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환 회원의 선친 묘소를 참배하고
아화고개-만불산-관산-한무당재-남사봉-마치재
낙동 8구간, 지난 3일 경주시 경계종주 사전답사 때 무더위로 너무 고생을 했기에 시티재에서 마치재로 단축 산행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오늘 날씨도 아마 그 정도 수준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지만 3-400m 정도 되는 나지막한 산길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그리고 낙동 이후 최대의 인원인 22명이 참석하여 4대의 차량에 분승하고 아화고개를 향해 출발한다. 6시 30분경 서면 아화의 애기지 휴게소에 도착하여 라병태님이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7시 7분 필자를 선두로 출발을 하는데 아침 이슬이 풀잎에 맺혀 있어 바지가 금방 이슬에 젖는다. 조금 올라가니 좌측으로 금빛의 만불사 부처님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길 찾기가 힘들 것 같았는데 표지기가 많아 쉽게 진행을 한다. 임도를 지나면 양계장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제부터 박일환 회원이 고향의 산하를 그리워하며 선두를 맡아 진행하다 부친 묘소에 도착한다. 준비한 제주와 제물을 진설하여 참배를 한 후 음복을 하면서 정종 대병을 다 비운다. 그리고 회원님들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행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황수탕에서 닭백숙을 대접하겠다고 한다.
9시경 관산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벌써부터 무덥다. 관산은 398m로 낮지만 제법 가파르다. 정상에 묘지가 있고, 삼각점이 있다고 하지만 풀과 잡목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관산을 지나 제법 가파른 능선을 내려가는데 엄청난 토룡(지렁이)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 계속해서 나지막한 봉우리가 이어지고 316.4봉에 도착하니 삼각점은 있지만 바람마저 없으니 산행하기엔 한계온도가 아닌가 싶다.
이런 무더운 날씨에 장시간 산행은 위험할 것 같다. 11시25분 이른 시간이지만 한무당재 앞 능선에서 바람도 불어오고 더운 날씨에 모두들 많이 지친것 같아 점심을 먹기로 한다. 푸짐한 진수성찬에다 곡차도 곁들이며 재미있는 정담을 나누면서 즐거운 식사 시간이다. 뒷정리를 하고 5분여 만에 한무당재 시멘트 포장도로에 도착하니 많은 회원들이 말은 없지만 산행을 그만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을 한다.
낮은 봉우리들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산행의 묘미는 없다. 이런 산을 이 무더운 날씨에 왜 가는 것일까 자문을 해 본다. 하지만 1대간 9정맥 완주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에...
우측에 정맥에서 벗어난 534m의 인내산이 보이고 앞에는 남사봉이 가끔씩 보인다. 임도가 나오고 이제 남사봉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후미는 많이 쳐진 것 같다. 오늘의 최고봉인 470m의 남사봉을 13시 36분에 올라서니 온도계는 31도를 가리킨다. 남사봉 일대는 쭉쭉 뻗은 참나무가 숲을 이루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조망은 불가능하며 오늘 구간은 거의 조망을 즐길 수 없다. 선두의 몇 분은 애기지 휴게소에 차량을 가지러 가기 위해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유유자적 하면서 산행을 즐긴다. 그리고 낮은 봉우리 몇 개를 넘은 후 14시 42분 마치재에 내려서니 선두는 벌써 차량을 회수해 와서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기념촬영을 하고 황수탕에 가서 서상명님 사모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케익과 샴페인, 폭죽을 터뜨린 후 닭백숙과 곡차로 성대한 뒤풀이를 즐긴다. 찜통더위 속에 진행한 정맥팀과 바쁘신 와중에도 차량회수를 위해 수고해 주신 권한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