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옛날의 향기들이 풍겨왔다. 그 향기를 맡으며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 19호이신 체장의 최성철 선생님과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 8호이신 삼해소주의 이동보
선생님을 만나뵈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 19호-체장/최성철 선생님.
체는 농경생활에 할 때 꼭필요한 도구였다. 체는 말총으로 만드는 데, 말총으로 쓰면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화학적인 반응이 전혀 없으며 가늘고 질겨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고 물에 젖어도 구멍이 원상태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예전에 나일론이 없었을 적에는 대나무로도 망을 만들어서 쌀의 흙을 걸러내는 데 쓰셨다고 한다. 체바퀴를 만드는 바퀴장, 체불을 짜는 불장, 체를 메워 파는 불장의 세 분야가 모여서 체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체는 풀을 거를 때, 장뜰때, 집에서 술
담글 때 사용한다. 체의 종류도 다양하다. 반첩체는 죽이나 미음을 만들 때 쓰고, 가루체는 떡을 만들 때, 국체는 된장찌
꺼기를 요리할 때 그밖에도 술도가체(주장체)·사래체·초체·약체들이 쓰임새에 따라 분류된다.
지금은 믹서기가 나오면서 체 쓸일이 없어졌지만 예전에 체없이는 살 수 없었다고 하면서 아쉬워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옛날의 우수한 문화를 알면 미래에 무언가를 창작하고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셨다. 또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고 이것을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서 무형문화재가 보존되는 것이고 이것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리기 위해 이러한 전시관을 열
었다고 하셨다. 체를 만드는 과정은 2-3일 걸리므로 우리 앞에서는 매는 과정을 보여주셨다. 난 워낙 손재주가 없어서
매듭같은 것도 잘 못메는 데 선생님께서는 손쉽게 별로 어려움없이 메셨다. 오랫동안 하셔서 그런지 정말 능숙하다.
지금의 운송수단은 자동차이지만, 옛날의 주요 운송수단은 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는 말 키우는 데가 별로 없어 제주도에서 조금 얻어오거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옮으로써 매우 구하기 힘들다고 하신다.
내 앞에는 휜말꼬리털이 있었다. 말의 꼬리는 말이 죽을 때 잘라서 사용한다고 한다.
뒤에 전실되어있는 활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을 해주셨다. 활은 뽕나무, 대나무, 소심줄, 물소 뿔, 자장나무 껍질을 이용하여
만든다고 하고 우리나라만큼 멀리가는 활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는 양궁을 매우 잘한다.
단체사진을 찍었다. 최성철 선생님께서 바로 내 옆이셨는 데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우리 할아버지 같이 친근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 8호- 삼해소주/이동복 선생님.
다음으로 이동복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차분하셨다. 그래서 귀를 귀울여 들어야만 했다.
먼저 선생님께서는 맷돌의 손잡이 이름을 물어보셨다. 몇몇은 알고 있었지만 난 모르고 있었다. 답은 어처구니이다.
옛날에는 쌀(기계로 쉽게 찌는 것은 안좋다고 한다)이 귀했으므로 술도 일반 서민들은 못 먹고 주로 양반들이 마셨다고 한다.
삼해에서 삼자는 석삼이고 해는 12지 할 때 해라고 한다.
삼해주는 정월 첫 해일( 돼지날)에 시작하여 매월 해일마다 세 번에 걸쳐 빚는다고 한다. 이 삼해주는 일제시대 때 맥이 끊어졌
다가 다시 이어졌다고 한다. 술의 종류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데 탁주 소주 약주가 있다. 또 순곡주와 혼합주로 나뉜다
고 한다. 순곡주는 순곡물로 만든 술이고 혼합주는 약재들이 좀 들어간 술이다. 과거에는 막걸리 소주 약주 모두 대부분 1000~
3000종류가 있었고 지역 경영대회도 했다고 한다. 막걸리는 예전에 일을 하면서 마셨는 데 지금과 많이 틀리다고 한다.
술은 숙성기가 길면 길수록 좋은 술이다. 시중에 많이 있는 처음처럼, 참이슬 같은 술은 희석식이라고 하는 데, 원료
자체가 고구마이다. 하지만 이것은 맛을 일정하게 하고, 장기간 보간을 하고, 끌어당기게끔 하기 위해 약품을 첨가했다고 한다.
요즘 위장병의 원인이 이런 술이다. 반대로 점류식은 전통술로 휴유증이 없다고 한다. 적당량만 먹으면 굉장히 좋다.
약주 중의 50도 이상의 화주는 절에도 비상량으로 있다고 한다. 맥주는 보통 4도 이다. 선생님께서는 약한 것을 많이
먹는 것보다 독한 것을 조금 먹는 게 더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이 좋은 우리나라 약주를 우리나라 사람은 여러 가지 핑계로
잘 안마시고 일본사람들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이 점이 서운하다고 하셨다. 삼해주 만드는 방법은
먼저 첫 돼지날 3일 전에 주모를 만든다. 첫 돼지날에 쌀을 하고자 하는 목표량의 5분의 1을 넣고, 물을 넣고, 누룩을 넣어 불려서
가루를 내서 서늘한 곳에 2-3일 보관한다.
다음 돼지날 까지 항아리에 놓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황토라고 한다.
2월 첫 돼지날, 첫번째 했던 것을 거르고 첫번째와 똑같이 하는 데 물은 반만 넣은다. 이것을 또 한지 뚜껑으로 덮어서 보관을
한다. 온도가 높을 수록 빨리 읽는다. 그래서 계명주같은 것은 오늘 담그면 내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3월 첫 돼지날, 똑같은 방법으로 체로 거르고 똑같이 해주는 데 물은 반의 반을 넣는다고 한다. 4월 첫 돼지날 전까지 체로
가라앉히고 맑은 술을 뜬다. 이것을 가마솥에 넣으면 알코올이 물보다 먼저 끓게 되는 데 이것이 소주가 된다고 한다.
물은 각종 약품이 잇는 수도물을 사용하는 것보다 생수가 좋다고 한다. 가장 좋은 물은 암반수인데 요즘은 오염이 돼서
못 사용한다.
아까 언급했던 누룩은 밀로 만든다고 한다. 밀은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많이 들고 여러 환경이 안 좋아서 제배를 못해서
외국에서 수입을 한다. 밀은 외국 밀은 깨끗하고 하얀데 비해 우리 밀은 색깔이 탁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밀이 더 맛있다
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것을 강조하셨다. 참고로 옛날 임금님은 삼양주 이상, 4양주, 5양주 등 좋은 것을 드셨다고 한다. 성균
관에서 사법고시 같은 시험을 보고 자리 배치가 되었을 때 윗사람에게 귀한 소주를 대접하였다고 한다. 김치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맛있듯이 쌀도 맨손으로 해야 가장 좋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62도의 술을 가지고 나오셧는 데 호기심이 생겨서 냄새를 맡았다니 냄새만 맡아도 어지러웠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는 보통 술을 겨울에 담그는 이유가 온도가 낮을수록 숙성기간이 길다고 말씀하시면서 끝났다.
오늘도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내가 잘 모르는 옛 전통 문화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게 되었고 우리 문화가 훌륭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서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야 겠다.
첫댓글 자료사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