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본] 조오턴 작 - 그녀가 버린 일곱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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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廣場 제34회 公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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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버린 일곱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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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오 턴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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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申 定 玉 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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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趙 炳 珍 演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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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3월 22일→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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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 칸 토 藝 術 劇 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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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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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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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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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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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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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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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도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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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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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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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 : 메클레비 집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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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 :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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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측의 문은 유리가 끼워져 있다. 우측에도 문·발판위에 놓여 있는 관·상복 차림의 메클레비, 선풍기 곁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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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원 제복을 입은 페이, 좌측에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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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환자가 죽으면 저와의 계약도 당연히 끝난다는 건 알고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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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알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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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그럼 언제쯤 돌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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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몇시간만 더 있어 주시구려. 오래 의지하고 지낸 사이가 아뇨.
:
: 페이
: 그럴순 없어요. 다른 환자에게도 가봐야죠. 혹시 이런 규칙이 마음에 안드시면 조합에다 항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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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메클레비의 코우트를 집어 그에게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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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가 되신지 사흥이 되었군요. 재혼할 생각 해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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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코우트를 힘들게 껴입으며)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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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어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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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그럴 정신이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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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마나님 대신 들어설 사람을 물색하셔야죠. 마나님이 그리 훌륭한 부인도 아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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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병원에만 사셨으니까 게다가 부인회다 자선사업단체다 하고 온통 사회사업에만 정신이 없었으니 집안 일이 말이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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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그러나 후처를 맞아들이는 건 육체적으로도 무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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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공연한 말씀하시네. 제 먼저번 주인은 예순이었는데도 남자 구실을 짭짤하게 잘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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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옷걸이를 벽장으로 가져간다. 벽장문을 열리고 하다 미맛살을 찌푸리며 그걸 슬리퍼 곁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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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젊고 싱싱하고 가정에 충실한 여자와 해야 해요.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여자를 만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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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베네딕피의 신부가 마련한 비공식 파티에서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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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그의 손에서 꽃을 받아 그의 코우트에다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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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제가 멋지고 젊은 여자를 찾아서 소개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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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성길다 교회에선 야단이 날거요. 난 그럴순 없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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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어느 정도 상제 노릇을 한 다음엔 재혼을 하셔야죠. 부인사망후의 재혼은 교회법에도 저촉되지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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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허긴 젤리코 신부도 말리지는 못할거야. 그래 상재노릇은 2주일이면 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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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옷을 벽장으로 갖고 가며 벽장을 열려고 한다. 상을 찌푸리고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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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열쇤 누가 갖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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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헤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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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왜 잠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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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글쎄, 이유는 설명 안해 주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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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벽장 문을 흔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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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그애, 꽤 골치거리더군요. 벽장안에 들어있는 거보면 생활 태도를 알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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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구에다가 피임기구까지 있으니 말이죠. 아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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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좌측으로 나간다. 메클레비, 그녀 뒤를 따라간다. 그녀가 가며 부르는 소기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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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긴 그것도 당연할 일이지 어릴때부터 부모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녔으니 교육인들 제대로 받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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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애를 집안에 받아들이셨죠?
:
: 메클레비
: 부인이 관계하던 자선 단체의 권유때문이었오, 그래서 놔두고 점원일이나 시킬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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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고분고분하게 잘 하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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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고개를 젓는다) 말썽만 부리는데 왜 내보내지 않으세요. 그 알량한 사회적 체면 때문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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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롤드, 우측에서 등장. 옷장으로 가서 자물쇠를 열다가 다시 잠근다. 관 옆에 서서 성호를 긋는다. 페이와 메클레비, 좌측에서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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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사이, 화사하게 웃으며)옷장은 왜 잠갔어요?
:
: 핼
: 내 개인의 물건만 들어 있으니까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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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문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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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안돼요.
:
: 메클레비
: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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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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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메클레비에게)시대가 많이도 변했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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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드님은 잘 순종하지 않을 겁니다. (헤롤드에게) 주인 아주머니 장래식에는 기어코 참석을 못하겠다는 거요?
:
: 핼
: 그래요.
:
: 페이
: 그 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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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내속이 뒤힐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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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메클레비에게)또 화환이 왔어요.
:
: 메클레비
: 장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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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장미와 양치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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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어디 가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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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좌측으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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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주인아저씨가 장미에겐 감상적인 애착을 갖고 계신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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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자기 부인이 죽었을 때 아버지가 뭐랬는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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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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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매트리스 커버를 들어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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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장미철에 맞춰 알맞는 계절에 아주머니가 돌아가서 다행이다. 거의 밤을 세워가면서 관을 장식할 장미꽃의 목록을 만들었어요. 자기 부인의 죽음보다 장미꽃이 더 중요한가보죠. 하프라는 장미가 도착됐을때의 그 영감 모습은 정말 볼만했어요. 킁킁 거리며 꽃잎의 냄새를 맏지 않나, 이리저리 살펴보질 않나, 그러다가 기어코 그 꽃을 가져온 사람과 말다툼도 했으니깐. 발음이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주먹다짐까지 할 뻔 했다구요. 하긴 이 여자도 마찬가지였어. 매일같이 바자회니 무슨회니 하고 싸다니기나하고(여자소리로) 내가 시집 올때 가지고 온 돈은 모두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겠어요. 염진은 제말에 간섭하지말아요. 총 봉사 좋와 하면서 그러면서도 자선단체가 추천해준 이 가련한 고이에게는 용돈 한푼주기가 아까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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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호호, 그럴만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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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 (관속을 들여다보며)방부제는 왜 쳤어요?
:
: 페이
: 돌아가시기 전에 부탁하셨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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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 관속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페이도 그 곁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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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을 부지할 희망이 없었어요. 부활절부터 계속 사경을 헤메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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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빙고게임 클럽의 친구들이 화환을 보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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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들이 아주 기막히게 싱그러워.
:
: (그는 화환을 내려놓고 앉는다. 신문을 읽는다. 관옆에 서서 그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페이, 염주를 소리를 내지 않은 채 입술안 움직이며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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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소리로 부르짖는듯)이 고을에서 또 큰 사건이 터졌어! 강도가 은행을 털어 돈을 갖고 도망쳤다지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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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쳐다보며)어느 은행인데요?
:
: 메클레비
: 장의사 바로 옆인데. 강도들이 땅굴을 파고들어가서 스무개 이상의 관에다 자갈을 쓸어 넣었다는 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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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체는 그대로 팽겨쳐 놓고, 참으로 끔찍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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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자갈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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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벽에서 나온 거겠지. 놈들은 벽을 부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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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요즈음 사람들은 뭔가 잘못됐어요. 버스를 타더라도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미친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
: 메클레비
: 은행 근처엔 경찰이 쫙 깔렸다는데. 흉악한 강도일당의 짓이겠지.
:
: 핼
: 흉악한 강도라는게 어떤 작자들인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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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어쩌면 뜰만인지도 몰라요.
:
: 페이
: 잡히는 사람이라도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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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임 벨이 울린다. 핼, 창가로 가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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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가 영구차를 갖고 왔어요.
:
: 핼
: 하죠. 근사한 친구입니다. 장의사에 근무하는데, 죽은사람과 관계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죠.
:
: (핼, 좌측으로 퇴장)
:
: 메클레비
: (신문을 옆에 놓으면서)오후엔 뭘하는 거요?
:
: 페이
: 장례식이 한 시간쯤 걸릴테죠. 그 다음에는 산책 검신부님댁에 가서 잡담이나 하고 카톨릭신도 협회가 펴낸 최신 간행물을 대충 �f어보고하면 마음도 후련해질 겁니다. 그리고는 푹 쉬고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는 것도 좋은게 아니니까요.
:
: 메클레비
: 언제쯤 그만 두겠소? 너무 폐를 끼치고 싶지가 않아선데.
:
: 페이
: 장례식이나 끝나고나서 정하겠오.
:
: 메클레비
: 고맙소. 정신은 참 훌륭한 분이예요.
:
: 페이
: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언제까지든지 있죠. 제 과거는 불행했답니다.
:
: (운다.)
:
: 메클레비
: 불행했어요?
:
: 페이
: 네. 남편들은 다 돌아가셨답니다. 전부 일곱 사람이 었읍니다만.열여섯 살 때부터 일년에 평균 한 사람씩이었으니깐. 대단하죠. 얼마동안 어려운 처지에서 지냈답니다. 돈은 없었고. 미장원엔 의상값이 밀려 재판소동이 일어나고.
:
: 데니스
: 안녕하세요? 이런 슬픈 경우에는 너무 형식에 얽매이는게 좋다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돌아가신 분에게 최후의 작별을 하시겠읍니까?
:
: (페이, 손수건을 꺼낸다. 핼, 등장)
:
: (핼에게) 고인에게 바치는 조화랑 영구차에 나르는걸 거들어 줘.
:
: (핼, 화환을 몇개 갖고 나간다. 데니스, 나머지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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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에게) 운구하는 일좀 도와주실래요? (메클레비에게 끄덕인다) 저 분은 반은 천당에 가 있는 몸이니 무거운 걸 들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겠고.
:
: 페이
: 해롤드가 자기 어머니를 영구차까지 운반하면 될 거예요.
:
: 데니스
: 그것 좋은 생각이군. (메클레비에게)화환을 운반하는 동안 최후의 작별 인사라도 하시는게 어떻습니까?
:
: (그는 화환을 문으로 갖고 간다. 핼, 좌측에서 등장)
:
: (입구에서 핼을 지나가면서) 너에게 할말이 있어.
:
: (데니스, 좌측에서 나간다. 핼, 데니스를 막 따라 나가려고 한다.)
:
: 페이
: (부른다) 해롤드, 어서와서 아주머니께 작별 인사를 해요. 다시는 어머님을 못보게 될테니.
:
: (메클레비, 핼, 페이, 관 옆에 서서 안을 들여다 본다.)
:
: 핼
: 기장은 빼낸 거죠?
:
: 메클레비
: 어디다 뒀죠?
:
: 페이
: 홀에 있는 작은 귀중품 상자 안에 뒀어요. 어쩌면 그렇게 평온 할까. 꼭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보여요.
:
: 메클레비
: (손수건을 꺼내 고름 지그시 누르며)하느님께선 가없은 영혼을 영원히 잠들게 하셨군.
:
: (새 사람, 묵묵히 고개를 숙인다.)
:
: 메클레비
: 도무지 이 사람이 죽었다는 생각이 안드는군. 꽤 바지런한 사람이었는데.
:
: 데니스
: 메클레비씨, 슬슬 출발해 볼까요. 모든 일이 예정한 데로 잘 진행되면 저는 그 걸로 족하답니다. 또 거기서 우리일에 보람을 느끼죠.
:
: 대니스
: 이제관 뚜껑에 념을 치겠읍니다.
:
: 메클레비
: (관 속을 대충 훑어보며)살살 다뤄주시오.
:
: 내겐 무척 알뜰할 아내었으니.
:
: (메클레비, 좌측으로 퇴장.)
:
: 페이
: (메클레비의 뒤를 따뜨면서 입구로 향해) 필요하다면 제가 보살펴 드리죠. 돌아가신분 앞에선 말조심 하세요.
:
: (페이, 좌측에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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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 껌을 꺼내 입에 넣으며 모자를 벗는다.)
:
: 데니스
: 문을 잠궈.
:
: 우리집이 수사진에 걸렸어.
:
: 핼
: 언제?
:
: 데니스
: 오늘 아침이야. 확 달려 들어와서 마구 뒤죽박죽으로 해왔어.
:
: 핼
: 내 이름 댔어?
:
: 데니스
: 친구는 누구냐고 묻더군.
:
: 네이름은 딱 잡아뗏지만. 그들이 이리로 올건 이젠 시간 문제야.
:
: 핼
: 얼마나 걸릴까?
:
: 데니스
: 지금 이리로 오고 있을지도 몰라. (그는 관 뚜껑의 나사를 조이기 시작한다.)
:
: 돈은 어디 있지?
:
: (핼, 옷장 문을 톡톡 두들긴다.)
