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집으로
도착하자
곧바로 경기요트학교에 전화했다.
렌트가 가능한 지를
오~ 케이
근데 임대료가 팍~~~
올랐다.
4시간에 이만오천원
에고~~~
돈이 없으면 조금 불편하다고 했는데
요즈음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벗들과 얘기할 기회 생기면
그런다.
돈이 없으니 많이 불편하다고...
푹 하루 쉬고
그래도 주 2, 3회 오르는 영장산
간만에 다시 올랐다.
눈에 익숙한 산길이지만
정말 아름답다!
쉬엄 쉬엄
줄기차게
쏟아 붇고
조용해지고
이런 산길을 홀로 걷자니
자연의 신비를 맘 것 누릴 수 있다.
영장산으로 이어지는 산길
심심할 만하면
버섯들이 고개들을 꼿꼿하게 처 들고 있다.
내일도 모레도 다시 오를 때에도
더 많은 버섯들이 반겨줬으면 좋겠다.
사실
내 좋아하는 느타리버섯
야생 느타리 정말 닭고기보다 맛있는 데
아무리 눈 크게 뜨고 봐도 없다.
빗속에 온 몸을
귀속엔 이어폰
계속 에스빠뇰 주절대고
눈은 주변을 두런 두런거리면서
좀 힘겹게 오르고 있다.
지금 나는
우리 말도 버벅거리고
생각과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스페인말도 해보자고
또 매달리고 있다.
몇 해 동안
공부해야지 하면서
몇과를 넘기곤
흐지부지하다가....
걷는 시간
산행하는 시간
모두 에스빠뇰과 함께
사람과의 접촉도 없고
그저 그렇게
145일이 되었다.
핸드폰 삼성헬스앱에 기록된
하루 만오천보 이상 걸은 날들이...
덕분에
일단 스페인어 초급에 올라섰고
사람과의 만남은
단체로 가는 산행에서도 거의 없었지만
건강 체중 혈압
모두 표준치에 들어섰다.
누가 신경 써 주랴!
주섬 주섬 산행차림을 하고 나설 때
옆지 한마디 한다.
너무 많이 빠졌으니 좀 걸렀으면 좋겠다고...
울 집
두 여인네들 필수품
전자체중계
요즘 하루같이 내가 오른다.
이런
한나절 산행하고 오면
66키로
무려 십키로 가량 줄었다.
표준치가 67키로라니
운동량도 적절하게 좀 줄이고
먹는 것도 늘려야겠네....
다음날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김포 아라마리나로 내달았다.
오후 1시
바람 한 점 없이
하늘만 맑다.
얼마만인가?
요트 렌트하려고
중급수료증 카드를 제시하니
3년 전이란다.
세월은 거침없이 흐른다.
수로에 나서니
돛을 올린 배는 나 홀로다.
바람 없는 날
교육중인 단체들
바람이 찾아오기만 기다리고
나는 바로 지금이야!
그간 배우고 들었던
트림, 밸런스, 무게중심, 세일 시트를 확인해 가면서
요트를
수로 가운데로 저 멀리 멀리
요령 것 밀고 나갔다.
세상에
남들 다 하는 걸
나라고 안 될 이유가 없고
못 해낼 리 없다.
아무리 몸이 낡았더라도...
한참을 그렇게
바람 없이도 나아갔다.
바람도 없고
파도도 조류도 없으니
수영만 앞바다보다 훨 밋밋하지만
그간 시범 선수들이 보여줬던 대로
나도 요트에서 일어섰다.
체중을 앞뒤로
전후로 옮기면서
요트는 서서히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처음엔
요트에 앉아서도
허리도 못 펴고
쪼그리고 앉아서
달 달 달
캡사이즈될라
ㅋ ㅋ ㅋ
지금은
부러 캡사이즈 시켜 보려고 좌우로 배를 기울여 대니
나도 이젠 용 됐네!
첫댓글 오죽님 글읽다가 풋~~웃었답니다
돈이 없다라는 ...
다른게 너무많아 글읽다 웃었답니다
돈때문에 좀불편하다는 ㅎㅎ
너무잘하시고 가진게 너무많으신거 같아 느낌이 오지않는다는 함정 ㅎ
모두 다 ~~주진않나봐요
돈을 산처럼가져도 항상불안하고 행복하지 못한사람은 더 가난한사람인거 같아요 ㅎㅎㅎ
돈에서 벗어나 살지만 역시 없어서는 안 되지요..
산에 이렇게 다양한 버섯이 있군요
어렸을 적 할머니댁 뒷산에서 항아리 버섯 따다가 불에 구우면 버섯 갓 속에 생긴 국물 밀짚으로 쪽 빨아먹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경기도 수도권의 산에는 영지나 간간히 보이지 다 구경거리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