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약초를 배울 때의 일입니다. 지인이 하도 술을 마셔서 건강이 좋지 않자 필자에게 술을 끊을 수 있는 약초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었지요. 스승인 운파에게 무엇이 좋으냐고 여쭈니 스승은 쥐똥나무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와 산행을 하던 중 굵기가 반움큼 이상 되는 쥐똥나무를 순식간에 통째로 뽑아버려 옆지기와 함께 벌린 입을 다물지를 못했지요. 가는 나무도 돌무더기에 박혀서 자라는 나무는 뽑기가 힘든데 작지도 않은 나무를 휙~ 소리가 나게 단번에 뽑아버린 것입니다. 직접 목격하지 않고는 믿을 수없는 일이었습니다.
운파는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알콜중독자에게 쥐똥나무가 특효한 약재라하였습니다. 아마 허한 기를 보하고 체질을 개선하니 주독을 빼는 데에는 이만한 약재가 드물었을 것이리라. 특히 허한 기를 보하고 남성의 정력을 보강하는 만니톤과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가의 성분이 있어 알콜에 쩔어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알맞은 약재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열매의 생김새 때문에 약간은 지저분한 이름이 붙었지만 이 나무의 약효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남정목이라는 튼실한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릅니다. 쥐똥나무와 더불어 광나무가 있지요. 서로 닮은 꼴이고 약성도 비슷하여 쥐똥나무는 남정목, 광나무는 여정목, 열매는 남정자(실), 여정실(맨 아래 사진)이라 부릅니다.
쥐똥나무에는 우선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토혈, 혈변, 주독, 체질개선, 지혈, 기가 허할 때 씁니다. 그외에 항암, 당뇨, 풍치나 잇몸병, 신장, 간,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전국에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필자는 스승께 남한 즉 황해도이남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고 배웠습니다. 이북에는 올라가보지 않았으니.. 제대로 알 수는 없지요. 그리고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환경에 따라 조금씩 유전변형이 있는 나무라고 알고 있습니다.
남해안일대와 제주도에는 버들잎쥐똥나무, 좀쥐똥나무, 왕쥐똥나무가 있으며 울릉도에는 둥근잎섬쥐똥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울타리나 공원, 아파트단지에 심기 위해 유전자변형을 시킨 원예종인 삼색쥐똥나무, 황금쥐똥나무, 금태쥐똥나무가 있지요. 길가나 공원, 아파트단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쥐똥나무에는 약성이 그리 많지 않다고 알려진 이유가 바로 원예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쥐똥나무는 남정목이라하며 수랍과, 수랍수, 수랍목, 백랍목, 백당나무, 싸리버들, 검정안나무 등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광나무와 더불어 음양목이라고도 불립니다.
맛은 담담구수하며 성질은 평하고 독은 없습니다.
열매 때문에 지저분한 이름과는 달리 꽃은 백색으로 봄의 향기에 한몫을 톡톡히 합니다. 만개하기 전의 꽃을 채취하여 담금주나 차, 효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차는 소주로 분무하여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음건하여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면 됩니다.
담금주는 꽃을 용기의 절반 이상을 넣고 술을 가득 부어서 6개월 이상 숙성을 시켜서 하루 2회 큰컵으로 한잔씩 복용하면 됩니다. 불로 즉 늙지 않는 명약이라고 합니다.
효소는 설탕을 1대 1로 섞어 6개월 이상 숙성시켜서 하루 3번 미온수에 희석시켜서 마시면 됩니다.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홀몬을 촉진시켜주는 젊음의 보양 음료가 되지요.
잎과 줄기도 활용도가 높은 약재입니다.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그냥 쓰거나 음건, 양건(잎은 제외)하여 쓸 수 있습니다.
보리차처럼 끓여서 수시로 음용하면 이 역시 장생수가 됩니다. 특히 암환자나 알콜중독자(간경화), 신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습니다. 일반인도 꾸준히 마시면 기운이 왕성해집니다. 생잎은 짓찧어서 지혈제로 쓰기도 합니다.
굵은 몸체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나무의 질이 단단해서 예전에 도장이나 목판으로 주로 써왔지요. 몸체를 잘게 쪼개서 음건 또는 양건하여 탕이나 음료수로 달여서 마시면 됩니다. 자양강장, 위장병, 간질환, 신장병에 습니좋다.
열매도 마찬가지로 설익었거나 잘 익은 열매 모두를 채취하여 담금주를 담기도 하고 탕으로 달여서 마시기도 하고 바싹 말려서 분말을 내어 꿀물에 타서 마시거나 환을 지어 복용해도 됩니다.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무력증, 소변불통,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습니다.
담금주를 할 때에는 열매를 용기의 3분의 1을 넣고 술을 가득 부어 6개월 이상 숙성을 시키면 됩니다. 그 후 내용물을 걸러내고 장기간 숙성을 시키면서 하루 2회 큰잔으로 한잔씩 복용하면 됩니다. 불로장생주가 따로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