:
: 전부? 다른 데다 치워야겠어. 이번에 또 잡히면 십년 공부 나무아비타불이야.
:
: 지난번에 잡힌 건 뭣 때문이었지?
:
: 핼
: 여자 오버 코우트
:
: 데니스
: 그랬지? 어처구니 없지 뭐야. 우리 때거리한테 웃음거리만 됐잖아. 결국 동포들한테 따돌림만 당하고 말았지.
:
: 핼
: 인제 뭐. 아차 잘못해서 당하는 괴로움은 나도 잘 알고 있어.
:
: 데니스
: 네가 주둥이만 안 놀렸어도 우린 안 잡혔을 거야.
:
: 곧이곧대로 말을 하니까.
:
: 딴 사람들 처럼 왜 거짓말을 못하는 거야?
:
: 핼
: 못하는 걸 어떻게 해. 내 성질에 안 맞는걸.
:
: (핼, 데니스가 관뚜껑의 나사를 조이는 것을 응시하면서,)
:
: 관속에 돈을 숨겨 본 사람이 있을까?
:
: (데니스, 쳐다본다. 사이)
:
: 데니스
: 없을 거야,
:
: 핼
: 왜 없었을까?
:
: 데니스
: 누가 감히 그런 생각을 할까?
:
: 핼
: 나라면 할 껀데.
:
: 데니스
: 멋진 생각이야. 자 빨리
:
: (핼, 관 뚜껑을 재낀다.)
:
: 핼
: (핼, 옷장으로 가 자물쇠을 연다.)
:
: 돈이야!
:
: (그는 돈을 꺼낸다. 데니스, 지패뭉치를 집어 관속을 들여다본다.)
:
: 데니스
: 시체가 ��으면 못쓰게 말을텐데
:
: 핼
: 시체엔 방부제를 �㎨� 몇백년 돼도 괜찮아.
:
: (데니스, 관속에 지폐 다발을 넣는다. 사이. 핼을 바라본다.)
:
: 데니스
: 인제 더 넣을 자리가 없는데.
:
: (핼, 시체의 팔을 쳐든다.)
:
: 핼
: (사이, 상을 찌푸린다) 시체를 끄집어내면 자리가 충분해.
:
: 데니스
: 이건 정말 너무한데. 방부처리가 썩 잘 돼있군.
:
: (그들 관을 발판에서 쳐든다.)
:
: 이 짓을 한 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
: 핼
: 남들이 상상도 못하는 일을 우리가 처음 하는 거지.
:
: 옷장 속이야. 자.
:
: 데니스
: 시체는 어떡하지?
:
: 핼
: 묻어 버리는 거야. 시골 광산의 갱(坑)안에 묻던지.
:
: 그렇잖으면 시체에 돌을 달아서 늪에 집어던져 버리면 돼
:
: 거울 앞에 가 머리 빗질을 한다
:
: 이건 프로이드적인 악몽인데.
:
:
: (데니스, 관 뚜껑의 나사를 조이기 시작한다.)
:
: 데니스
: 장례식이 끝나거든 한바탕 멋지게 놀아보자.
:
: 핼
: 아암. 일이 끝나면 전번 그여자를 만나겠어. 폴랜드 피가 섞였나봐. 눈이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쓸만한 깔치마구.
:
: 데니스
: 결혼이나 할까해.
:
: 핼
: 점찍은 여자라도 있다는 거야?
:
: 데니스
: 자네 아주머니 간호원.
:
: 핼
: 너보다 나이가 많잖아.
:
: 데니스
: 경험이 있는 여자가 젊은 사람에게는 제일이래.
:
: 우리 아버지 주장이야.
:
: 핼
: 그 여잔 교황청 사체같은 딱딱한 여자야,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그때만 그걸 할 그런 여자야.
:
: 데니스
: 아냐, 그렇지도 않아.
:
: 흔이 볼 수 있는 여자야.
:
: 핼
: 벌써 해치웠어? (데니스, 히죽히죽 웃는다.)
:
: 다 끝냈어? 정말인가?
:
: 데니스
: 성모 마리아의 그림 아래서. 그 그림을 본일이 있어?
:
: 핼
: 그 여자 방에서. 가끔.
:
: 데니스
: 네가 성 에드먼드 처음관에서 운동을 하는 수요일 밤이었지.
:
: (그들, 관을 들어 발판위에 올려 놓는다.)
:
: 결혼하고 싶어. 해보지 못한 건 그것 뿐이야.
:
: 핼
: 너의 그 즉흥적인 생활 태도가 난 싫어. 그런 정신 병자 같은 생각일랑 집어치우고 현실 문제에 좀더 정신을 집중시키는 게 어때? 오늘밥 안으로 시체를 묻어야 되잖아. 큰일이야. 또 다시 콩밥먹게 되면 보오스 딸의 교도소에 송치되는 날엔 내 생활이 쑥밭이 되는 거야. 이번 일이 실패로 돌아가면 난 영원히 일어서지 못하게돼. 안 그래?
:
: (관 발판 위에 있다.
:
: 데니스, 입에서 껌을 꺼내 관 밑에다 붙인다. 모자를 쓴다. 핼, 앉는다.)
:
: 내집을 뒤진 게트리스코트였어?
:
: 데니스
: 응, 이것 저것 캐묻더군.
:
: 그 빌어먹을 놈이, 글쎄, 아주 혼났어.
:
: 핼
: 그랬을 테지, 알만해. 너의 집엔 뭐하러 기어들어 왔지?
:
: 데니스
: 수도국에서 왔다고 해서 아버지가 집에들어여놓은 거야. 물론 단번에 난 그놈을 알아봤지만.
:
: 핼
: 그녀석한테 말 걸어봤어?
:
: 데니스
: 응.
:
: 핼
: 뭐래?
:
: 데니스
: 신분증명서를 보이라구 했더니 수도국에서는 중명서를 발급하지 않는데. 정말 환장하겠더군.
:
:
: (페이, 좌측 문으로 다가선다. 그림자가 유리창에 비친다.)
:
: 페이
: (밖에서)해롤드, 뭘 하는 거죠?
:
: (핼, 관 곁으로 가기도 하듯 무릎을 꿇는다.)
:
: 데니스
: 다 준비되었읍니다.
:
: (페이, 배일을 쓰고 상복 차림으로 등장.
:
: 메클레비, 슬픈 표정을 하며 코을 풀면서 등장.)
:
: 메클레비
: (데니스 에게)그만 너무 상심해서 미안하오.
:
: 이런불행은 처음이라서.
:
: 데니스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늘 가슴 아픈 일이 랍니다.
:
: (페이, 쟈크 채운 옷을 똑바르게 한다.)
:
: 페이
: 이거-(관 위에 수놓은 성서를 놓는다) 십계명입니다.
:
: 마님께선 열렬한 신도였답니다.
:
: (핼과 데니스, 관을 든다.)
:
: 메클레비
: (무척 감격한듯 관에다 손을 얹으며) 잘가오, 여보.
:
: 고생만 시켜서 정말 미안하구려. 당신없는 이 세상을 어찌 나혼자 살라구 혼자 가오.
:
: (핼과 데니스, 관을 들고 나간다. 페이, 배일을 제낀다.)
:
: 페이
: 마님은 이제 저승에 가신 거조. 그런데 아직도 여기 계신 것만 같으니. 이상하잖아요.
:
: 메클레비
: 그 옷 아주 멋지군. 꼭 맞는데. 검정빛이.
:
: 페이
: 돌아가신 마님의 것이예요. 제가 입었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그녀, 그의 팔에 손을 얹고. 미소 짓는다) 언제쯤 가라앉았어요?
:
: 메클레비
: 그렇소. 나는 금방 기운을 되차리는 사람이긴 하지만 죽음이란 내 마음을 마냥 뒤흔들어 놓는군.
:
: (트러스코트, 좌측에서 등장)
:
: 트러스코트
: 안녕하십니까?
:
: 페이
: 누구십니까?
:
: 트러스코트
: 시 수도국 직원이올시다. 이 근방을 조사하고 있읍니다.
:
: 이댁의 급수 배전관을 검사하고자 합니다.
:
: 메클레비
: 그건 밖에 있소.
:
: 트러스코트
: 그렇습니까?
:
: (사이, 이리저리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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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밖으로 냈을까요? 이거 이상한데. 이벽장안에 수도꼭지가 있는게 아닐까요?
:
: (트러스코트, 벽장 문을 열려고 하다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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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정원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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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 정원이 어디에 있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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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그건 나도 모르오.
:
: 트러스코트
: 좀 찾아봐 주시겠읍니까? 수독국이 관리하는 계산은 요구가 있으면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 점은 법률에도 명시되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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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 곧 찾아봐 드리죠, 나도 법을 어기고 싶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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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클레비, 우측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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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 (페이에게로 돌아선다) 이 창문 열쇠는 누가 갖고 있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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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이 댁 정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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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 열어 줄까요? 꼭 그래야 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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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나도 열어달라고 부탁해 봤지만. 아주 딱 잡아 뗍니다.
:
: 트러스코트
: 그래요. (입술을 깨문다.)틀림없군. 당신은 오늘 오후쭉 외출하고 안 계실 겁니까?
:
: 페이
: 돌아가신 주인의 장례식에 갈 겁니다.
:
: 트러스코트
: 고맙소. 크게 도움이 됐읍니다. (싱글벙글 웃으며 창가로 간다) 저기 차를 장식한 큰 화환은 누가 보낸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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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이
: 덴마크 왕실에 출입하는 술장수한테서요. 술장수의 선물이 제일 으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납득이 안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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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 그러실 테죠. 당신은 엄한 가정에서 자랐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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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 어떻게 그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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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코트
: 그 십자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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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 가슴의 십자가로 손이 간다.)
:
: 한 쪽이 움푹 들어가 뒤에는 (성마리아 수녀원 이방인용)이라고 새겨져 있군요. 그걸 실마리로 하면 당신의 신원을 추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
: 페이
: 맞았어요. 이것은 선행상(先行賞)이랍니다.
:
: 이 들어간 자리는 우연히 생긴 거구요.
:
: 트러스코트
: 당신의 첫번째 남편이 상처낸 거겠죠.
:
: 페이
: 말다툼하다가요.
:
: 트러스코트
: 말다툼 끝에 남편을 싹죽인 거죠?
:
: 페이
: (움찔해 가지고)남의 개인 없음 모두 들쳐내자는 건가요?
:
: 트러스코트
: 천만의 말씀 이올시다. 그냥 맞춰본 거죠. 이것저것 다 들추어 내려는 건 아니지만 그 사건은 허미데이지 프라이베이트 호텔에서 일어 났었죠, 그렇죠?
:
: 페이
: (좀 놀라면서) 기분 좋지 않는데요.
:
: 트러스코트
: 내가 추리하는 방법이란 게 별거 아닙니다. 예리한 눈과 재빠르게 돌아가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지 할 수가 있어요. 당신과 악수했을 때 당신의 결혼반지가 매끄럽지 못한데서 대충 짐작한 겁니다.
:
: 초연(初演)과 소금을 연상한 거죠. 둘을 합쳐보면 총과 바다바람의
:
: 뜻이 됩니다. 결혼반지에 그런 그런 자국이 남아 있다면 그 해답이야 뻔한 게 아닙니까?
:
: 페이
: 허미테이지 프라이베이트 호텔에서 사건이 일어난건 어떻게 알았어요?
:
: 트러스코트
: 그 호텔은 특별히 그런 비극적인 사건으로 유명하답니다. 그냥 맞춰본 건데.
:
: (트러스코트, 파이프를 꺼내 그 끝을 지그시깨문다.)
:
: 당신의 남편들이 어째서 모두 변사했는지 생각해 본일 없오
:
: 페이
: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
: 트러스코트
: 첫째 남편은 총 맞았고. 둘째 남편은 몬즈전쟁기념일 축제때 죽었고. 세째는 달리는 자동차에서 떨어져 죽고. 네째는 새들러 웰즈에서 퇴직한 밤에 약물 과용으로 죽고. 다섰째, 여섯째는 증발됐다고 하는데. 아마 죽었을 테고. 마지막 남편은 당신과 결혼한지 사흘 만에 졸도해서 죽었다는데.
