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이라는 게 먹고 사는 일을 말하는 것이라 할 지라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수입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고 간접적이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습니다.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것도 실생활이라 볼 수 있지요.
수학이 직접적으로 우리 생활에 쓰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수학은 물리, 화학, 생물 등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우리 문화 속에 녹아 있습니다. 여기서는 실생활과 비교적 직접 연결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요즘에는 별로 안쓰지만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는 잉크를 묻힌 긴 리본이 전체적으로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반바퀴 꼬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리본의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축물의 자체 무게를 견디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곳에 어떤 재료를 집어넣어야 할 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건축공학에 관한 책을 보면 한 페이지 가득히 행렬이 나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밧줄로 다리의 무게를 지탱하는 현수교의 경우 그 밧줄이 어떤 모양이 되어야 하는지는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알아냅니다. (그 답은 고등학교 수학에서도 등장하는 함수입니다.)
소리를 분석하여 일정한 주파수의 소리만 남긴다거나 없앤다거나 할 때, 푸리에 분석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소리가 날 때 공기가 움직이는 모습이 사인함수의 그래프와 똑같기 때문에)
암호를 사용하여 문서를 보호한다거나 E-mail 을 보호할 때 소수 (2, 3, 5, 7 같은) 의 거듭제곱을 해서 어떤 숫자로 나눈 나머지를 구하는 등의 조작을 통해 암호를 모르는 다른 사람은 내용을 알 수 없도록 만듭니다.
CDMA 휴대폰은 소리를 숫자로 바꾸고 그 숫자에 암호를 사용해 다른 숫자로 바꾼 후 전파를 통해 보내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여러 휴대폰의 신호가 섞이지 않고 잡음을 걸러낼 수 있도록 합니다.
주가지수나 날씨와 같이 복잡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카오스 (혼돈) 이론이라는 것이 사용됩니다. 얼마 전 증권시장의 변화를 설명하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론은 멀티프랙탈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