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원장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화제다.
그동안 이형택 원장은 선수시절 투어 생활의 바쁜 와중에도 팀과 지자체의 요청에 의해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지역에 많이 안겼다.
그때마다 투어 성적을 내는 이형택의 플레이를 보려고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전국체전이 각 시도마다 불꽃튀는 경쟁에서 치러지고 아마추어 실업팀의 생존 젖줄이라 테니스를 포함해 여타 열악한 아마추어 종목들이 전국체전에 목을 메고 있다.
심심찮게 전국체전에 출전한 이형택이 국내 실업팀 선수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메달 하나 아쉬운 실업팀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어느팀은 전국체전이나 도민체전을 위해 도와 자치단체에서 후원을 받고 있는데 거기서 메달을 못 따면 존폐위기에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은 여러가지 해석과 뜻이 담겨져 있다.
우선 테니스는 샘프라스나 애거시 등이 지금도 시니어대회에 출전해 성적을 내고 슈퍼매치에서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한 것 처럼 한번 배우면 자전거처럼 잊어먹지 않는다는 것을 이형택 원장이 보여주고 있다.
두시간 이상 버틸 체력이 문제지 한두게임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체력과 기량이 된다. 물론 이 원장은 아카데미를 하면서 운동복과 라켓을 들고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고 자신도 운동을 하는 등 체력 다지기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형택 원장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따는 것은 사격선수들이 40이 넘도록 전국체전 다니며 메달 따는 것처럼 당분간 몸만 만들면 다른 시도에서 강원도 금메달을 노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이형택 원장은 선수시절 삼성증권배 챌린저나 벼룩시장배 챌린저에서 후배 선수 특히 한솥밥 먹는 선수들을 대진에서 만나면 슬슬 맞춰주지 않고 한마디로 '요절'을 냈다. 사력을 다하고 허튼 틈하나 보이지 않았다. 나를 이기려면 더 공부하고 몸 만들어 오라는 실전 코치 교육을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국체전에서 이 원장이 후배들을 차례로 이기고 메달을 목에 건 것은 그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한수 지도한 것이다.
결승에서 국가대표 김현준을 이긴 것도 국가대표의 실력과 체력에 대해 운운한 이 원장의 신문 인터뷰를 몸소 보여준 것이다. 현역 선수들로서는 보고 배울 바가 많은 셈이다. 사실 이 원장은 선수시절 틈만 나면 후배들이 서른 넘은 자신보다 트레이닝이나 운동을 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원장의 전국체전에서 후배들 이기고 오른 것은 경종이 되는 것이다.
세번째로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은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우선 이 원장은 은퇴 이후에도 가는 곳 마다 자리를 빛내고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앞으로 10년간 전국체전에 등장한다면 매년 기사가 될것이고 체전이 열리는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이형택의 안정되고 원숙한 플레이를 보려고 달려갈 것이다. 하다못해 초등 학부모들이나 선수들이 경기를 관전하며 장차 너도 이형택 선수와 같이 되라는 격려를 전할 것이다.
좀 더 나아가 가는 곳마다 인기인 이 원장이 더 갈 곳이 있다. 실업대회다. 지금 스폰서 하나 못구해 대회도 치르기 어려운 곳이 중고연맹과 실업과 대학연맹 대회다. 우리나라는 초등대회는 많은데 나이가 들어 운동을 더해야하는 선수들은 대회가 없어 난리다. 하루에 적당하게 소화시킬 정도로 운동만 하면 대학도 가고 실업도 가는, 그리 어렵게 피땀흘리며, 도가니 다치며 운동할 필요가 없다. 대회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업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목표도, 비전도 없는 형편에 열심히 운동안해도 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OECD 국가 가운데 투어 뛰는 100위 이내 선수가 남녀 통틀어 하나도 없고 슈퍼매치는 해도 남자 투어대회 하나 없는 형국이다. 데이비스컵은 월드그룹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비많고 더운 동남아 나라와 하는 2그룹으로 떨어져 있다.
그런 와중에 이형택 원장이 부디 현역시절에 못 뛴 실업대회에 단식이나 후배 데리고 복식에 뛰어 준다면 실업테니스에 많은 활력소가 될 것이다. 일단 뉴스가 되고 참가선수들도 긴장해 열심히 하고 대회주최측에서는 스폰서 구하기 쉬울 것이다.
박원식 기자 |
첫댓글 젊음도 관록을 못당한다는 거


역시 이형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