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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出鄕) 천령(天嶺) 인들의 핵, 산악회 열돌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오호(嗚呼)라 슬프도다 ― 아침 일찍 어린아이 소풍가는 설렘 같은 마음으로 집을 나서 재경함양군산악회 창립10주년 기념등반에 참가했다. 오늘 이상하게도 이른 아침 5시에 눈이 떠져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컴퓨터를 열고 잠시 오늘 함양산악회 창립 10돌 기념 축시한수를 써서 군 카페에 글을 올리고 산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집을 나섰다. 내 경우 전철을 세 번 바꿔 타느라 10시 15분 조금 넘겨 도봉 역에 내려 건너편 집합장소에 가려하니 때마침 빨간 신호등 불이 들어와 있어 파란 신호등이 들기를 기다리면서 잠시 길 건너편을 처다 보니 경찰과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모여들면서 들것에 환자를 싫어 나르고 있지 않은가.
<돌진해 온 승용차에 치어 신음하는 향우를 돌보는 장면과 뒤로 앰블런스가 보인다.>
많은 출향 함양사람들이 참여한 산행이어서 성시를 이룬 옛날의 함양 5일 장터 분위기 같아 보인다고 생각할 즈음 오히려 수산함을 감지했다. 사고였다. 어떤 술집종업원이 만취상태에서 우리 향우 산악인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을 돌진해와 비명횡사가 셋, 중상이 16명, 경상자가 3명이었으니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해야 할까? 오늘 같은 경사스럽고 좋은 결실이 있는 날에 이상하게도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이날을 방해하는 궂은 일이 생겼으니 모두가 할말을 잊고 말았다. 예측조차 할 수없는 돌연한 불가항력(不可抗力)에 오늘의 기념행사는 축소될 수밖에 없었으니 아 불사, 오호(嗚呼)라! 슬프고 애달프구나. 오늘 유명을 달리한 향우 산악인들의 명복을 모두 마음 모아 빌어 보냈으면 한다.
산행을 하는 동기는 보고 싶은 얼굴, 정다운 이웃, 만나고 싶었던 친구, 근황이 궁금했던 선후배, 고향의 소식 소문과 나와 인연했던 모든 사연들을 이 산악회 산행을 통해 매월 한번씩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곳이기도 한 산악회이기에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매월 한번씩은 참여하여 건강까지 지키려는 마음에서 산행에 자주 참여해 왔다. 특히 이번 산행은 재경 함양군산악회가 창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뜻있는 산행이었으며 따라서 이런 저런 메리트 때문에 오늘도 이 무리 어울림 자리에 내가 함께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슬픔과 괴로움이 겹쳐도 산악회 창립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 사람들이 숱한 시공을 넘어 향기 있는 삶을 위해 생을 살면서 서로 통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뿌리를 찾아 만남 등은 인간사에 있어 뜻있는 역사요 바람이며 이 역사와 바람이듯이 바로 이 산악회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었다. 서로 정이통하고 타고 난 뿌리가 같으며 생리 또한 근사하고 한곳에서 기(氣)를 받은 무리들이 바로 출향 함양사람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즉 함양 출향 민들은 자라난 고장 함양에서 하늘을 향해 상달(上達)하는 지리산(智異山)의 지기(地氣)를 듬뿍 받았고, 땅으로 하달(下達)하는 천기(天氣)를 한껏 내리받아 누렸으며, 그 무성하고 키톤치트 가득한 녹기(綠氣)와 공기를 듬뿍 받아 마치 신령한 백악기부터 살아남은 ‘메스타스콰이어’ 나무아래서 그 모든 것을 누리고 기(氣)를 받아먹은 신선처럼 산을 사랑하고 오르고 내리며 산의 철학을 즐기고 있지 않는가. 분명 축복받은 함양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이날따라 우이동 산은 안개와 구름으로 가려 마치 우리 향우의 사고라도 알아 차려 수심이 가득한 우이동 산 같았다. 유명을 달리한 향우들의 영혼이 이 산을 떠돌 것임을.....>
멀리 타향인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제2의 고향으로 삼으며 출향 함양 인들의 모임의 핵으로 까지 발돋움한 산악회의 발족과 그 뜻은 참으로 크다 하겠다. 사실 향우회란 조직은 한해 한번정도 모임이 있을 뿐 극히 상징적인 모임의 형태인 조직에 비하면 이 산악회는 위에서 지적한 봐와 같이 매월 한번씩 만남의 장이 열리고, 정을 나누며, 고향선후배간의 끈끈한 연을 엮어 나가면서 서로를 섬기고 아끼며, 자칫 잊고 지낼 고향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참 만남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향인(鄕人)간의 교분을 열수 있으며, 각박한 세상사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참 만남의 장(場)이 바로 이 산악회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출 향민 향우회가 이 산악회의 힘입은 바에 의해 잘 유지되고 존속함에 이 산악회가 그 핵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부정하는 향우는 없을 줄로 믿는다.