:
: 어떻게 된 거죠?
:
: 페이
: (냉담하게) 내 사생활을 당신과 이야기할 생각은 전혀없어요
:
: 트러스코트
: 지난 십년간 사망사고만 났다 하면 당신이름이 따라다니더군.
:
: 페이
: 장사가 잘되는 장의사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겠군요.
:
: 트러스코트
: 장의사와 죽은 사람과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죠.
:
: 그건 그들의 의무니깐. 그러나 당신은 그런 핑계거리가 없어요. 십년도 안됐는데 일곱 명의 남편이 사망했다. 당신의 결혼에는 뭔가 크게 잘못된게 있어요. 과거를 생각하면 겁이 나 못할 텐데.
:
: 다시 여덟번째의 약혼을 생각하고 있는 걸 보니 도시 놀라지 않을 수 없군요.
:
: 페이
: 그런 걸 어떻게 아시죠?
:
: 트러스코트
: 자기 것처럼 꼭 맞게 입고 있긴 하지만 그 옷은 다른 여인의 옷이 아뇨?
:
: 페이
: (놀래서 눈을 크게뜨며) 놀랬네요. 이 옷은 메클레비부인 거였죠.
:
: 트러스코트
: 별 것도 아닙니다. 그 자크죠 나이 많은 부인들이 쓰는 거니까요.
:
: 페이
: 당신 형사군요?
:
: 트러스코트
: 종종 오해를 받지요.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내 마누라도 자주 경관 마누라라는 오해를 받아 괴로움을 당하곤 합니다. 나 때문에 그렇다고 날 나무랍니다.
:
: (트러스코트, 웃는다)결혼생활을 경험했으니 아실테지만. (잠시 파이프를 문다) 메클레비씨에겐 언제 청혼 하시렵니까?
:
: 페이
: 바로 해야죠, 늦으면 헛일이 될 거니깐.
:
: 트러스크트
: 당신이 결혼한다, 사람 하나 또 죽겠는걸…
:
: 페이
: 어떻게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거죠. 도대체 당신은 누구에요?
:
: (트러스코트, 메모장과 연필을 꺼낸다.)
:
: 트러스코트
: (기분이 좋다) 전 상상력의 날개가 넓은 수도국 직원이올시다.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용서 하십시오.
:
: (노우트의 페이지 한장을 찢고 페이에게 준다.)
:
: 이 전표에 싸인을.
:
: 페이
: (종이쪽지를 보면서)백진데요.
:
: 트러스코트
: 그렇습니다. 질문하지 말고 무조건 날 도와주시길
:
: 바랍니다.
:
: 페이
: 백지 싸인은 못하겠읍니다. 그러다가 누가 내이름을 수표에 위조해서 사용하면 어떡하죠?
:
: 트러스코트
: 그럼 내이름을 싸인하시지
:
: 페이
: 당신 이름을 제가 어떻게 알죠.
:
: 트러스코트
: 이거 참 대단하시군, 의심도 이만저만이 아니시구려, 그럼 뭔 빅토리아라는 싸인이라도 해보시지요. 설마 여왕의 돈을 해먹지는 않을테니.
:
: (페이, 종이쪽지에 싸인하여 트러스코트에게 다시 내민다.)
:
: 이거면 족합니다.
:
: 페이
: 제 부탁 한가지 들어주실까요?
:
: 트러스코트
: 뭔데요?
:
: 페이
: 모자 좀 벗어 보세요.
:
: 트러스코트
: (놀래며)건 안됩니다. 그렇겐 못합니다. 숙녀 앞에선 절대로 모자을 벗을 수 없읍니다. 큰 실례가 되죠.
:
: (메클레비, 우측에서 등장.)
:
: 발견 하셨읍니까?
:
: 메클레비
: 예, 바로 온실 겉에 쇠뚜껑이 있읍니다. 그 밑에 수도꼭지가 있더군요.
:
: 트러스코트
: 감사합니다. 보고서에다 선생이 협락해주신 걸
:
: 써 올리겠읍니다. (모자에 손을 댄다) 안녕히 계십시오.
:
: (트러스코트, 우측으로 퇴장)
:
: 메클레비
: 당국에 협조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
:
: 페이
: 저 사람이 직권 남용을 하지 않나 잘 살펴야 해요.
:
: 신분증명서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
: 메클레비
: 그런 게 아니오. 우린 공직자가 일하는 걸 믿어야 해요. 그들이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지. 선량한 시민으로서 난 관리들에 대한 비방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소.
:
: (핼, 좌측에서 등장.)
:
: 페이
: 당신은 정말 훌륭한 분이예요.
:
: 메클레비
: 마누라의 추억을 길이 새기기 위해 장미를 400그루 주문했오이다. (메리 메플레비 부인의 기념장미원) 을 만들려는 거요. 에덴의 낙원도 무색하게 시리 훌륭한 걸 만들거요.
:
: 이것으로 아내에 대한 보답은 충분히 한거라 생각하오
:
: 페이
: 낙원을 보신 일이 있어요?
:
: 메클레비
: 사진에서만.
:
: 페이
: 누가 찍은 거예요?
:
: 메클레비
: 젤리코 신부요. 여행을 많이 한 분이지.
:
: 페이
: 빚을 져가면서 하시면 안돼요.
:
: 메클레비
: 염려마오. 걱정해줘서 고맙소
:
: (페이, 메클레비의 곁에 앉아 그의 손을 잡는다.)
:
: 페이
: 오 불쌍한 메클레비씨. 당신의 슬픔을 그냥 보고만 있을수 없어요. 당신을 돕고 싶어요. 당신만 원하신다면 당신과 결혼해 드리겠어요.
:
: 메클레비
: 결혼 안돼. 난 너무 늙었어. 내 건강은 도저히 젊은 아내을 감당 못해요.
:
: 페이
: 저는 자격을 구비한 간호원이랍니다. 당신의 건강을 회복해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더욱 당신과 결혼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어요. 전 불행한 여자에요. 제가 불행하기 때문에 당신의 불행을 이해할수 있어요.
:
: 메클레비
: 당신의 마음은 고맙소. 그러나 난 당신에게 아무런 보답도 못할 텐데.
:
: 페이
: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난 오직 불행한 당신을 돕고 싶어요. 그래서 거리낌 없이 말할 수가 있읍니다.(그에게 키스를 한다.)
:
: 자 어서 저에게 결혼 신청을 하세요. 거절은 안하겠으니. 무릎꿇고요. 전 그런 고풍의 자세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
: 페이
: (메클레비, 무릎을 꿇는다) 어떤 방법이든 상관 없으니 청혼해 보세요. 너무 추상적인 말을 쓰지 마시구요. 어서요.
:
: 메클레비
: 저저당신을…
:
: 핼
: 출발준비 다 됐어요. 어머니회의 회장이 울기 시작하는 신호를 했어요. (코우트를 접는다) 그 기분이 식기전에 어서 가요.
:
: 페이
: 다들 기다려야 해요. 당신 주인 아저씨께서 내게 막 구혼 하려고 하고 있으니 당신도 여기 있구요.
:
: 메클레비
: (애써 일어서려고 하며) 내가 뭐 구경거린가 애들 앞에서 싫소.
:
: 핼
: 벌써 재혼하려고 하신다니 놀랬군요. 돌아가신 부인께 죄가 될걸요.
:
: (자동차의 적경. 제니스, 좌측에서 등장.)
:
: 데니스
: 다들 차에 타주시지 않겠읍니까? 늦으면 신부님 맥이 빠질 겁니다.
:
: 메클레비
: (페이에게)이것 참 남보기 창피해서. 아직 장례도 끝마치기 전인데.
:
: 페이
: 세상 일이란 돼가는 대로 해야지 일을 질질 끌기만 한다면 그 야말로 마나님깨서 천당에 가시지 못할 겁니다.
:
: 메클레비
: 메크다혼양, 묘지로 가는 길에 청혼하리다. 그럼 됐소?
:
: 데니스
: (페이에게)아저씨와 결혼을 해? 내 마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
: 페이
: 난 당신과 결혼할 수 없어요. 당신은 카톨릭 신도가 아니잖아요.
:
: 핼
: (데니스에게 손을 얹으며)이 친구가 우리 영감 보다 부자라는 걸 몰라보는군.
:
: 페이
: 데니스가 은행통장이라도 가졌어요?
:
: 데니스
: 지금이야 안 갖고 있지.
:
: (자동차의 클랙션 소리.)
:
: 메클레비
: 자, 아내가 기다리니 어서 장례나 치르러 갑시다.
:
: 일이 끝난 뒤에 청혼하리다.
:
: (클랙션이 계속 울린다.
:
: 페이
: 전 안 가겠어요. 전송만 하겠읍니다. 멀리서 조의나 보내겠어요.
:
: 메클메비
: 모두 아내의 장례식에 가지 않겠다니 정말 섭섭하군.
:
: 영구차가 넓은 게 추울 것 같아 딜랙스형으로 했는데.
:
: 이럴 줄 알았으면 싼 걸로 할걸 그랬지.
:
: (메클레비, 좌측으로 퇴장.)
:
: 데니스
: (페이에게)단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가리겠소.
:
: 페이
: (장갑을 잡아당기며) 어린이하고 결혼할 수야 없잖아요.
:
: 핼
: 콧수염 기르면 되잖아.
:
: 페이
: 콧수염이야 기르든 말든 내가 알게 뭐야. 이왕이면 두개 기르라지.
:
: 핼
: 그렇게 하면 마음에 들겠우? 이건 중대한 문제라구!
:
: 페이
: 정당한 수입을 갖는 사람이 아니면 흥미가 없어요.
:
: 수염이 둘이라고 해서 하나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다구요.
:
: 데니스
: 메클레비 아저씨의 연세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가 없을걸
:
: 페이
: 그 생각이 그릇된 걸 증명해 드리지. 그 어른은 내가 잘 보살펴 드림으로써 행복한 제2의 가정생활을 시작할 거예요.
:
: 핼
: 공연한 시간낭빌걸. 그 영감 정력으론 올챙이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할 텐데.
:
: (자동차의 클랙션 소리.)
:
: 페이
: (데니스에게)어서 타시지! 당신과 결혼할 생각은 꿈에도 없어요.
:
: 데니스
: (눈물을 글썽이며, 핼에게) 채였어. 내 가슴에 못을 박아놓고.
:
: 핼
: 그 여잔 자기가 놓쳐 버린 돈방석을 모르고 있군
:
: (데니스, 좌측으로 퇴장 페이, 핸드백에서 검은 테두리를 한 손수건을 두장 꺼내 펴서 핼에게 한 장 준다.
:
: 페이
: 코를 풀어요. 사람들 보는 데선 우는 척이라도 해야지.
:
: (그녀, 베일을 내린다. 두 사람, 창가로 간다. 손을 흔단다. 자동차가 떠나가는 소리. 페이, 창가에서 돌아선다. 옷장으로 간다. 베일을 벗어 버린다.
:
: 이리 와서 이 벽장을 열어줘요.
:
: (핼,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다.)
:
: 선선히 내 말을 들어요. 이 벽장을 열어요.
:
: 핼
: 어째서 이 벽장에 그렇게도 관심이 많죠?
:
: 페이
: 그 안에 내 웃옷이 있어요.
:
: 핼
: 정말이오?
:
: 페이
: 사흘 전에 삿어요. 갈아입어야겠어. 상복을 오래 입고 있으니 뭔가 구질구질해지는 것같아서.
:
: (그녀, 묵묵히 핼을 쳐다본다.)
:
: 나한테도 열쇠가 있으니까. 보려고만 하면 볼수 있어요.
:
: 간단히.
:
: 핼
: 그 안에 물건이 좀 있어서.
:
: 페이
: 그게뭔데?
:
: 핼
: 시체.
:
: 페이
: 드디어 살인까지 해서 또 집안 망신시키려는 거에요?
:
: 누구의 시체지?
:
: 핼
: 주인마님
:
: 페이
: 당신들이지
:
: 핼
: 뭐가
:
: 페이
: 은행강도
:
: 핼
: 쉿
:
: 페이
: 돈은 어디다 숨겼어
:
: 핼
: 관속에.
