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프로젝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쓴 2007년 12월 일정은 이렇다. '목표했던 연봉 1200(만원)을 만족할 때 : 공연 및 앨범 작업. 연봉 1200(만원)이 안될 거라 예상될 때 : 서울 안녕, 편의점 알바 시작'. 지하에서 암약하는 그의 열혈 팬들은 화들짝 놀라 최근 나온 그의 싱글 음반을 서둘러 주문한다. 그리고 25일 오후 7시 30분 부산대 앞 클럽 인터플레이에서 있을 싱글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뜨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달빛요정'은 1973년생 건장한 사나이 이진원(사진)의 또다른 이름이다. 어린시절 학교 앞 만화가게에서 본 박성봉의 기업만화 속 비밀결사대의 이름이었다는데, 특별한 뜻 따윈 없다.
'역전만루홈런'은 뭐냐고? 야구를 좋아해서. 2003년 2월 작사, 작곡, 노래와 연주는 물론 레코딩과 믹스까지 혼자 해결한 1집 '인필드 플라이'의 음반 커버가 흑백 야구사진이었던 것도, 지난해 8월 낸 2집 '스코어링 포지션' 커버를 80년대 유행하던 '야구게임'용 보드판으로 만든 것도 그래서다.
스스로를 '지하생활자'라 칭하는 '달빛요정'은 볕들 날 없이 구질구질한 청춘의 우울을 솔직한 가사와 시원시원한 목청으로 불러젖힌다. 많은 청춘들이 공감했다. '절룩거리네''스끼다시 내 인생'이 실린 1집은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홈페이지로만 판매했는데도 한정판이 매진됐고, 그 뒤 정식 라이선스로 재발매되는 진기록을 남겼다. MBC 다큐멘터리 '사랑'과 SBS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의 삽입곡으로도 쓰였지만 여전히 그는 '딴따라'로 먹고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역시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1천장 한정판으로 발매한 싱글 음반은 신곡 세 곡과 새로 편곡한 옛 노래 3곡을 담았다. 불타는 청춘의 사랑 노래 '달려간다'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의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얼후 연주가 인상적인 발라드 '이러지 마'는 여전히 싱싱하고 까칠하고 쌉싸름한 가사들로 가슴을 후빈다. http://cafe.daum.net/interplaycafe. 최혜규기자 iw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