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으로 잘 만나 참 잘 살고 있는 갑돌이, 갑순이가 있어 소개를 할까 해요. 갑돌이 와 갑순이 는 구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서 자랐고 스스로 촌사람들이라고 하며 수줍어하는 분들이랍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더래요. 갑돌이는 선산 '괴평'이란 동네에서 태어났더래요. 모두 예수님을 믿는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이었더래요. 갑순이는 가까운‘장천’에서 태어났는데 불교를 숭상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더래요. 갑돌이를 만나기 전까지 여러 수많은 남자들이 갑순이를 좋다고 쫓아다녔으나 딱히 마음에 와 닿는 사람이 없었더래요.(그 미모를 맞출만한 남자가 그리 널려있진 않겠지.) 28살 되도록 제대로 된 사람 못 만나 이러다 시집이나 가겠나 하고 걱정? 하던 차에 갑돌이 이종누나를 통해 갑돌이를 소개 받았더래요. 피부가 뿌옇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어 호감이 갔는데 대화를 해보니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묘한 재미가 있었더래요. 뭔가 모르게 갑돌이를 만나면 재밌고 즐겁더라는...(일단은 돼지머리처럼 심각한 것 보단 재밌는 게 낫지... ㅋㅋ). 둘만 좋으면 뭐한데요? 당시엔 양가의 어른들이 동의를 해야 결혼이 수월한 시대라... 갑순이 집에서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라 난감한 상황이었는데...그 난관을 갑돌이가 돌파하더래요. 양가 부모 동의 없이 대차게 약혼날짜를 잡아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 버리더래요. 일단 날짜가 잡히니 안 갈 수는 없고 얼떨결에 약혼식은 진행되었고 서로 약속은 약속인지라... 약혼 후 6개월 만에 둘은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더래요. 갑돌이는 결혼 전에 청주에 있는 ‘금성일렉트론’이란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이후 여러 가지 사업을 벌였지만 다 실패하고 남은 재산마저 다 날리고 완전 빈털터리가 되었더래요. 신혼 초기, 애는 덜렁 생겼고 갑돌이는 완전 무일푼 나락으로 떨어지고 더 이상 살아갈 가망이 없어, 갑순이는 결혼 전에 운영하던 미용실을 다시 오픈하게 되었더래요. 방 한 칸 마련할 돈이 없어 미용실에서 부부가 잠을 잔 것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더래요. 아이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시어머니한테 맡길 수밖에 없었고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촌에 있는 시집에 들어가서 얹혀살길 7년(시집살이 3년도 힘든데...) 그 때 갑돌이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대구의 학원으로 가서 주말부부 비슷하게 되었더래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달려들어선지 갑돌이는 몇 개월 되지 않아 철도청에 입사하게 되었더래요. 하지만 그 일이 자신의 적성과는 맞지 않아 고민도 많이 하였지만 너무 힘든 처지라 찬 밥 더운 밥 가릴 형편이 못돼 참고 견디다 보니 자리도 잡히고 일도 그럭저럭 적응할 수 있었더래요. 갑순이 소원은...이리 저리 세를 얻어 이사를 다니다보니, 비록 코딱지만 한 곳이라도 내 땅에서 가게를 운영해 보고 싶은 것... 갑돌이 주머니사정을 알고 있는 갑순이라 큰 기대는 않고 푸념으로 몇 번 얘길 했는데 어느 날, “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당신 가게는 하나 차려 줄게!”하더니 지금의 미용실자리를 사서 선물로 안겨 주더래요.(멋지다. 한 번 한다카마 하는 스타일이네.) 갑순이는 그 미용실을 2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고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억척같이 일 했지만 이젠 일터로 뿐만 아니라 동네 놀이터로 함께 어울리는 장소가 되어버렸더래요. 갑순이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만약에 ‘처음부터 형편이 좋아 잘 살았더라면 과연 하나님을 알게 되었을까?’ 시집에 얹혀서 살며 가기 싫은 교회 억지로 가며 시집살이만 끝나면 교회 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때, 하나님은 단련하신 후에 믿음을 부어주시고 또 살 길을 열어주셨던 거래요. 나의 힘과 노력보다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며 아들 창민이 하나를 두고 오늘도 원호지구에서 오손 도손 행복하게 살고 있대요.
갑돌이와 갑순이는 누구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은 편집자 전화번호(010-8595-7430)로 문자 보내주세요. 정답주신 분 중 추첨을 해서 서너 분께는 오렌지에서 준비한 선물 드리겠습니다. 김정택 기자
지난호 갑돌이, 갑순이 정답: 김태윤 장로, 허영주 권사
지난 호 정답 맞추신 분: 신기년집사, 우경하집사, 황연주집사, 김동순권사, 한영신집사께서 먼저 정답을 주셔서 선물 드리겠습니다.(정정란 권사,장윤자 집사,정정옥 권사,박영미집사,유종분집사, 지영애권사, 손향옥 집사 김성일집사 등 20여명이 정답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