:
: 페이
: 희한한 장소에 숨겨놨군.
:
: (사이.)
:
: 페이
: 시체가 어디 있죠?
:
: 핼
: 그 벽장 속에.
:
: 페이
: 열어요.
:
: 핼
: 열쇠를 갖고 있다면서.
:
: 페이
: 없어요.
:
: 핼
: 거짓말했군?
:
: 페이
: 그래요.
:
: (핼, 그녀에게 열쇠를 준다. 그녀, 벽장 문을 들여다보더니 이내 장문을 닫으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
: 어머, 이럴수가
:
: (사이.)
:
: 핼
: 시체를 매장해야겠어요. 날 도와주겠우?
:
: 페이
: 천만에 말씀! 못하겠어요. 어련히 경찰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에요.
:
: 핼
: 내 도움없이 팔자를 고치진 못할테니 두고봐요.
:
: 페이
: 남자 하나 다루는데 당신의 도움 따윈 필요없어요.
:
: 핼
: 그 영감이 창녀하고는 절대로 사귀지 않는다는게 신조라는 걸 모르시는군.
:
: 페이
: 신조치고서는 아주 멋지구려.
:
: 핼
: 내 친구 데니스가 지금 쯤 당신과 관계했다고 나발 불고있다던데
:
: 페이
: 공연한 소리 작작해요. 그런 실례가 어디 있어요.
:
: 핼
: 영감한테 이런 말씀드리면 당신과의 절대 결혼안하실걸.
:
: 페이
: 그 분과 결혼할건지 안할건지는 아직 결정한게 아니예요. 당신의 친구가 좀 더 흥미있어 뵈는걸.
:
: 핼
: 당신이 경찰에 신고하면 그렇게도 안될걸.
:
: 페이
: (사이) 협박인가요?
:
: (핼, 빗을 꺼내 거울로 가 머리를 빗는다.)
:
: 핼
: 좀 빌려 주겠오?
:
: 페이
: 보수는 어떻게 하는 거죠.
:
: 핼
: 20퍼센트.
:
: 페이
: 33.3 퍼센트.
:
: 핼
: 돌아가신마님 결혼 반지를 가져요.
:
: 페이
: 값진 건가요?
:
: 핼
: 그럼.
:
: 페이
: 내수집품이 하나 늘게됐군. 벌써 결혼반지가 일곱개나 있는데.
:
: (핼, 침대 둘레에 병풍을 놓는다.)
:
: 33.3 퍼센트하고 결혼반지면 어때요?
:
: 핼
: 20퍼센트와 결혼반지 그리고 휘발유값은 내가 지불하고?
:
: 페이
: 33.3퍼센트, 결혼반지. 그리고 당신이 휘발유값을 지불해요.
:
: 핼
: 지독하군
:
: 페이
: 싫으면 그만둬요.
:
: 핼
: (페이에게 매트리스 커버를 던진다.)
:
: 내가 졌어
:
: 그 안에 시체을 집어 넣어요.
:
: (페이, 병풍 뒤로 간다.)
:
: 페이
: 나혼 자선 안돼요,
:
: 핼
: 장갑을 껴요.
:
: 페이
: 뭐가 떨어졌어요.
:
: 핼
: (병풍 뒤에서 고개를 쑥 내밀며, 찾는다)
:
: 찾아봐
:
: 페이
: (고개를 쑥 내밀며) 없는데
:
: 핼
: 아무것도 아닌가봐
:
: 페이
: 마님 발이 예쁘기도 해요. 연세에 비해서.
:
: (페이, 병풍 너머로 구두를 건내준다.
:
: 핼, 받아서 홑 이불 한가운데 놓는다.)
:
: 돈을 어디다 쓸거에요.
:
: (그녀, 병풍 너머로 양말을 건네준다.)
:
: 핼
: 색시집이나 해볼까.
:
: 검둥이 계집애를 데려다 놔야지. 흑백을 차별하는 파는 난 반대야. 그리고 흰 핀랜드 계집애를 갖다놔야지. 이들 둘을 한테 둬서 대조가 되게 하는 거야.
:
: (페이, 병풍 너머로 속치마를 준다. 핼, 쌓아 놓는다.)
:
: 그리고 아일랜드 계집 둘, 볼론드 머리를 검게 물들인 여자 하나. 그리고 흑발을 금발로 물들인 여자 하나. 또 꼬마하나. 그리고 젖통이 큰 끼다리도 하나.
:
: 핼
: (사이)프랑스 계집, 네델란드 것, 벨기에 것, 이탤리 것들, 모두 둬야지.
:
: -스페인어들 유창하게 말하고, 자기 나라의 연속무용을 능숙하게 하는 여자도 둘거야. (키스 터네츠 처럼 이날을 깜찍하게 한다)
:
: 그리곤 낭비자의 천국이라고 이름 붙여야지. 그렇게 되면 영국에서 제일 악명높은 가게가 되겠지.
:
: 페이
: (핸드백에서 열쇠를 꺼내 핼에게 준다.) 자동차를 가져와요. 휘발유는 현금을 내고 사요. 내앞으로 달아놓지 말고.
:
: (트리스코트, 좌측으로 가까이 온다. 그림자가 유리창에 비친다. 문을 노크한다.
:
: 핼, 옷을 넣은 채 끌이봄을 치켜들고 놓을 장소를 찾는다.
:
: 페이, 문을 연다.
:
: 트러스코트, 히죽히죽 웃으며 밖에 서 있다.)
:
: 트러스코트
: (모자에 손을 대며) 또 왔읍니다.
:
: (페이, 문을 쾅하고 닫는다. 핼, 병자용 의자에 붙어 있는 변기 속에다 흩어봄과 웃가지를 쑤셔넣는다. 페이, 병풍을 끌어당겨 침대를 가린다.
:
: (크게 소리친다) 할 말이 또 있어요.
:
: (핼, 변기와 뚜�b을 닫아 옷들을 숨긴다.)
:
: 페이
: (큰소리로 트러스코트에 대답하며) 그러세요.
:
: 트러스코트
: 그럼 들어가게 해줘요. 열쇠구멍을 통해서 대화할 수야 없잖소. 난 수도국 직원이라 일을 제대로 못하면 수당을 못받게 된답니다.
:
: (핼, 환자용 의자에 앉는다. 페이, 문을 연다. 트러스코트, 방안에 들어선다.)
:
: 도데체 무슨 일입니까?
:
: 핼
: 아무 일도 없는데요.
:
: 트러스코트
: 아무 일도 아니라니? 틀림없어요. 그럼 어째서 두사람 다 장례식에 안갔오?
:
: 페이
: 우린 안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울다 지쳐 쓰러져 버리면 어떡하죠.
:
: 트러스코트
: 그건 아주 이기적인 사고방식이구려. 그렇지만 죽은 사람이 자기 무덤을 팔수야 없지 않소.
:
: (그는 파이프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담배를 태운다.)
:
: 페이
: 선생은 도대체 여기서 뭘하는 겁니까?
:
: 트러스코트
: (싱글벙글하며) 이댁에 아무래도 그럴싸한 일이 있어 뵈서 한 바퀴 돌아봤소이다. 샅샅이 살펴보는 거죠.
:
: 핼
: 수색영장은 가지셨읍니까?
:
: 트러스코트
: 뭐 때문에?
:
: 핼
: 집안을 조사하려면 말이죠?
:
: 트러스코트
: 그렇지만 벌써 집안은 다 조사 했는 걸요.
:
: 다시 할 필욘 없어요.
:
: 페이
: 경찰에게 이건 상식이잖아요. 가택 수색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거.
:
: 트러스코트
: 그야 경찰관이라면 갖고 있어야 할 테지만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난 수도국에서 온 사람이라서.
:
: 우리 절차는 다르답니다.
:
: (그는 파이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며 빨아 들인다. 파이프를 씹으면서-)
:
: 헌데, 좀 전에 난 공연히 헛수고만 했소.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내가 찾고 있는건 바로 저 벽장 안에 있읍니다.
:
: (사이.)
:
: 열어주시겠오?
:
: 핼
: 열려 있는데요.
:
: 트러스코트
: 자네 말은 믿을 수가 없어. 젊은 친구.
:
: (핼, 옷장 문을 연다. 트러스코트, 안경을 쓰고 들여다 본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안경을 벗는다.)
:
: (사이. 파이프을 입에서 꺼내 핼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
: 데니스라는 애를 아나?
:
: 핼
: 제 친군데요.
:
: 트러스코트
: 그런 놈하구-사귀어서 아까운 시절을 보내다니.
:
: 자네하구는 맞지가 않아. 임신을 다섯번이나 시킨 이력이 있는 놈이야.
:
: 핼
: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죠 뭐.
:
: 트러스코트
: 암 그럴테지. 하지만 그놈은 뱃속부터 실수하는 습관을 갖고 태어났어. 바라지도 않는 애들을 도대체 어느 곳에서 않는 건지? 할 만한 장소도 없겠는데.
:
: 경찰이 거리 단속도 엄하게 하고 있으니. 그런 못된 것은 도저히 못할 텐데, 그런데도 내버려 두면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나 만들고 도대체 어디서 그짓을 하는 거지?
:
: 핼
: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댄스 홀에서 룸바를 추면서죠…
:
: (페이, 좌측 에서 등장.)
:
: 트러스코트
: 허 기막힌 솜씨군
:
: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왕이 도적맞은 일이 퍼뜩 생각나는 구만요?
:
: (병풍을 접으니 매트리스로 싸고 붕대로 묶은 시체가 나타난다.)
:
: 이건 누구의 미이라요?
:
: 핼
: 내것이에요.
:
: 트러스코트
: 한마디 주의 주겠는데 엉터리수작 부리지 말어.
:
: 공연히 날 화나게 하지말고 (웃으면서) 알겠오?
:
: 페이
: 그건 미이라가 아니라 인형입니다. 제가 옷을 만들때 쓰던 거예요.
:
: 트러스코트
: 남자요, 여자요?
:
: 페이
: 양재용이기 때문에(그녀)라고 해야겠죠. 옷이 여자것이고 전 성격이 깐깐해서 웃을 만들 땐 이 인형에게 입혀가며 했답니다.
:
: 트러스코트
: 광장히 멋진 변명이신데.
:
: 페이
: 성을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을 할 수 없어요. 영국법에 저촉되는 제 아니겠어요.
:
: 트러스코트
: 그럴테지, 성을 구별하는 표시가 뚜렸하게 돼 있는 마네킹이라면 나리들에게 오해를 살테지.
:
: 그렇다면 왜 싸놓았지?
:
: 핼
: 차에 싣고 갈려고요.
:
: 페이
: 카니발에 진열하려는 거예요.
:
: 트러스코트
: 카니발의 어느 부분에?
:
: 페이
: 양재 교실에요. 전쟁 전의 기술과의 차이를 보이려는 거죠.
:
: 이 마네킹은 전람회에 종종 출품되었소?
:
: 페이
: 네.
:
: 트러스코트
: 이 물건은 영국의 바느질 솜씨의 진보를 시위하기 위해 카니발 회장으로 운반해 가려고 하는 거란말이죠?
:
: 페이
: 네.
:
: 트러스코트
: 그럴듯한 설명이로군. 암 그럴 수 있겠지.
:
: (그는 수첩을 채우고 파이프를 깨문다. 해롤드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
: 토요일 밤엔 뭘 했나?
:
: (사이. 해롤드, 사실을 말하기를 주저한다. 고민하며 페이를 응시한다.)
:
:
: (겨우,) 집에 있었어요.
:
: (페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
: 트러스코트
: 말이 틀림 없겠소, 아가씨?
:
: 페이
: 나야 알 수가 없죠.
:
: 트러스코트
: (핼에게) 집에서 뭘 했나?
:
: 핼
: 잠잤어요.
:
: 트러스코트
: 내가 그말을 믿을 거라고 정말 생각하나. 자네 같은 또래의 청년이 어린애처럼 그냥 잠만 자? 토요일 밤에 네 친구는 뭘 했지?
