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초등학교의 인성 프로그램을
처음에 소개받고
사이코드라마와 일정이 겹쳐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다행스럽게 날짜 통보가 잘못 전달된 탓에
아이들과의 시간은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논문 결과물을 두 손에
들고 서 있으면서
막연한 부담감과
이제는 정말 혼자서
해야 하는구나
진한 외로움이 버거웠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참가를 통해서
이것저것 정리도 할겸
동기들과 다른 선생님들과의
친분을 통하여
새로운 활력소 사냥을 원했다
초등학생들과의 집단에는
정서적인 공감이나 경청보다는
함께하는 신체화 활동이 제격이다
쉼없이 움직이는 몸과 마음의 느낌을
마음껏 표현해 보는 시간을 통하여
몸과 마음이 하나됨을 체험케 해주는
시간을 가져다 주려했다
동래초등학교에 대한 사전정보는
전혀 없었다
흔히 말하는 잘나간다는
학교라는 것은
아이들을 만나는
그 순간 바로 느껴졌다
초등학생이지만 교복을 차려입고 다니며
단체복으로 깨끗하게 단장된 차림으로
우린 처음 만났다
하나하나 빛나는 눈빛의 아이들은
정서적 인지적 능력이
탁월하다 못해 혀를 내두를 지경의
다양한 지, 덕, 체를 가지고 있었다.
3학년 4반 자유인반 15명
악동들이 나를 향해 빛을 발한다
자유인은 내가 집단을 시작하면서
사용한 별칭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데 아이들 역시
나는 자유인이라 파이팅을 외치며
집단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우리 반 아이들은 다른 반 아이들처럼
하나 같이 잘 생기고 예뻤다
한눈에 우리 반 아이들이란게
자랑스러워 보였다
감정은 이렇게 시작과 동시에
유발되어진다
관계는 무에서 유로 얽혀나간다
집단을 시작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꼈던 것은
매일 반복되는 엄청난 학습량으로 인해서
아이들의 지적 능력은
골고루 다양하게 강화되어져 있었다는
발견이었다
아이들은 엄청난 경쟁력의 세계에서
자신의 일상을 꼬박꼬박 채워나가고 있었다
매일 세 시간 이상의 공부를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느낌 나누기나 다른 활동에
아주 뛰어났다
시험기간에는 고등학생의 학습량시간과
거의 동일한 시간을 책상에
앉아있는 모양새였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감정 나누기와 자신의 의사표현 등의 활동은
그들에게 더 이상
낯선 활동이 아니었다
교재를 활용한 느낌 나누기 적기와
진행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겐 무엇보다도
함께하는 활동의 중요성
즉 타인에게 관심 가지기가
가장 중요한 활동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며 게다가 발표 능력까지
아주 수월하다
즉 자신을 향한 에너지는 넘친다
그러나 자신의 느낌의 발표가 끝나면
모든 것은 엔딩이다
내 것을 나누고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차단되어지고
눈과 귀가 닫힌다
다른 사람과의 관심은
경청에서 시작된다
주의 기울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능력
경청에 관해서 받아들일 수 있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우선 발표하는 사람은
가장 경청 능력이 뛰어나면서
가장 주목을 끌만한 사람으로
지목하였다
그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발표할 순간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발표를 하지 못하게 하였고
항상 다른 사람들이 준비되어있는지를
먼저 살펴서 들을 준비가 되기를
기다려 주는 배려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얘기를 할 때
때로는 부끄럽거나
자신감 없는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서
큰 소리로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자세도 강조하였다
자유인반
조폭 줄과 조폭마누라 줄은
자신만을 향한
에너지가 집중적이기 때문에
항상 성급하였고
자신을 향한 에너지가 채워지지 않을 경우에는
참을성이 없이 행동과 언행이 거침없이
뛰쳐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경청에 관해서
바로 바로 자각할 수 있게 눈빛으로
마음을 나누면서 1박2일을 보낸 것이다
사건은 항상 생기기 마련이다
다른 학교에서
밥 먹는 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한 시간 정도 점심시간이 늦어졌다
아이들은 시간 지체를
참지 못하였다
일부는 줄에서 이탈하여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먹는다던지
과자를 먹고 있었다
심지어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자신이 한턱낸다면서
컵라면을 돌린다고 했을 때
나는 정말 아연했다
참을성뿐만 아니라 규칙도 없고
음식에 대한 귀한 마음은 전혀 없었다
외할머니 집에 맡겨진 상우처럼
인스턴트가 주식 이었다
물건에 대한 소중함도 없었다
내버려진 옷가지며, 학용품, 과자 등
발에 채여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도리질만 칠 뿐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줄 의향은 없었다
아이들을 탓할 순 없다
그것은 우리의 역할이 잘못되어서이다
아이들을 탓하지 말고
내가 아이들을 이끌 수 있는 제대로
교사가 되려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시국을 구하거나
함께 할 인재가 없음을 통탄해 하지 말고
먼저 자신이 그 인재됨을 위한 수련을 하라고 하셨다
나는 현재 아이들을 위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똑똑해 새겼으며
그 준비를 위해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며
"자유인 선생님 또 만날 수 있죠?"
"정말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