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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77호 (12/11/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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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민국 U자 걷기 제 10 구간
넷째 날 이야기 (화성 우정-안산 대부도 30km)
글 : 김 영 자(레아) (leayoung@hanmail.net) 사진 : 이 창 조 (홍보위원장. lc191@hanmail.net) 김 민 종 (홍보 부위원장. mjmjk123@hanmail.net)
11월8일 목요일 넷째 날입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안산 대부도까지 30km를 걸어야 하는 날입니다.
10구간 총 150km중 이미 78km를 걸어왔습니다. 이제 72km 남았습니다.
이 여정의 절반을 넘어선 날입니다.
하룻 밤을 묵은 발리 모텔을 나와 아침 식사가 마련된 '매향리 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이른 아침의 싸~한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했습니다.
아침 식사가 마련된 '매향리 횟집'은 전 날 저녁 좋은 음식으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으며 하루의 이야기를 맘껏 풀어 놓을 수 있게 해주었던 곳입니다.
식당에 모인 회원들의 얼굴에 전날의 피로가 남아 있었습니다.
강풍속에 비를 맞으며 걸었던 날씨가 문제였으며 매일 계속되는 시멘트와 돌로 만들어진 방조제 길이 문제였습니다.
또한 이번 구간의 특성상 50분 걷고 10분 쉼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질 못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원들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바지락 미역국과 제육 볶음,콩나물 무침과 고사리 나물이 입맛을 돋구었으며 시원하고 따끈한 국물이 속을 풀어주었습니다.
정갈하고 맛갈스런 먹거리가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습니다.
따듯한 잠자리와 좋은 먹거리가 여행객에겐 더 없는 행복임을 새삼 절감케 했습니다.
짐 정리를 마친 회원들이 바닷 가 넓은 공터에 모였습니다. 안개에 쌓여 희미한 바다 저 멀리 작은 섬 하나가 보였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기총 사격과 폭격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무너져 내린 땅, 그 이름 농섬이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에 위치한 돌 고래 모양의 이섬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부터 2005년 7월까지 미 공군 사격 훈련장으로 사용 되어 왔으며 2005년 8월31일 한,미 합의에 따라 관리권이 우리 군으로 넘어왔습니다.
'전쟁시나 다름 없는 피폐한 삶의 땅'이라 항변하던 인근 주민들 모습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분단의 숙명을 안고 살아가는 이 민족의 비극적인 사실이 잠시 마음을 착잡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 땅의 자주 국방력을 실감 할 수 있었으며 선진 대열에서 대국들과 어깨를 견주는 이 나라, 이 민족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김태종님과 몇몇 분들 아니었으면 역사적인 이 곳 매향리를 무심히 지나칠번했습니다.
후기 필진들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과 사랑, 배려의 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던 아침 한 때였습니다.
이달희님의 동작에 맞추어 국민체조로 준비 운동을 마친 우리는 버스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화옹 방조제 입구까지 이동했습니다.
오전, 방조제 입구에서 해운초등학교가 있는 광평삼거리까지 약 13km, 3시간30분 예정이며 점심식사를 마친 오후엔 광평삼거리의 고천 식당에서 대부도까지 약 12km, 3시간 30분 예정입니다.
약 5,6km 정도를 버스로 이동하게 될것입니다.
'여자,남자 각 한 줄씩 두 줄로 앞과 뒤의 간격을 살피며 걸어라. 약 3시간을 걸어야 하는 이 방조제엔 화장실이 궁평항 단 한 곳 뿐이다.'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이 방조제 입구에서 이영균 위원장의 주의 사항을 듣고 출발을 서둘렀습니다.
8시40분 화옹 방조제를 출발 우측 화성평야와 좌측의 드넓은 갯벌을 끼고 궁평항과 제부도가 있는 북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원한 바닷 바람과 확 트인 시야가 회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습니다.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이미 컨디션이 분기점을 지난 상태인 넷째 날이기 때문입니다.
9시30분 첫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방조제 입구에서 출발, 방조제 삼거리와 뚝길을 걸어 4.5km 지점입니다. 화장실이 갖춰진 방파제 도로 변입니다.
10km의 긴 방조제 길에서 편의 시설이 갖춰진 쉼터가 반갑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쯤 더 쉬어야 도달 할 수 있는 고천식당까진 화장실이 없다 했던 이영균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50분 걷고 10분 쉼의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이번 구간이었습니다. 자연히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걸었던 우리들입니다. 이 쉼터가 더욱 반갑고 고마운 이유였습니다.
9시40분 첫 쉼터를 출발 광평삼거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 길 위에서 두 번을 쉬고 나면 고천 식당에 닿을 것입니다.
간간 고속 질주를 하는 자동차 외엔 도로가 텅 비어 있습니다. 드넓은 평야와 바다, 안개낀 하늘이 바다와 닿아 있었으며 쇠기러기 떼의 군무가 그 위를 비상하고 있었습니다.
끝이 안보이게 뻗어 있는 이 길은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와 우정읍 매향리를 연결하는 305번 지방도로였습니다.
약 10km의 인공호수로서 화성의 남양에서 바다로 가는 길목입니다.
적조현상으로 붉게 물든 함초와 갈색의 풀, 그리고 하얀 억새가 어우러진 갯벌 풍경이 발길을 멈추게했습니다.
한 컷의 작품을 찾아 렌즈의 셧더를 누르는 회원들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한 때의 풍경이었습니다.