:
: 핼
: 친구도 집에 있었어요.
:
: 트러스코트
: 그 다음엔 그도 잠잤다고 말할 테지.
:
: 핼
: 그랬을 거죠, 뭐.
:
: 트러스코트
: (핼에게)도무지 믿을 수가 없군. 그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좀 들어 볼까?
:
: 핼
: 그는 똑똑하고 난 바보니까?
:
: 트러스코트
: 왜 그런 엉터리 같은 소릴 하나?
:
: 핼
: 난 바보라구요. 바보란 말이예요.
:
: 트러스코트
: 난 자네가 바보라는 증거를 갖지 않고 있는데. 그러니 그 바보라는 한 예를 들어 말해 주겠나?
:
: 핼
: 못해요.
:
: 트러스코트
: 그건 왜? 전혀 바보라곤 믿어지지 않는데.
:
: 핼
: 전 바보에요. 은행사건에도 관계했는 걸요.
:
: (페이, 가파른 숨을 들이켠다. 핼, 굳어져 앉는다. 트러스코트, 입에서 파이프를 뺀다.)
:
: (신경질적으로 웃으면서) 이렇게 전 바보 잖아요?
:
: 그럴걸 다 말해 버리니.
:
: 트러스코트
: (그도 웃으면서)날더러 자네 말을 믿으라니 바보는 바본가 보군. 만일 자네가 은행 사건의 관련자라면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을 거 아냐.
:
: 페이
: 그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럴 수가 있겠어요?
:
: 트러스코트
: 그렇지만 바본 바보군. 바로 지금 그 사실을 인정했거든. 영국에서 으뜸가는 어리석은 범죄자임에 틀림없어. 그렇지 않으면-(외심에 찬 눈초리로 핼을 눈여겨 본다)거꾸로 영리한 건지도 모르지.
:
: 은행사건을 고백하게 된 동기는 뭐지?
:
: 핼
: 바보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한 거죠.
:
: 트러스코트
: 그렇지만 자넨 그 반대임을 증명하고 있어.
:
: 핼
: 그래요.
:
: 트러스코트
: (어쩔 줄 몰라,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생각하면 자네가 은행사건에 관련했다는 걸 믿고도 싶어. 좋아.상사에 보고해서 적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지. 그렇게 되면 자넬 체포할지도 몰라.
:
: 페이
: 수도국에도 사람을 체포할 수가 있나요?
:
: 트러스코트
: 그야 상황 나름이지.
:
: 페이
: 어떤 상황말씀이예요?
:
: 트러스코트
: 수도국의 내부 비밀을 알반 사람들에게 알릴 순 없오.
:
: (핼에게) 돈은 어디 있나?
:
: 핼
: (눈을 감으며 깊은 한숨을 쉰다) 묻히고 있어요.
:
: 트러스코트
: 누가 파묻고 있나?
:
: 핼
: 젤리코 신부.
:
: 트러스코트
: 이리와! 이리!
:
: (핼, 트러스코트 곁으로 간다. 저고리 단추를 채우는데 그의 양손이 떨리고 있다.)
:
: 자네에게 한두 가지 물어볼 게 있어. 똑바로 대.
:
: 수작부리지 말고. 알겠나? 내 말 알아듣겠어?
:
: 난 우리나라 말로 말하고 있는 거야. 알아듣겠지?
:
: 핼
: 네.
:
: 트러스코트
: 그럼 좋아. 알면 됐어.
:
: (사이, 그동안 그는 핼을 자세히 살핀다.)
:
: 자아 사실대로 말해. 돈은 어디에 있지?
:
: (행, 시계를 쳐다본다.)
:
: 핼
: 지금쯤 성 바나바나 교회와 성 쥬드 교회 가는 길 중간쯤까지 갔을겁니다.
:
: (핼, 몸을 반쯤 돌린다. 트러스코트, 핼의 목뒤를 주먹으로 친다. 핼, 고통스러워 울부짖으며 어깨를 마루에 비비면서 쓰러진다.
:
: 페이
: (분개한다) 나무 해요! 아직 어린애를.
:
: 트러스코트
: 어린애고 뭐고 상관없소. (핼에게) 사실을 묻고 있는 거야.
:
: 핼
: 사실을 말하고 있는데.
:
: 트러스코트
: 잘 들어둬. 건방진 소릴 지껄여대서 성할 줄 알아?
:
: 요즘 얘들은 당국이라면 무조건 도전적으로 대든단말야. 그러니 우리도 이럴 수밖에 도리 없지. 만일 내가 하는 일에 훼방 놓으면 자네 이빨이 머리 뒤통수로 빠져나갈 때까지 걷어 차 버릴 줄 알아. 이 말을 명심해 둬.
:
: 핼
: 알았어요.
:
: (차임 벨이 울린다.)
:
: 페이
: 잠깐 실례해도 되겠죠,
:
: 트러스코트
: (이마를 닦으며) 당신 집에 온 손님 접대야 당신 자유 잖소! 우린 모두 자유의 나라에 살고 있는 거요.
:
: (페이, 우측으로 나간다.)
:
: (핼에게 멀리 떨어져 서서)돈을 어디다 뒀지?
:
: 핼
: 교회 안에요.
:
: (트러스코트, 핼을 난폭하게 발길질한다. 핼, 두려움과 고통으로 울부짖는다.)
:
: 트러스코트
: 거짓말하지 마!
:
: 핼
: 거짓말 아니에요! 교회 안에 있다니깐요!
:
: 트러스코트
: (고함치며 핼을 두들겨 패서 마룻바닥에 쓰러뜨린다)
:
: 트러스코트
: 돈은 어따 뒀어?
:
: 핼
: 아까 말했잖아요. 교회안에 있다구요. 지금쯤 신부님이 그 앞에서 성경을 읽으시며 기도하고 계실 겁니다.
:
: 트러스코트
: 성경이든 도로 법이든 상관 없다. 한번만 더 묻는다.
:
: 어디 뒀어?
:
: 핼
: (절망적이 되어 자신을 보호하려 하며)교회에요!
:
: 교회. 지금 우리아저씨가 10만 4천 파운드짜리 장례식을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
: (트러스코트, 핼을 잡아끌고 치고 차고 팬다.
:
: 핼,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른다.)
:
: 트러스코트
: (핼,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코피가 흐른다.)
:
: 낮짝에서만 피를 흘리지 속으론 웃고 있겠지, 이자식.
:
: (페이, 붕대를 잔뜩 감은 메클레비를 부축하며 좌측에서 등장.)
:
: 페이
: 사고가 있었대요!
:
: (트러스코트, 핼을 놓아준다. 벽에서 침대를 끌어내어 메클레비에게 밀어 버린다.
:
:
: 메클레비, 기절하며 시체 바로 옆에 쓰러진다.
:
: 핼, 침대에서 시체를 끌어 당겨 병풍 뒤에다 밀어 젖힌다.)
:
: 트러스코트
: (메클레비에게)사고 보고는 하셨읍니까?
:
: (메클레비, 입을 열지만 너무도 기진해서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
: 페이
: 충격이 심해 말할 기력조차 없으신가 봅니다.
:
: 트러스코트
: (메클레비에게) 제말 알아 듣습니까?
:
: 메클레비
: (신음한다) 으응… 으응…
:
: 트러스코트
: 어떻게 된 겁니까?
:
: 메클레비
: 사고가 있었어요.
:
: 트러스코트
: 보고서를 자알 작성해야 합니다.
:
: (그는 수첩을 꺼낸다.)
:
: 메클레비
: 그런 자격이 있으시오?
:
: 트러스코트
: 지금은 그런게 문제가 아닙니다. 나중에 이야기할 테니,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
: (메클레비, 이마를 쓰다듬으며 헛기침을 한다.)
:
: 메클레비
: 묘지로 가는 길은 고개길이었는데 그 야말로 내갠 슬픈 일이 었어요. 고개 중턱에 이르니, 바로 앞을 못볼 정도로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었어. 그래도 우리차는 계속 달렸지. 모두 두려워 하는 눈치더군, 그런데 그때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들렸오. 난 정신을 잃고 말았오.
:
: 내가 정신 차린건 지나가던 사람이 살해됐을 때야. 도로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더군. 부상자와 죽어가는 자들로서 즐비했어. 차 그리고 유리 파편.
:
: 핼
: 데니스가?
:
: 메클레비
: 아냐 월터 트레시씨야 데니스는 무사해
:
: (그는 숨어 버린다. 사이.)
:
: 여기저기서 불이 타고.
:
: 핼
: 관도부서졌어요?
:
: 메클레비
: 아냐, 관은 아주 무사했어.
:
: 핼
: 꽉 눌렸거나 구멍이 나진 않았던가요?
:
: 메클레비
: 아냐 괜찮아. 사람들이 말하던데, 뚜껑이 아주 단단하다고 말야.
:
: 페이
: 관은 어디 었죠?
:
: 메클레비
: 밖에.
:
: 페이
: (트러스코트에게) 들어나도 괜찮겠읍니까?
:
: 트러스코트
: 좋구말구요. 숙녀를 밖에서 기다리랄 수야 없지 않습니까.
:
: (핼, 퇴장. 트러스코트, 메클레비 쪽으로 돌아선다.)
:
: 핼
: 다시 한번 장래를 치러야겠는데 어떻게 하죠?
:
: 메클레비
: 장례식 준비를 해야겠어
:
: (메클레비, 일어나 문으로 간다. 트러스코트 길을 가도 막고 나선다.)
:
: 트러스코트
: 자리를 뜨지 마십시오. 제 허락없이 누구도 움직일 수 없읍니다.
:
: 메클레비
: 왜요?
:
: 트러스코트
: 제 명령에 거역하면 일이 시끄럽게 됩니다.
:
: 메클레비
: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우리들한테 명령을 하는 거요?
:
: 트러스코트
: 묻지 말고 제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게 좋을 겁니다.
:
: 메크레비
: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
: 트러스코트
: 이미 말씀드린대로 수도국 직원이올시다.
:
: 메클레비
: 그렇다면 말이요, 수도국 직원이 법을 준수하고 있는 시민을 방안에 감금할 권리가 어디 있오?
:
: 트리스코트
: 법을 지키고 있다면야 그럴수 없죠.
:
: 메클레비
: 법을 지키고 안 지키고간에 수도국이 권한이 어디 있단말요.
:
: 트러스코트
: 이런 하찮은 일을 갖고 선생님과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
: 트러스코트
: 그럼 제가 따라가 드리죠.
:
: 가십시다.
:
: (트러스코트와 메클레비, 좌측으로 퇴장)
:
: 핼
: (문을 닫으며) 시체는 관속에, 돈은 옷장에 들려놔야 되잖어.
:
: 데니스
: 왜?
:
: 페이
: 메클레비씨가 관을 열어달라고 할지도 몰라요.
:
: (데니스, 관 뚜껑의 나사를 풀기 시작한다.
:
: 페이와 핼, 병풍 뒤에서 시체를 끌어당긴다.)
:
: 데니스
: (고개를 쳐든다) 그건 뭐야!
:
: 페이
: 메클레비 부인이에요.
:
: 데니스
: 전엔 이런 일에 한번도 여자를 끼게 하지 않았잖어.
:
: (데니스, 관 뚜껑을 제낀다. 페이, 돈을 잔뜩 갓는다. 핼도 똑같이 갖는다.)
:
: (페이에게) 이 돈 만은 네 꺼야. 나와 결혼 안하겠어?
:
: 핼
: 돈은 삼등분 한다. 연 3만 4천 파운드야.
:
: 데니스
: (페이에게)그것이면 됐소?
:
: 페이
: 메클레비씨보다는 약간 많은 셈이구려.
:
: (그녀, 데니스에게 예스를 한다. 데니스 떨며 관속에 돈을 도모 떨어뜨린다.)
:
: 핼
: (화가나)빨리 해! 왜그러는 거야?
:
: 데니스
: 손이 떨려서 그래. 약혼하게 될 것 같아서 흥분했나봐.
:
: 핼
: 난 너무 잘 흥분을 해 그게 사고야.
