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아는 친지 분이 암 말기를 진단 받고 투병 중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누구나 ‘나는 괜찮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인다.
증상이 없을 때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한다면, 진행되었을 때 발견하는 것보다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치료도 더 간단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자의 경우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순으로 흔하다. 여자의 경우 유방암, 위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순이다. 때문에 빈도가 흔한 암일수록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위암은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위암 발견에 가장 정확한 검사이고 요즘 ‘의식하 진정 내시경’(수면 내시경)이 널리 보급되어 다소 편하게 할 수 있다. 40세 이상이면 1~2년마다 하는 것이 좋고 위암의 가족력, 흡연, 화생성위염이 있다고 진단받은 경우는 꼭 주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폐암은 흉부단순촬영에는 나오지 않지만, ‘저선량 폐CT검사’(방사선 조사량을 줄여 검진에 적합)에서 조기에 폐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간암은 대부분 B형, C형 간염보균자에게 생기므로 바이러스 간염 보균자 유무를 체크하고 항체가 없다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 검진에는 대장내시경이 가장 좋으며, 이를 통해 대장암을 진단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장 용종이 발견되어 조직 검사에서 선종으로 밝혀지면 간단하게 내시경으로 용종을 제거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 검진은 3~5년 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선종이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장암은 선종이 오랜 시간(혹은 몇 년)이 지나 암으로 발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사를 하는 가장 흔한 이유가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이라 하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이 막히는 병이다. 특히, 중년의 남자가 흡연,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다면 검진 항목 중 심장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은 심장의 동맥 경화증 뿐 아니라 소위 중풍(뇌혈관의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뇌경색, 뇌색전증, 뇌출혈 등)의 유병율이 많아 경동맥 초음파, 뇌자기공명 촬영(MRI +MRA) 등 뇌졸증 전문검진을 권한다.
검사를 매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이, 가족력, 증상, 현 병력을 참고하고 검사하고자 하는 각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임윤정/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