10시 30분 두번째 쉼터였습니다. 출발 지점에서 부터 8.5km 거리에 도착 한것입니다. 점심식사 지점까지 약 4.5km 전방이며 11시40분에 세번째 쉼터를 지나면 오전 일정이 끝날 예정입니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안개 자욱한 바다를 바라보며 도로 옆 풀 섶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회원들의 모습이 퍽 한가롭습니다.
자연과 현대문명의 조화가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모양입니다. 주황색과 어우러진 회색의 도로 변 풍경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11시30분 드디어 이 날 오전의 마지막 쉼터 궁평항에 도착했습니다.
넓은 대지에 화옹 방조제 건립 기념비가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었으며 우리들은 하루의 반을 무사히 걸었다는 쾌감을 즐기며 호변쉼터인 소공원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기념비를 배경으로 오늘의 인증 셧,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2008년 12월31일로 되어 있는 소공원의 이 준공 기념비는 서신면 궁평항과 매향리간의 남양만을 막는 화옹지구 간척사업을 위해 구축한 약10km의 방조제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아름다운 모양의 석조 물이었습니다.
약 17년 간의 대공사로 만들어진 이 방조제는 왕복 4차선 도로와 인도,자전거로를 갖추고 있으며 원래의 이름 화옹이 화성으로 바뀌어 화옹과 화성, 두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남양천이 화성호로 흘러들어와 담수호로 예정되었었으나 시민 단체의 반발로 해수호가 되었다는 정보였습니다.
11시40분 해변공원이 있는 궁평항을 떠나 궁평교차로 앞에서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광평삼거리의 고천식당까지 약 10분이 소요될것입니다.
오전 8시30분 화옹방조제 입구에서 출발, 궁평항까지 약3시간을 걸었습니다.
아침 식사후 5시간 가까이 지난 시간입니다. 모두들 허기를 느낄 시간이며 몸도 마음도 더이상 걷기 싫다 신호를 보내옵니다. 참으로 정확한 센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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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날씨나 코스도 좋았고, 레아님께서 넷째날 우리가 걸은 내용을 써주신 후기도 좋았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리 드림
예,어거스트님. 그날 모처럼 좋은 날씨와 좋은 길이었습니다. 축복이었다 생각합니다.
과찬으로 용기를 주시니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감사합니다.
10구간을 걸으며 그동안 우리가 걸었던 길이 얼마나 평탄하고 아름다운 길이었는지 알겠더라구요. ^^
궂은 날씨에 삭막한 길만 걷다가 모처럼 만난 아름다운 길을 걸은 날이었습니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힘들었던 구간이었지만 벌써 그리워집니다. ^^
형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즈박님,^^ 그랬습니다. 이번 구간 특유의 삭막함과 아름다움의 두 길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마도 남은 날들 우리가 걸었던 그 길 들이 좋은 위로가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맛갈스런 넷째날 후기!! 이 어찌 그 긴 하루 여정을 상세히 그려놓을 수 있있을까?
생명과 같은 토양을 만나 모처럼 즐기는 한사모의 놀이 한마당!!
머리로 그리며 함께했습니다."수 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마음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를 읊조리며며 레아님의 글솜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
삼가 형님.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님이 빠진 그 자리가 왜 그리 허전했던지요. 목전에 당해야만 진정을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의 한계입니다. 속히 쾌차하셔서 마지막 구간은 함꼐 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고맙습니다.^^
가슴깊이 공감하는 아름다운 후기 잘 읽고 느꼈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김재관 드림
재관님. 늘 묵언으로 많은 말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 늘 생각하곤했습니다. 늘 함께 걸을 수 있어 든든합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글을 읽고나니 그 날 그 길이 눈에 선합니다.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 글을 쓰십니까? 감동 깊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희망 정광자 드림
오~~^^ 누구신가요. 희망님이 곧 정광자님이셨군요. 반갑습니다. 늘 좋은 말로 격려 아끼지 않는 님이 있어 또 한 든든하답니다. 함께 걷는 그 길 들이 그저 감사할 뿐이구요.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카페에서 가끔 뵙기를 소망해봅니다.^^
레아씨의 아름다운 글을 읽으며 생각 났습니다. 지ㅡㅡ난 구간걷기 할 때 하셨던 말씀이, "임진각 까지 갈수있을까?" ,,,
이제 한 구간 남았습니다.우리 모두가 화이팅!!!
~~ㅎㅎ 보오옥주씨,..^^ 기억하고 계셨군요. 제가 그런 말을 했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어쩄던 단 한번 남은 그 구간이 퍽 감격스러울것 같아요. 내 생애에 감히 꿈이나 꿀수있던 여정일까요. 그저 하늘,땅 이웃 모두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복주씨 우리 함께 밀고 당기어 마지막까지 해냅시다. 고마워요. 그리고 화이팅!!!
사랑하는 레아님!! 답글까지... 멋쟁이십니다.
최고의 "리포터"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정말 감동 그 자체이십니다.
,...^^
가장 행복한 넷째날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걸은 방조제길도 벌써 추억이 되어 아련히 그리워집니다만 넷째날의 갈대밭길을 잊을 수가 없네요.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그랬었지요,소영씨. 넷째날은 복된 날이었습니다. 이제 추억속으로 들어가 버린 날들입니다.댓글 고맙습니다. 늘 풋풋한 젊음을 간직하고 계신 님의 열정 길이 간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