:
: (메클레비의 그림자가 유리창에 비친다. 데니스, 돈 뭉치를 관 속에 던진다.)
:
: 메클레비
: (밖에서) 내가 아는 국회의원한테 말해서 모가지 자르도록 하랄거야.
:
: (핼, 뚜껑을 관위로 민다. 메클레비, 들어온다.)
:
: 수도물을 끊어 버렸어. 막 화장실을 쓰려고 했더니만-
:
: 페이
: (메클레비 앞에 서서 시체를 보어지 않게 하며)
:
: 이젠 제발! 방에가서 누워 계세요. 몸을 생각해서 진정하셔야 해요.
:
: (핼, 시체를 잡아당기려고 한다. 데니스, 옷장을 연다.)
:
: 메클레비
: 맙소사, 그런 도데체 뭐요!
:
: 페이
: 양재 재료에요.
:
: 메클레비
: 전엔 전혀 본 일이 없었는데.
:
: 페이
: 재 방에 뒀었어요. 제 개인 거니까요.
:
: 메클레비
: 여기 갖다 놓고 뭘하는 거요?
:
: 페이
: 일 좀 하려고요. 자선바자가 있어요.
:
: 메클레비
: 일이라니?
:
: 페이
: 여성 축제용 의상을 만들려고요. 제가 위원에 선출됐거든요. 부활절날 입은 저의 의상이 위원들의 시선을 끌었는 가 봐요.
:
: 메클레비
: 축하하오. 작업을 하려면 방이 머야 할 텐데.
:
: (데니스에게) 메크 마혼양의 재료를 서재에 갖다드려.
:
: 페이
: (걱정이 되지만 미소 지으면서) 메클레비씨, 마나님 곁에서 일을 하면 영감(靈感)이 떠오를 것 같아요.
:
: 메클레비
: 그렇다면 좋소, 여기서 하구려. 다 완성된걸 보고 싶소이다.
:
: (트러스코트, 등장)
:
: 페이
: 이제그만 들어가 쉬세요
:
: 메클레비
: 고맙소.
:
: (메클레비, 좌측에서 퇴장)
:
: (데니스에게)
:
: (핼과 페이에게) 잔넨 밖에나가 있어 주겠나?
:
: 핼
: 데니스와 함께 있으면 안될까요? 얘는 신경과민이라.
:
: 트러스코트
: 어서나가
:
: (페이와 핼, 좌측으로 나간다. 트러스코트, 데니스와 얼굴을 맞댄다. 시체가 두 사람 사이에 있다.)
:
: 자, 이봐 몇가지 물어볼 게있어. 똑바로 대답해.
:
: 온종일 허탕쳐 버렸단말야. (데니스를 세밀히 관찰한다.) 교도소에 가본 일이 있나?
:
: 데니스
: 네.
:
: 트러스코트
: 무슨일로?
:
: 데니스
: 외투를 훔치고 순경을 물어뜯었죠.
:
: 트러스코트
: 옷가지 하나 훔친 일이야 용서받을 수 있지만 민중의 지팡이에다, 착하디 착한 경찰을 물다니 말이 안돼지. 유죄가 당연하군.
:
: 트러스코트
: 몇명의 여자에게 애를 배개 했나?
:
: 데니스
: 다섯.
:
: 트러스코트
: 나이도 성도 가리지 않고 아무 데나 씨를 마구 뿌렸군. (시체를 톡톡친다) 이걸로 뭘하려는 거지?
:
: 양재라도 배운다는 건가?
:
: 데니스
: 벽장에다 집어 넣으려면 참이었어요.
:
: 트러스코트
: 그건 왜?
:
: 데니스
: 숨겨두려고.
:
: 트러스코트
: 누가 속아 넘어갈 줄 알어. 해럴드가 불었다구. 부끄럼을 알아야지 부끄럼을.
:
: 데니스
: (사이, 포기하며) 그럼 절 체포하시려는 겁니까?
:
: 트러스코트
: 왜? 그럴지도 모르지 경우에 따라선 그 반대 인지도 모르고
:
: 트러스코트
: 하나같이 형편없는 녀석들 갖고 그러나. (파이프를 물며 데니스를 자세히 주시해 본다) 은행을 턴 돈은 어디 있나?
:
: 데니스
: 은행을 털다니요?
:
: 트러스코트
: 어디다 묻었어?
:
: 데니스
: 묻었다니요?
:
: 트러스코트
: 네 친구가 그래, 묻고 있다고.
:
: 데니스
: (격분하며) 그 자식은 순 거짓말장이에요!
:
: 트러스코트
: 잘알 둘러대는군. 자넨 정직한 젊은이고.
:
: (싱글벙글 웃으며 데니스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
: 네게 협력해 주겠나? 자넬 잘 봐줌세.
:
: (데니스, 조금씩 멀어진다.)
:
: 그러다가 마루 위에 있는 뭔가를 본다. 파이프를 입언저리에 물고 유리 눈알을 집는다. 잘 보이도록 환한 데로 가서 비추어 본다. 당황한다. 냄새를 맡는다. 귓가에 안경을 꺼내 골똘히 들여다본다. 공포와 놀라움에 짧은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
:
: 제 2 막
:
: (창가에서 트러스코트, 주머니용 확대경으로 외안(外案)을 살펴보고 있다.
:
: 메클레비, 피오 교황 7세의 사진을 갖고 들어 온다. 페이, 메클레비를 뒤따라 돌아선다.
:
:
: (침묵, 트러스코트 입에서 천천히 파이프를 빼고 입을 열기에 앞서 골똘히 생각을 한다.)
:
: 트러스코트
: 잠시 지켜주신다면 이 사건 내용을 전부 밝혀 드리겠읍니다. 어린애 장난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전 있는 힘을 다해 재 임무을 수행
:
: 해야합니다. 그것이 제 의무니까요.
:
:
: (우측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데니스와 핼, 시체를 들고 황급히 들어온다. 트러스코트, 골똘히 그리고 탐색하려는듯 그들을 바라본다.
:
: 파이프로 시체를 가리킨다.)
:
: 트러스코트
: 당신의 인형은 아무래도 범죄와 연결이 되는데요. 이 집안 사람들은 어느 한 사람 정상적인 감정을 갖지 않았단 말요. 이런 사람들은 내 평생 처음이로군. 이 이상 딴짓하면 모두 체포하고 말겠소.
:
: 메클레비
: 수도국 직원이 어떻게 사람을 체포한다는 거요?
:
: 트러스코트
: 선생님도 이젠 아실 만한 때도 됐는데, 전 수도국 진원이 아닙니다.
:
: 메클레비
: 알고 있었소. 어째 당신의 태도가 수상했거든.
:
: 트러스코트
: 결코 고의로 선생님을 속이려고 한 건 아니었읍니다. (쓴웃음을 웃으며) 것을 알아내셨으니까요. 저는 다만 상황을 파악할 시간을 얻기 위해 이렇게 변장을 한 겁니다. 간교한 사건을 밝히기 위해서죠. 어쩌면 두 사건이 얽혀있을지도 모릅니다. 곧 아시게 될 것이지만. (빙글빙글 웃으며 메클레비에게 고를 숙인다) 선생님 앞에서 있는 인물은 말입니다, 바로 런던 사실탐정 본부의 트레스코트 올시다. 트러스코트에 대해 돌어본 일이 있으신지 모르겠읍니다만 손발이 없는 소녀 살인 사건을 밝혀낸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
:
: 핼
: 손발도 없는 소녀가 어떻게 살인을 한담.
:
: 트러스코트
: 그 소녀가 살인을 한 거요
:
: 핼
: 손발도 없이 어떻게요?
:
: 트러스코트
: 누구에게도 직업상의 비밀은 말 못해요. 만약 내가 말을 해서 누군가가 그와 같은 살인을 똑같은 식으로 저지르면 큰일이니까. 전 그런 일을 원치 않아요.
:
: (메클레비씨에게)제가 여기서 하는 일을 이제 아시겠읍니까?
:
: 메클레비
: 모르겠어요. 당신이 하는 일 전부가 불가사의하단 말이오.
:
: 트러스코트
: 그야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거죠. 사설탐정이 그러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미스터리랍니다.
:
: 전 이 지붕 밑에서 몇가지 범죄가 저절러졌다고 생각이 되는 군요. 법적인 사유는 아직 없읍니다. 증거가 없으니까요. 그러나 수도국 직원이라면 개인 집을 들어가는데 영장을 제시할 필요가 없습죠. 그래서 법의 맹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다 여러분을 위한 것이고 우리도 그레게 용의주도한다 말씀입니다. (싱글 벙글 웃으며) 이제 제가 말씀드린 것이 이해가 가십니까?
:
: 메클레비
: 아 알겠오이다.
:
: 트러스코트
: 됐읍니다. 범죄를 백일하에 밝혀내겠읍니다. 가장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 볼까요?
:
: 트러스코트
: 살인.
:
: 페이
: (걱정하며)살인?
:
: 트러스코트
: 그렇소, 살인이오. (메클레비에게)부인께서 사흘 전에 돌아가셨다죠? 사망 이유를 아십니까.
:
: 페이
: 사망증명서를 보세요. 완전히 합법적입니다.
:
: 트러스코트
: 우리 탐정들 사회에선 서류 취급은 가급적 적게 줄이고 있죠. (메클레비에게) 부인의 죽음에 대해 미심쩍은 점이 없읍니까?
:
: 메클레비
: 별로.
:
: 트러스코트
: 선생님께선 만사를 쉽게 생각하고 만족하시는가 봅니다. 하지만 전 그렇지가 않습니다.
:
: 페이
: 메클레비 부인의 주치 의사님께서 사망증명서에 서명을 하셨잖습니까?
:
: 트러스코트
: 그건 알고 있소. 그렇지만 그 의산 이상 임신을 막 처리하고 이리 왔다던데 그 때문에 정신이 온통 딴데 가서 정당하게 진단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모든 사실을 과학적으로 냉정하게 고리에 넣지 못한 채 어지러운 정신상태에서 서명을 했었다더군.
:
: 핼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
: 트러스코트
: 임종을 지켜본 사람이 있는가? (핼에게) 자넨가?
:
: 핼
: 그래요.
:
: 트러코스트
: 불안해 하시지 않던가? 유언은 안 남기시고?
:
: 핼
: 없엇어요.
:
: 트러스코트
: 아주머닌 언제나 그러하셨나?
:
: 핼
: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
: 트러스코트
: 자네가 아는 한은 그런 일이 없다 이말이지.
:
: 그때 마지막 몇마디 속삭이지도 않았단말야?
:
: 숨거두시기전 무릎꿇고 입맞춤 때에도?
:
: 핼
: 아참! 책에 대해서 말씀하였어요.
:
: 트러코스트
: 어떤 책?
:
: 핼
: 침대는 대가 다 떨어진 책.
:
: 트러스코트
: 뭔가 암시한 게 아냐?
:
: 핼
: 저도 그런 것 같에요.
:
: (트러스코트, 책장으로 가 책을 한권 꺼낸다.)
:
: 트러스코트
: 침대는 데가 떨어진 성경책 필리스 메크마론 재판. 환자를 살인하여 기소된 간호원, 이거로군.
:
: (트러스코트, 차가운 눈초리로 페이를 쏘아본다. 페이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
: 이건 내가 취급한 사건 가운데 하나로군. (골똘히 페이지를 넘기는데 사진이 낯익다) 이 사진을 봐.
:
: 핼
: 이건 당신이잖아요.
:
: 트러스코트
: 그래, 형편없이 된 사진이지, 안그래? 제일 못된 사진만 골라 쓴단말야. 잘된 사진 좀 실으면 어떻게 되나? (사진을 찢어 마구 뭉쳐서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
: 데니스
: 간호원의 사진도 있읍니까?
:
: 트러스코트
: 불행히도 없군 그래, 누가 이 책에서 간호원의 사진을 모두 찢어 버렸어. (또 다시 페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녀, 불안해진다)그렇지만 그와 웃지않는 꼼짝달싹 못할 피고인의 필적이 있어. (책안의 필적이 있는 페이지를 펼친다) 그래여기, (승리를 한듯 주머니에서 종이쪽지 한장을 꺼낸다) 유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요 돌아가신 부의의 간호원의 최근 필적이요. 똑같습니다.