그러나 그 향우회와 출향인의 핵 역할을 하는 산악회도 그 역사를 쌓은 단초와 동기가 없었었다면 오늘의 재경함양산악회의 실체란 찾을 수 없을 것이며 몇몇 향우들의 회생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싶다. 그 중심엔 향우원로인 최인석 산악회 고문과 역대 산악회 회장단 및 그 운영진들이 있어왔다. 자기의 생업에 지장이 있지나 않을까할 만큼 회생적인 뒷받침으로 인(因)함이니 오늘의 산악회의 공을 높이 사고 보내고 싶다. 예부터 우리네 몸을 치장해온 곤륜산의 옥(玉)은 가장 으뜸으로 치지만 절차탁마(切磋琢磨)하는 공정이 없고 보면 그냥 하나의 돌덩이일 뿐이다. 돌덩이 속에 숨은 옥을 결을 따라 다듬고 불필요한 곁가지를 덜어내서, 사포로 갈아 광택을 내고, 숨은 은은한 재 빛깔을 눈부시게 드러내는 것은 장인의 몫이요 솜씨라 하겠다. 다시 지적해 두지만 이 같은 역할의 몫을 다한 축이 산악회를 발족시키고 운영하며 이끌어가는 고마운 향우들 덕이라 믿으면서 이 우리 출향 함양인 들이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도처에 흩어져 살면서 향우회를 조직하고 만남을 즐기고 있음 에 감사의 마음을 다같이 보냈으면 한다. 다시금 재경함양군산악회의 장족의 발전을 축하하고 이 산악회가 우리의 삶의 역사와 영원히 함께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한 향우의 명복을 빌고, 다친 몸을 병원에 내 맡겨진 채 사경을 헤매는 향우들의 쾌유를 빌고 하루빨리 일상의 생업에 되돌아오길 진심으로 빕니다. 2009. 6. 7 재경함양군산악회 창립10돌을 축하하며 그리고 명을 달리한 향우를 애도하며 청암/ 정일상 <예정했던 산행은 우울한 오늘의 분위기를 생각해서 얕은 곳을 돌아 내려와 둣풀이 장소에서 조촐한 점심을 먹고 있는 재경함양군 산악회원들, 이날의 10주년 기념 행사는 취소된채.. 슬픔을 삼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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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뉴스와 소식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글 올리시고 호사다마와 축하의 뜻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산행과 산악회의 역사와 그 천령의 물결은 도도히 흘러가야 하는데.. 깊은 배려와 슬픔, 축하의 글 감사합니다.
벌써 고향 함양까지 소문이 번져 확인 전화가 오고 신문사에서 연락오는 등 참 어처구니없는 패해망상에 빠져 얼을 잊을 정도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부상당하신 고향 산악인님 하루속히 쾌유를 빌며 건강한 모습 뵙기를 바랍니다 정일상고문님을 비롯하여 많은 함양향우 산악인의 가슴 아픈일이 발생되고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집행부 전성률회장님을 비롯하여 사망하신 분 빈소에 일일이 저녁 밤11시 넘게 상계동 을지병원 쌍문동 한일병원 구로동 효병원,대림동 있는 병원 일일이 찼아 보시는 전성률회장님 및 집행부 등반대장님 노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전회장과 간부님들 무슨 죄가 있나요. 수습하느라 수고하시는 운영진 들에 위로를 보냅니다.
고인의 명복을빌고요. 선생님 어제 산행을 같이 하면서 아침에 나오시면서 축시를 컴에다 올리고 나오셨다고 하셨지요.정말귀가 찰노릇이지요 선생님 건강하시고 슬픈글 잘읽었습니다.감사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 축시를 써 올리고 아침에 등산참여를 위해 집을 나셨는데, 참 어이없는 일이 생겨 말을 잊고 이 시가 빛을 잃고 말았군요. 그러나 축하는 축하고 사고는 사고라 미래를 위해선 축하는 해야겠지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우리 향우님들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어제는 마음 조아리며 아는분마다 만나게 되면 무사 했구나 하고 사고를 당하지 않아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청암선생님 너무 슬퍼마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회장님과 임원님들 고향사랑에 노력해 오셨는데,,, (범제자 그 사람 때문에) 미안하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부상당한 우리 향우님들 하루속히 쾌유를 빌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산행기록을 쓰려니 도무지 글이 생각이 나지 않고 자꾸만 사고의 현장의 영상만 눈에 아롱거려 간단히 몇자 썼는데, 만일 내가 그 사고를 당했다면 어떴을까하고 아찔한 마음 지금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군요. 함께 간단한 글 읽고 공감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통함의 극치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통한의 사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고, 사고 당한 상흔을 어루만지는 위로를 보냅니다. 산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애도해 맞이 않습니다. 그 와중에도 글을 올려 애도의 글과 함께 축하의 메시지 등 잃지 않으시니 그 따뜻한 배려에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그날의 아픈 기억 치유할 어떤 동기를 마련해야 할 줄 압니다.
가시지 않는 상처 어떻게 아물게 하나요. 비통의 대가를 어디서 보상받나요. 고인의 가족에 위로를! 아픔이 침대위에 누워있는 회원에 쾌유를 다시한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