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릴 무렵이면 24회 친구들과 어김없이 청도 미나리 맛보러 갔었는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연례행사를 치르지 못하다가 간만에 회장님/총무님의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삼겹살과 미나리의 만남>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되는 문자에는 삼겹살 먹으러 가는 날짜와 참가회비
3만원 지참이 따박따박 적혀있었다.
카페 기록을 살펴보니 2019년 문복산 시산제 실시한 뒤 청도 미나리 먹으로 간 것을 마지막으로, 그 후
3년이 지나고 딱 4년 만에 청도를 찾은 것이다.
우리가 늘 찾아갔던 평양1리의 그 미나리 가게는 문을 닫았다고 한다. 한재에 들러 적당한 곳을 찿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한재 들어오는 초입부터 차량의 행렬들이 심상찮다. 까딱하면 식당은 커녕
돌아 나오기도 어려울 것 같은 예감에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영수 친구가 언젠가 이웃들과 미나리 먹으러 이곳을 찿은 적이 있었는데 마침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가게가 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찿아오는 사람들로 미나리 공급이 딸려
주인님의 배려로 겨우 먹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미나리와 삼겹살의 환상 궁합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밀양 8경 중 한 곳인 월연정을 찾았다.
월연정을 지나 이곳의 명물이기도 한 백송나무를 보러갔다.
최초의 월연정 백송은 약 500년 된 것으로 중국을 다녀온 사신이 가져와 쌍경대쪽 축대의 모서리 끝부분에
심었으며, 1925년 대홍수로 인해 뿌리채 뽑혀 고사되었으나 최초 심었던 백송에서 솔방울이 언덕으로 날아가
자연 발아로 바위틈에 3그루의 백송이 자랐다. 그 중 한그루는 2014년 태풍으로 고사 되었고, 현재 수령이
280년 된 마지막 한 그루가 살아남아 지금 저 월연정 절벽에서 자라고 있다.
다시 월연정(月淵亭)으로..
월연정은 한문의 뜻과 같이 달빛이 고요히 내려앉는 연못이란 뜻이다.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의 한 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월연정 입구인 용평터널 앞에서..
용평터널은 1905년 경부선 철도로 사용되다가 1940년 경부선 복선화로 이설되면서 지금과 같은
일반도로로 바뀌었다 한다. 터널 폭이 약 3m, 왕복 1차선으로 한 방향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터널에 차가 진입하면 반대편에는 빨간불이 켜진다. (사진 참조)
터널 안 가장자리에는 인도 구간이 있어 걸어서 산책할 수도 있다. 영화 '똥개'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밀양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삼동 작동마을에 있는 한옥카페 '담소'에 들러 차 한잔으로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차와 카스테라..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