:
: 메클레비
: (종이쪽지를 들여다보며)그런데 이건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서명이잖소.
:
: 트러스코트
: 이 여자의 많은 가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
: (메클레비, 놀란 태도로 그 증거물을 들여다본다.)
:
: 핼
: 댁에서 취급한 사건이었다면 어째서 이 여잔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을까요?
:
: 트러스코트
: 두 가진 간단한 이유 때문이지. 난 사건때마다 목소릴 바꾸었고 또 변장하는 데도 선수거든.
:
: (모자를 벗는다.)자 봐요- 완전한 번장이지.
:
: (메클레비에게)선생님은 다행히 죽음을 모면하신 겁니다. 한달 안에 살인 사건의 희생자가 될 뻔했읍니다. 우리 사설 탐정이 여러해 동안 감시를 해왔읍죠. 사망사고 13건에, 생선중독 협의가 2건이고 한 사건은 이율 알 수 없는 증발입니다.
:
: 이 여잔 십년동안 이 여자식대로의 대량학살을 해왔으면서 자기 말로는 환자를 간호해온 거라는 겁니다.
:
: 페이
: (흥분하여 트러스코트를 째려보며) 전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요.
:
: 트러스코트
: 홈리태드의 조모지 5세 병원에서는 일주일에 87명이 사망했다던데. 그걸 어떻게 설명할 것이요.
:
: 페이
: 그건 노인병동이 일어난 거잖아요. 다들 녹었잖습니까?
:
: 트러스코트
: 노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 권리가 있는 거요.
:
: 페이
: 전 어린이 병동에 있었는데요.
:
: 트러스코트
: 그럼 또 순진한 애들은 얼마나 학살했지. 필리스?
:
: 페이
: 그런 일 없어요.
:
: 트러스코트
: 이 미스터리 에피소우드에서 여전히 가면을 쓰려고 하는 걸 내가 모를 까봐, 어젠 도망갈 수 없어.
:
: 페이
: 제 유죄를 증명하기 전엔 소용 없어요. 그게 법이니깐요.
:
: 트러스코트
: 당신은 법을 모르잖아. 나도 모르고. 그러니 법적인 견기에선 우리 다 똑같다구.
:
: 페이
: 내 유죄가 중명될 때까진 전 무죄에요, 이 나라는 법치국가이고 자유의 나라고, 누구에게나 평등해요.
:
: 트러스코트
: 누가 그런 뚱딴지 같은 걸 알으켜 줬지?
:
: 그러나 난 모든걸 밝혀 내게 될거요. 증거자료도 충분히 마련해 놓았으니까
:
: 트러스코트
: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당신이 자백했다고 쓰겠소.
:
: 그것이 당신들에게 유리 할거요. 재판과정에서 동정을 받을수 있을 테니까. 자 이젠 모든걸 털어 놓으시지.
:
: 페이
: (눈을 닦으며) 제 본명은 필리스 메크마혼이고 페이 쟌 메크마혼은 제 별명입니다. 나이는 28세 직업은 간호원. 작년 12월 3일에 구직 신문 광고를 냈는데 메클레비씨가 절 고용해 주셨읍니다.
:
: 부인이 건강해지도록 돌봐달라고 하셨지만 일이 뭔가 농함을 알았읍니다. 부인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으니깐요, 안락사를 해드리고 싶었지만 제 종교에 위배돼서 못해 드렸고 뭐 대신 부인을 살해 하기로 결심했죠. 6월 22일 밤 사이에 독약을 투약했어요.
:
: 그 다음날 아침 부인이 사망한 걸 보고, 당국에 신고 했답니다.
:
: 그때부터 쭉 마음의 고민을 해왔어요. 이런 큰 죄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눈물을 흘린다.)
:
:
: (갑자기 웃으며)이렇게 고백하길 바라고계시죠. 그러나 그렇지 않아요. 전 살인을 하지 않았어요, 전 체포 당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요. 증거가 없으니까, 전 아직 한번도 죄를 진 일이 없어요. 한번도 체포된 일이 없으니 결국 그런게 아니 겠어요.
:
: 트러스코트
: 좋소, 참으로 훌륭하오. 과연 메크마혼양 답소. 허지만 당신의 그 콧대를 꺽어 놓고야 말겠오
:
: (메클레비에게) 부인한테 방부처리을 해놓으셨다죠, 선생님.
:
: 메클레비
: 그렇소.
:
: 트러스코트
: 그럼 부인의 위장은 빼놓으셨죠, 안됐읍니다. 하도 교묘한 사건이라서 부인의 위를 검사해 봐야겠읍니다. 어디다 보관하고 계시오?
:
: 메클레비
: 작은 보석함에 보관했읍니다.
:
: 트러스코트
: 어디 있읍니까?
:
: 핼
: 홀에.
:
: 트러스코트
: 가져다 주겠나?
:
: 메크마혼양 어디가 부편하신지요?
:
: (핼, 좌측에서 나간다.)
:
: 데니스
: 놀라실 애기가 있읍니다.
:
: 트러스코트
: (파이프를 꺼내면서 끄덕인다) 뭔데? 이 아저씨에게 말해봐요 (미소를 띤다)
:
: 데니스
: 아까 제가 홀에 갔다가 그 작은 보석함을 보았죠. 그런데 가서 보니 보석함 뚜껑이 열렸고 속엔 아무것도 없겠죠. 아마 쥐들이 모두 먹었나봐요.
:
: (핼, 좌측에서 등장. 보석함을 들고 있다. 꺼꾸로 돌린다. 들쩌귀를 단 뚜껑이 덜렁 매달려진다.)
:
: 핼
: 아주머니 장이 없어 졌어요.
:
:
: (트러스코트,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 당황한다.)
:
: 트러스코트
: 메그마혼이란 여자, 참 기가 차군 또 빠져나가게 됐어. 하나님인들 어쩔 도리가 있을라구.
:
: 어딘가에 죽은 쥐들이 있을거야. 쥐를 찾아야해. 빨리 쥐를 찾아봐!쥐를
:
: (핼과 데니스, 좌측에서 나간다.)
:
: 메클레비
: (트러스코트에게)미안한 일이지만 도대체 무슨 애기를 있는지 통분간 할수가 없군요.
:
: 트러스코트
: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부인의 위장이 없이는 유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다. 이 말씀입니다.
:
: 메클레비
: 세상이 돌아 버린 게 아닙니까? 아니라고 발씀 좀 해 주시구려.
:
: 핼
: 아무데도 없는데요.
:
: 트러스코트
: 여, 메크마혼양 또 한번 실력을 과시했군.
:
: 페이
: 트러스코트씨 어디가 편찮으세요. 제가 찾아봐 드릴까요.
:
: 메클레비
: 그럼 이 여자가 살인죄를 면하게 된단 말입니까?
:
: 트러스코트
: 별수없이 그렇게 되는가 봅니다. 그렇지만 나도 한가지 수는 더 갖고 있읍니다. 원래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법과 질서라는 면에서 전혀 절망적입니다.
:
: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읍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다른 범죄의 공범자로서 메크마혼양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것보다 더 훨씬 중대한 사건을 저지른 법죄의 공범자로서 말입니다.
:
: 메클레비
: 대량살인보다 더 중대사건이란 게 뭡니까?
:
: 트러스코트
: 공금 절도 저 아이와 공범자들이 공금을 훔쳤읍니다.
:
: 메클레비
: 해롤드는 절대로 그럴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
: 그앤 교회의 청년부에 소속하고 있는데요.
:
: 트러스코트
: 그건 하나님에게나 상관이 있을 일이지 나에겐 아무 관계도 없는 일입니다. (주머니에서 외안을 꺼낸다)
:
: 수색을 하다보니 이런 물건을 우연히 발견했읍니다.
:
: 이게 뭔지 설명해 주시겠읍니까? (눈을 메클레비 에게 건낸다)
:
: 메클레비
: (외안을 살펴보면서) 이건 대리석이구려.
:
: 트러스코트
: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조용히 메클레비를 주시한다.)제가 보기엔 눈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 내가 알고 싶은 건 익 도대체 법적으로 누구에게 소속된 거냐
:
: 하는 겁니다.
:
: 메클레비
: 눈알인지는 확실히 모르겠고 잘 처리가 된 대리석일 테죠.
:
: 트러스코트
: 이건 외안입니다. (메클레비에게서 외안을 받아갖는다) 제조업자의 이름이 명확히 써있읍니다.
:
: 제이 앤드 에스 프레이저 외안 전문 메이커라고.
:
: 페이
: 그건 제 거예요. 아버님께서 유언으로 제게 물려주신 거예요.
:
: 트러스코트
: 아버님이 물려주신 것 치고는 괴상한 유물이로군.
:
: 페이
: 그래도 전 퍽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답니다.
:
: 트러스코트
: 메크마혼양, 똑똑은 하시지만 생각한 것보다 영리하진 못 하군. 나는 바보가 아니란 말이요.
:
: 페이
: 말할 게 있으면 하셔도 괜찮아요.
:
: 트러스코트
: 이 눈알이 어디 있었는지 짐작은 가지만. (싱글벙글하며) 당신도 알고 있을 때지?
:
: 페이
: 몰라요.
:
: 트러스코트
: 거짓말 말아요! 양재용 마네킹에서 떨어진 거 아뇨?
:
: 패이
: (웃으며) 그렇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신경이 날카로우시군요.
:
: 트러스코트
: 결국 사실을 답하기로 했다니 반가운걸. 이 눈알을 원 임자에게 돌려줘야겠으니 마네킹을 풀어봐요.
:
: 페이
: 그건 안돼요! 남자가 넷씩이나 있는 앞에서 마네킹
:
: 옷을 벗기다니요. 그럴 순 없어요. 아무도 없는 데에서 제가 하겠어요.
:
: 메클레비
: 잠깐만, (트러스코트에게) 그 눈알 좀 다시 보여주슈.
:
: (트러스코트, 그에게 눈알을 준다.)
:
: (페이에게)누가 이걸 당신에게 주었오?
:
: 페이
: 그건 제 마네킹 거예요, 저분의 말씀을 듣지 못하섰던가요?
:
: 메클레비
: (트러스코트에게)마네킹과 외안이라? 그 말에 수긍이 가오?
:
: 트러스코트
: 전혀 안 갑니다. 전혀
:
: 메클레비
: (페이에게)누가 이걸 당신에게 주었소? 자, 어서 말해요.
:
: 데니스
: 제가 주었읍니다. 기념품이라고 하며 어떤 여자가 주길래.
:
: 메클레비
: 어떤 기념품으로?
:
: 데니스
: 어떤 기념품으로?
:
: 데니스
: 어떤 특별한 경우죠.
:
: 메클레비
: 여자가 자기 눈을 일부러 주면서 기념하다니 특별한 경우임에 틀림없군. 난 경관이 아냐. 이치에 맞는 대답을 해. 누가 주었지?
:
: 핼
: 제가요.
:
: 메클레비
: (날카로운 소리로) 네가! 하느님 맙소사. 아이구. 이 배은 망덕한 놈아
:
: 트러스코트
: 중대한 일을 토의하고 있는 겁니다. 쌍스런 말씀을 삼가해 주십시오.
:
: 메클레비
: 이눈은 마누라의 것이요.
:
: 트러스코트
: 선생님의 추측은 무얼 근거로 한 겁니까?
:
: 메클레비
: 아내는 유리 눈알을 갖고 있었답니다.
:
: 이건 죽은 아내의 것이요.
:
: 메클레비
: 드라이버를 가져다 주십시오. 관을 꼭 열어 봐야 겠읍니다. 또 도적맞은 게 있나 없나 좀 살펴 봐야 겠어요. 마누라 머리도 송두리째 도적맞았을지 누가 압니까.
:
: 데니스
: 메클레비씨! 참고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제 직업적인 견지에서 말씀인데 관이 되게 여기저기 부딪쳐 놔서.
:
: 페이
: (말을 가로채며) 마나님은 산산조각이 됐을는지도 몰라요.
