나 사랑하지?? 오빠들 보다 내가 더 불쌍하지? 나를 더 사랑하지? 그치??
사람들이 불쌍하다는말은 듣기 싫어 엄마가 말해주는게 듣고싶어 우리 정옥이 미안하다 엄마가 미안해~
다음에 만나면 건강한 엄마가 되어서 정옥이가 아이낳고 아이가 결혼할 때까지도 살아있을께.. 미안해..
꿈속에서라도 그런말 듣고 싶다.
그렇게 버스안에서 정옥이의 슬픔을 들었다. 그래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만나는구나..
그래 반가왔어.. 언제든 어느곳이든 만나면 좋겠어 정옥아~~ 힘내라
첫댓글 마음이 저밉니다...마음근처가 쏴하고 아프네요..엄마를 부를 수 없었던 그 어린 입술이 이제는 자라서 두 아이에게 뽀뽀해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이야기도 들려 주는 엄마가 되었네요..어린 정옥아~~힘내렴!.....꼭...
가슴시린 슬픔이 묻어있지만 정옥이를 만났다는 것에 기쁨이 더해지네요.
엄마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어린 소녀의 모습이 보이네요. 참 마음이 아프고 슬퍼요.
정옥이가 이렇게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해 주는데 엄마와 많이 대화하시기를 바래요.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