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하면서 여러분들을 만났지만 특별히 호스피스사역을 하는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우리 교단의 초기 군목으로 그 당시 군목출신은 최고의 엘리트 목회자 자원으로 여겨졌다.
군목자원은 가장 좋은 성적을 얻고 또 장교 임관을 위해 지도자 과정을 다 밟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보통 교회들이 그 실력을 인정해줬고 목회현장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 목사님이 전역하고 일반목회를 담임한 것이 아마도 30여년전일 것이다.
그 당시 나는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군목중에서도 그 당시 그 목사님은 가장 성적이 좋고
진급도 빨랐던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당시 우리 교단 교회 중에 가장 큰 교회가 부산(김해)에 있었다.
그 교회를 개척했던 목사님이 원로목사로 은퇴하게 되자 후임을 구하는 과정중에
그 목사님이 물망에 올라 결국 순탄한 군목생활을 연장하지 않고 그 교회에 부임하게 됐다.
그야말로 30대 초반에 교단에서 제일 큰 교회 목사로 부임한 것이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아 사단이 났다. 이런 저런 소문속에 그분은 그냥 교회를 사임해야 했다.
교단의 큰 이슈가 됐다. 일개 청년이었던 나의 귀에도 그 얘기는 들려왔다. 무슨 설교가 잘못 됐다느니 하면서...
그러나 들리는 얘기로는 어른 목사님의 눈밖에 나서 그랫다는 얘기였다. 교만하다느니 해서 그랬다는 소문을 들었다.
뭐. 내가 모르니 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군목출신이고 하니 그랬나 보다. 그러고는 30여년 지났다.
그분이 울산에서 특수목회를 한다는 얘기를 어렴풋이 듣고 처음으로 전화를 드렸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교만한 목사님일 텐데 괜한 전화가 아닐까,
내 입장을 우습게 여길 그런 목사님이 아닐까 우려하면서...
그런데... 그런데... 그게 얼마나 예단이었는지... 지금껏 그 스펙(?)을 가진 목사님들 중에
목에 깁스 하지 않은 분을 거의 보지 못했다. 시련이 그분을 연단시켰는 지 몰라도.
그 후로 30여년을 오직 한길. 호스피스사역을 하며 사셨단다.
지금도 어디서 어떻게 섬길지라도 교회를 담임하고 강단목회에 성공하지 못한 목사는
낙오자처럼 보여지고 교회들에 도움이나 청하는 그런 사역하는 찌질한 목사로 여겨지는데
그분이 처음 그 사역할 때야 말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을 사랑할 때 그것을 실천하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르다.
막연하게 성경을 전하고 기도해주며 무엇인가를 돕기만 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것도, 또 사람사랑의 열매를 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정확한 진단(인간 이해-영적 형편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정확한 하나님의 은혜를 얻어 문제를 주님안에서 해결받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 사람 자신이 그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현재의 어려움 자체를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형편이다.
그들은 과거의 아니 연약한 본성의 문제를 살피기에 너무 어렵다.
그러므로 정말 사랑한다면 그를 정확히 알고자 해야 하고 그가 자기를 올바로 아는 것을 돕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사람이 자기의 문제를 올바로 깨달을 때 비로서 그의 영혼의 의사이신
하나님께 스스로 나아가 자신을 맡길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그 사실을 유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된 해결책이 아니라 도움이 되지 못할 인생을
그로 하여금 계속하여 의지하도록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안에서 그 어려움에 처한 이가 자기의 문제를 똑바로 알게끔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보통 직면이라고 하는 과정이다. 주사를 놓아주고 약을 처방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어쨌든 그것은 중요하다.
보통 사람을 돕고자 하는 착한 이들이 그 어려운 샂어때문에 자주 성급해진다.
그래서 이 중요한 문제를 대충 하고 실제적으로 무슨 지원부터 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래서는 결코 선한 열매, 근본적인 하나님의 도움을 이끌어내기 힘들게 된다.
사람들마다 어느 정도 마음과 삶에 장애들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인류 타락의 결과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차고 나아가서 가족들과 이웃들에
큰 재난이 될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가까이서 대개 흔히 볼 수 있다.
글을 쓰는 나도 그런 이 중에 하나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