:
: 메클레비
: 드라이버를 가져와요.
:
: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트러스코트, 심호흡을 한다.)
:
: 트러스코트
: 그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읍니까?
:
: 메클레비
: 소용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오, 드라이버를 가져와!
:
: (데니스, 메클레비에게 드라이버를 준다. 메클레비, 트러스코트에게 외안을 주고 관뚜껑의 나사를 풀기 시작한다.
:
: 트러스코트
: 죽은 자에게도 권리가 있읍니다. 이건 시체유기죄입니다. 될수록 신중을 기해주셔야 하겠읍니다.
:
: 메클레비
: 그 여잔 내 아내요. 난 아내에게 뭐든지 할 수 있소.
:
: 법적으로 나한테 권리가 있오이다.
:
: 트러스코트
: 절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혼인상의 권리는 심장외 고동이 정지한 순간에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쯤은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요.
:
: (메클레비, 관의 두번째 나사를 풀기 시작한다.)
:
: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행동은 이해할 수가 없읍니다.
:
: 무덤을 파헤치는 것과 다름없읍니다. 그렇게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는 겁니까? 눈이 없다고 해서 천당에 갈사람이 못갈 것도 아니잖습니까? 신부님께서도 제 말에 동의할 겁니다.
:
: (메클레비, 고개를 숙인채 일을 계속한다.)
:
: 이거 참, 곤란한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전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공연히 말썽만 일으키는 것밖에 안됩니다.
:
: 핼
: 이 안이 온통 법틀로 범벅이 돼버리겠군.
:
: 이렇게 되면 우린 모두 파멸이야.
:
: 트러스코트
: 이 젊은이가 오히려 선생님보다 우리가 사는 세상 물정을 잘 아는가 봅니다.
:
: 메클레비
: 내가 하는 일은 하나도 잘못이 없소.
:
: 트러스코트
: 선생의 일에 잘못이 있고 없고는 당국이 결정해 줄 일입니다. 선생같이 엉뚱한 생각을 하는분은 혼란을 일으킬 분입니다.
:
: (메클레비, 관뚜껑을 쳐든다.)
:
: 핼
: 우리 영감이 기절초풍 할 거야.
:
: (메클레비, 관속을 들여다보더니 도처히 믿어지지 않는듯 뭔가 중얼거린다. 메클레비 뒤로 물러선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
: 데니스
: 부축해! 기절하실 것 같아.
:
: (데니스와 페이, 메클레비을 부축하여 침대로 데리고 간다. 메클레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시체 옆에 쓰러진다.)
:
: 메클레비
: 어디야? (당황하여) 어디? (시체에 눈이 가는 핼의 시선을 쫓는다. 공포로 해서 위축된다) 아이구, 이럴수가, 이 세상도 말세로구나.
:
: 트러스코트
: 겨우 관 뚜껑만 열어보고 세상이 말세라니. 진정하세요, 선생님.
:
: 페이
: (트러스코트에게) 시체가 억망이 된 건 사고 때문일거에요. 사실을 확인해 보시겠어요?
:
: 트러스코트
: (몸서리를 치며) 아니 괜찮아요. 일을 하다보니 놀라운 일이 한둘이 아닌데. 임임이 일일이 모두 들여다볼 것도 없소이다.
:
: 페이
: (데니스에게) 관뚜껑을 도로 닫아요.
:
: (데니스, 뚜껑을 닫느다)
:
: 메클레비
: (핼에게) 나가 넌 이제 이집에 발도 들여 놓지 말어. 내가 당한 일을 온 세상에 알려야겠다.
:
: 페이
: 결과를 생각하셔야죠, 결국 젤띠크 신부님을 파멸시키는 결과가 될겁니다.
:
: (침묵. 트러스코트, 수첩을 펴들고 메클레비를 쳐다본다.)
:
: 아 하나님 나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모든걸 잃어 버리고 말았읍니다.
:
: 메클레비
: 지금 내 심정은 고소하도 하고 싶은 심정이요.
:
: 트러스코트
: 누굴 고소하고 싶습니까?
:
: 메클레비
: (사이, 양심의 가책으로 고란한다. 드디어-)
:
: 나 자신이요.
:
: 트러스코트
: (수첩에서 고개를 쳐들며) 무슨 죄를 지셨읍니까?
:
: 메클리비
: 난-난, (땀을 흘리며)당신의 거짓정보를 주었오.
:
: 트러스코트
: 어떤 정봅니까?
:
: 메클레비
: 그 눈알이 내 아내 거라고 했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내의 시체는 무사합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아 하나님! 제 행동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
: 핼
: 부과보! 우리 아저씨가 이렇게 훌륭한 분인줄을 미쳐 몰랐어.
:
: 트러스코트
: 아 그 눈이 선생님 부인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겁니까.?
:
: (메클레비, 대답을 못한다. 난처해서 트러스코트를 판히 쳐다보고만 있다.)
:
: 페이
: (미소지으며)저 양제용 마네킹 거예요, 당신이 제일 먼저 추리한 것이 가장 정확했읍니다.
:
: (트러스코트, 수첩과 연필을 천천히 치운다.)
:
: 트러스코트
: 이만한 사건으로 혼란이 오다니, 내 머리도 검사를 받아야 하겠어요. 당신은 이중삼중이르 죄를 짓고 있오. 거짓증언. 사체유기 (관뚜껑을 열며 메클래비에게) 선생의 행동은 언어도단입니다. 그런한 아버지와 사는 젊은 애가 가없습니다. 은행강도 짓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
: 메클레비
: (창피한 듯) 어떻게 하시렵니까?
:
: 트러스코트
: 어떻게 하다니요? 곧 보고서를 올려야지요.
:
: 핼
: 잠깐 탐정, 아저씨 걸혼 하셨어요?
:
: 크러스코트
: 했지.
:
: 핼
: 그런 유식한 부인이 있으시다면 수입이 많아야겠네요.
:
: 트러스코트
: 그 음흉한 말은 뭘 뜻하는 거지?
:
: 핼
: 다 그런게 있잖아요.
:
: (트러스코트. 파이프를 입에서 땐다, 아무도 말문을 열지 않는다.)
:
: 트러스코트
: 그런거라니?
:
: 핼
: (손으로 동그라미를 하며)월급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실텐데
:
: 트러스코트
: 하하하…(일동 웃음)
:
:
: 얼마나?
:
: 핼
: 20퍼센트.
:
: 트러스코트
: 25퍼센트.
:
: 핼
: 그건너무 많은데
:
: 트러스코트
: 아니면 내일 아침 내 상관의 책상 위에 이 사건의 완벽한 보고서가 제출돼 있을 꺼야.
:
: 핼
: 그럼 25퍼센트.
:
: 트러스코트
: (악수하며)좋아.
:
: 메클레비
: 다들 고발하겠소!
:
: 트러스코트
: 아, 그렇지만 이치에 맞게 처신하셔야죠. 방금 일어난 사건은 누구에게나 듣기 거북한 일이라서 밖으로 새어나가면 좋지 못합니다.
:
: 감히 우리 탐정의 명예를 해치는 일을 일반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좋지 못하죠. 세상이 깜짝 놀랄 이 사건의 전모를 폭로하면 지역사회에 큰 해가 될 겁니다.
:
: 메클레비
: 그게 무슨 소리요? 형편없는 사람이군.
:
: 트러스코트
: 누군 형편 있구요?
:
: 메클레비
: 신부님한테 가봐야겠오. 신부님은 분별이 있으시니 날 이해해 주실거요.
:
: 트러스코트
: 신부님 자기 자신을 알고 있을 까요? 그게 더 중요할 텐데요.
:
: 메클레비
: 사설탐정은 신용할 수 없어도 신부님은 믿을 수가 있오, 내가 할 일을 충고 해 주실거요!
:
: (메클레비, 좌측으로)퇴장. 핼, 병풍 뒤에서 나타나다.)
:
: 트러스코트
: 동업자들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을 건가?
:
: 핼
: 마님 최후의 안식처로 다시 들어오시게 됐으니 마십시오.
:
: 트러스코트
: 좋았어, 자넨 신속하고 능률적으로 일처리를 하는군, 잘했어.
:
: (데니스, 병풍 뒤에서 나타난다.)
:
: 데니스
: 이젠 눈알만 있으면 다 되겠어요. 마저 도와주시겠어요?
:
: 트러스코트
: (주머니에서 외안을 꺼내며) 자내가 하게. 이런 일은 나보다 자네가 경험이 많을 테니.
:
: (외안을 데니스에게 준다.)
:
: 트러스코트
: 자네들의 태연한 태도에 놀랐구먼. 죽은사람의 눈알과 이빨을 크리스마스 호도알처럼 주고 받는 걸 보면 웬만한 사람이면 기겁을 할 걸세.
:
: (페이, 병풍뒤에서 나타난다.)
:
: 페이
: 신부는 어떻게 하죠?
:
: 트러스코트
: 신경쓸필요 없어. 우리 몫이 적어지니까.
:
: 페이
: 메클레비씨가 우리를 폭로한다고 위협했잖아요.
:
: 트러스코트
: 전에도 폭로 당한 적이 있어. 지금 12년 옥살이를 하고 있소.
:
: 핼
: (일동 웃음) 우리 아저씨 체포한다면 제가 훌륭한 중인이 돼
:
: 트러스코트
: 멋진 생각이군, 우리 사설탐정은 자네처럼 도량있는 젊은이를 받아들이려고 해. (패이에게)메크마흔양, 찬성이지요.
:
: 페이
: 네. 그게 최선의 해걸책인 것 같아요.
:
: (데니스, 병풍을 접는다. 시체가 침대 위에 있다.)
:
: 트러스코트
: 그리고 자넨?
:
: 데니스
: 증인석에서의 경험은 전혀 맛본 일이 없으니 새로운 경험이 될 테죠.
:
: 트러스코트
: (보석함을 집어든다) 이걸 보관할 가장 안전한 장소는 우리본부 안이야. "절대로 훔친 물건은 멀리 숨기지 말라 등잔 밑이 어두우니까" 라는 금언이 있거든.
:
: (보석함을 겨드랑에 끼고 출구로 들어선다)오늘 저녁에 전화 걸어줘. 그때 메클래비의 소식을 들려주지. (페이에게 명함을 준다.) 이것이 내주소요. 이 동네에서 꽤 알려져 있지.
:
: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고 좌측에서 나간다. 현관문이 꽝하고 닫히는 소리. 사이.)
:
: 핼
: (한숨을 쉬며) 좋은 분이야, 일한는 게 멋이 있다구.
:
: 데니스
: 속이 틔었어, 보통 경찰관하곤 질이 틀려.
:
: (핼과 데니스, 침대에서 관을 쳐들어 발판위에 놓는다.)
:
: 핼
: 우리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그래도 사설탐정에 의지할 수가 있다는 건 흐뭇한 일이야.
:
: (페이를 가운데 두고, 세 사람 관 옆에 서 있다.)
:
: 페이
: 당신 주인을 함께 합장해드립시다.
:
: 그렇게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잖아요?
:
: 핼
: 아저씨는 아직 살아있는데
:
: 페이
: 걱정말아요. 곧 돌아가시게 될거야. (일동웃음)
:
: (묵주를 쳐들고 고개 숙여 기도를 올린다.)
:
: 핼
: (사이, 데니스 에게) 이젠 여기서 지내. 방도 많으니 오늘 밤 짐을 갖고 와.
:
: (패이, 고개를 쳐든다.)
:
: 페이
: (날카롭게) 안돼요, 데니스와 결혼하면 우린 이 집에서 나가야 하잖아요.
:
: 핼
: 어째서?
:
: 페이
: 사람들이 우릴 보고 뭐라겠어요. 우리도 체면을 차려야 돼잖아요.
:
: (그녀, 다시 기도를 드린다. 조용히 입술이 움직인다. 데니스와 핼, 관 양쪽에서 있다.)
:
: 데니스
: 뭐 결혼? 설마 나도죽이진 않겠지?
:
: 페이
: 어머 당신도---
:
: (핼웃는다. 두사람 키스)
:
:
: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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