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진샘이 창밖을 보며 걱정을 합니다. 하필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빗줄기가 더 굵어진다고... 그럼에도 아홉시가 되기 전에 아이들이 하나 둘, 모두 등교했습니다. 등교한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어제 배운 코바늘뜨기를 합니다. 진샘에게 그 모습을 전했더니, 진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진샘이 늘 그리는 풍경입니다. 배움이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관심과 자발성으로 배움의 욕구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그런 풍경입니다. 하윤이는 어제 길게 떠놓은 각기 색이 다른 세개의 줄을 꼬아 머리끈을 만들었네요. 완성된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었습니다. 어찌나 이쁜지.. 사진을 못찍어 아쉽네요. 남자 아이들은 어디다 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키보다 더 길게 계속해서 사슬뜨기만 하네요.^^
오늘도 리듬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진샘이 아이들에게 구구셈 맞추기 대결을 신청했습니다. 한명씩 진샘과 번갈아 구구셈 문제를 내고 맞춥니다. 한 아이가 이길때마다 용돈 숫자에 50씩 더해주기로 합니다. 긴장한 아이들... 진샘이 연이어 이기다가 뒤로 가면서 너무 쉽게 집니다. 진샘의 어설픈 (져주는)연기가 아이들에게는 통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은 '앗싸!!'하며 좋아라하고 진샘은 아무리 들어도 어색한 말투로 "좀더 확실히 연습을 해서 다시 도전해야겠다"하십니다. 아이들은 "우리도 연습하면 돼요!!!"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웃음을 참느라 좀 고생을 했습니다.^^
원래는 어제 사온 씨앗을 옥상 텃밭에 심는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다른 날로 미뤘습니다. 대신에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국어 주기집중 수업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텍스트로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서 그리스 신들의 뿌리라고 할 수있는 '가이아'와 '우라누스'에 대한 이야기와 만났습니다.
2교시에는 대천천네트워크에 갔습니다. 이번학기 삶교과는 대천천에 사는 생물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대천천 생물 도감'을 만드는 활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천천네트워크에 가서 조언도 듣고,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과 곤충박제들도 다시 한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외부활동이 있어서 문을 열지 않았네요. 오후에 가기로 했던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생물도감을 만드는데 도움될 만한 자료와 책들을 찾아 대출을 했습니다. 마침 KNN에서 맨발동무도서관 취재를 왔네요. 얼떨결에 진샘과 아이들이 인터뷰를 했습니다. 실제로 방송을 탈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오후에는, 오전에 못갔던 대천천네트워크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도움이 될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요긴한 자료들을 얻어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하루종일 비도 오고, 일정을 살짝 수정해야하는 난관도 있었지만,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채울 수 있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