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 1890)는 커다란 노란색 해바라기가 꽂힌 화병 정물화를 비롯해 여러 해바라기 그림을 남겼습니다. 그중에는 우리에게 좀 낯선 해바라기도 있는데요. 복슬복슬한 노란 꽃잎이 빼곡히 난 모습으로, 흔히 알고 있는 해바라기보다는 국화를 닮았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해바라기는 노란 꽃잎이 어두운 중앙부를 둘러싸고 있는 모양인데요. 두 해바라기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국화과 식물인 해바라기는 여러 작은 꽃이 빼곡하게 한데 붙어 꽃을 피워요.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거지요. 이런 모양을 '머리모양꽃차례'라고 해요. 해바라기꽃 가운데 어두운 중앙부 가장자리에는 납작한 혀 모양 꽃이 피고, 그 안쪽 중앙부로는 아주 짧고 작은 원통 모양 꽃잎이 붙어 나는 '통꽃(꽃잎이 서로 붙은 꽃)'이 피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노란 꽃잎 여러 장이 난 커다란 꽃 한 송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어떤 품종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고흐의 해바라기 정물화에 있는 해바라기는 유전적인 돌연변이가 일어난 품종의 하나랍니다. 중앙부에서 짧은 원통형으로 자라야 할 꽃잎이 혀 모양의 꽃 모양과 유사하게 자라나는 거지요. 그래서 복슬복슬하고 폭신폭신한 꽃잎이 많아 보이는 거고요. 이렇게 꽃잎이 많이 겹쳐 나는 것과 같은 모습의 겹꽃 형태 해바라기 품종으로는 '테디베어' '선골드' 등이 있어요.
해바라기는 일년생 식물로, 꽃을 피운 뒤에는 씨앗을 남기고 죽어요. 이 씨앗에서 새로운 해바라기가 자라나지요. 해바라기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예요. 기원전 2600년쯤부터 아즈텍인들이 씨앗 등을 식량으로 쓰거나, 종교적인 용도를 위해 재배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후 스페인 침략 과정에서 해바라기는 유럽으로 넘어갔고, 원예용이나 기름을 추출하기 위한 작물로 널리 재배됐습니다.
특히 해바라기는 동유럽 지역의 주요 작물 중 하나랍니다. 그중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는 세계에서 해바라기씨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나라 중 한 곳이에요. 해바라기를 나라꽃인 국화(國花)로 삼고 있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