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이 개교기념일이라 4일 수업을 끝내고 여행을 떠났다.
버스타고 가는 여행은 옆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이 첫째이다.
옆 교실에 살고 있고 동학년을 하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별로 없다.
업무적인 공식적인 관계를 떠나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학교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하다.
고속도로길은 그냥 길이었는데 울진으로 접어드는 길은 넘 멋있었다.
도중에 일월산 야생화공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작약꽃이 어찌 그리도 투명하게 맑은지...
금강송이 바로 눈 앞에서 지나가고
울울창창한 숲이 손 닿을 듯 거리에서 깍아지르게 펼쳐졌다.
길들은 얼마나 휘어 도는 지 아찔아찔하였다.
한밤이 되어서야 백암 온천에 닿았다.
온천에 닿아서도 같은 방 사용한 6반 샘이랑 밤새 이야기 나누었다.
어디선가 숲 하나 새로 생겨났으리라.
첫 행선지는
교무부장님 대학원 지도교수님이 정년퇴임 하시고 운영 중이시라는
향암 미술관이다.
안개 걷히는 앞산을 바라보며 찬 하나하나 정성이 듬뿍 담긴 맛깔난 아침을 먹고 미술관을 둘러 보았다.
친히 안내해주셨다.
문화관광부 제 1종 등록 미술관이며 학예사님 계셔 작품 하나하나 설명 해주셨다.
동해의 자연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향암 미술관은
관광특구 백암온천에 자리잡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향암 주수일의 작품,
제 2전시실에는 조선시대 작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가작품,
제 3전시실에는 한국 현대 작가작품,
별관에는 서양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강의와 토론장으로 강의실이 갖추어져 있고
국내 곳곳의 산지에서 탐석한 희귀한 수석 수백점이 전시되어 있는 수석관이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속의 야외 조각 공원과 전망좋은 위치에 아늑한 휴게실이 있다
<안내 책자에서>
정체불명 그 삭풍의 존재를
백척간두 절체절명의 그 고독을
한 겹 벗겨내고서야
비로소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소싯적부터
통유리창이 지붕인 방을 갖고 싶었다.
그 이야길 하면 사람들은
<매연으로 금새 흐려질걸>
그런 사람과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광안리 바닷가 교회 가까이
물받이통도 없는 통유리창 작은 찻집이 있었다.
꿈꾸는 소녀파였던 생각이 쌍둥이 같았던
교회 후배랑 둘이 비오는 날이면 종종 찾았다.
바닷가 그 작은 교회 아직도 있을까.
그 후배는 지금은 무엇을 꿈꾸며 살고 있을까.
그리고 십 오륙년
통유리 지붕이라든 지 통유리벽이라든 지 잊고 살았다.
유리창 청소 라든 가
사고 예방 접근 금지 라든 가
유리 = 위험으로 알고 살았다.
이 창가에 앉으면서 옛기억이 스멀스멀 피어 오르더니
온 몸을 휘감고는
먼 산 안개와 함께 산자락을 넘어갔다.
남과 거리낌없이 어울리지만 고유한 성을 쌓으며 사는 여자.
매인 몸 발 디딘 일상이 설레는 ‘여행지’인 여자.
그리고 삶이 공허할 때 미술관에 가는 여자.
그림이 좋아서만이 아니라,
그곳 분위기에 휩싸이는 게 좋은 여자.
그 여자들
<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아침을>
첫댓글 세세한 배려함이 묻어나는 글...함께다녀온것 같은 감정이 밀려옵니다. 행복하여라~~~~~~
좋은데 많이 다니시쟎아요. 함께 공유해요. 잘지내시죠?
유익한 시간이셨나 봅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낸듯한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샘도 나중에 저런 미술관 운영하세요. 열씨미 사람들 몰고 갈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