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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54구간(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수렴동계곡- 백담사) 종주기
소쩍새 우는 산골 미시령의 음력 칠월 그믐 밤은 별들도 잠들어 암흑천지다. 그 밤을 쫓아 구절양장 구빗길
오르는 버스의 엔진소리는 힘겹다는 듯 구비 구비 끙끙 거리고,쌍라이트에 쏘인 길가의 반사 형광표시등은
놀라 깬 양 일순간 황색으로 빛나다 이내 어둠속으로 자지르 진다. 깊은 밤, 2시 30분의 미시령은 이따끔씩
내리는 밤의 이슬비가 차가웁다. 그러고 보니 시나브로 깊어가는 가을 밤바람이 벌써 소소하다. 2012,09,15.
백두대간 54구간 종주를 위해 찾은 미시령은 벌써 올 가을도 붉은 전설을, 빨간 단풍의 전설을 쓰기위해 긴
침묵으로 어둠속에 정중동이다.
헤드램프로 불 밝히고 애써 찾은 미시령 표지석은 높다란 기단석 위에 웅크리고 미동도 않은 체 한 밤의 백
두대간을 굳게 지키고 서 있다. 유산자의 카메라 라이트 섬광에는 귀찮다는 듯 석화 핀 천년석불처럼 어두운
얼굴로 손사레 치듯 한다. 발아래 또 다른 하나의 조그만 쌍라이트가 명멸하며 올라온다.불청 유산자의 몰래
하는 산행이라 모두가 놀라 하나 둘 쏜 살처럼 숲속으로 숨어든다. 백두대간 54구간 미시령에서 마등령으로
의 심야의 남진(南進) 산행은 그렇게 미시령 들머리 철망을 넘어 황철봉을 향해 오르며 거친 숨을 몰아 쉰다.
설악 미시령에서 황철봉으로 오르는 키 높이의 관목 숲길은 억세다. 하기야 동서를 넘나드는 세찬 바람결에
도 꿋꿋하게 그 북향 날등의 터줏대감으로 자라났으니 거칠지 않으면 오늘이 있었을까만, 미로같은 대간 숲
길을 헤치고 오르는 야간산행에 유산자의 팔 다리 얼굴에 생채기는 보통이다. 이윽코 마주하는 거대한 왕너
덜지대는 밤안개 속에서 검은 밤의 마왕으로 다가와 유산자의 눈앞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서서 실족(失足)
만을 기다리는 양 컹컹그린다. 이마를 타고 내린 땀방울은 거친 숨결에 밀려 안경유리에 떨어져 구르고,가슴
팍을 박차고 나온 체열은 또 애써 안경알에 연신 흰 막을 친다. 랜턴의 조도는 표준치를 웃도는데, 앞을 볼 수
없으니 설상에 가상이란 이를 이름인가, 불청객의 몰래하는 밤산행이 이다지도 매정하다. 설악의 밤은 못내
처연하다.
밤길은 샛별이 등대라는 말이 새록하다. 흐린 그믐 밤하늘에 별은 없어도, 황철봉으로 오르는 길 없는 너덜지
대에는 대간 선등자들이 꽂아 놓은 긴 깃대끝의 낚시 찌 같은 반사 형광막이 랜턴빛에 반응하여 빛을 발하며
가는 길을 안내 한다. 그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 절로 인다.
밤의 황철봉은 불청객에게 생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니, 아둔한 중생이라 눈앞에 두고도 볼줄 모른다.마
음으로 그려보려 애써보나 만용일 뿐, 멀리 속초의 야경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아직 여명은 멀고, 갈 길
은 아득하니, 또 한구비 저항령으로의 내리막 왕너들지대에서 중력의 법칙에 마음 졸인다.
▼ 미시령 옛길의 표지석./ 별들도 잠든 깊은 밤 백두대간마루에서 저 홀로 외로이 섰다.
◀ 미시령(彌 矢 嶺 ) ▶
국립공원 설악산 북부지역 신선봉과 남쪽 황철봉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위의 준령으로 예로부터
대관령,진부령,한계령과 함께 태백산맥을 동.서로 통과하는 주요 교통로이다. 계곡과 산세가 수려하며
서쪽 사면에서북한강의 지류인 인제군 북면 북천이 발원 한다.
▼ 미시령-황철봉-저항령- 마등령-백담사까지의 산행 지도/ 구글자료
▼ 북설악 상봉에서 바라본 미시령과 황철봉 / 자료사진
▼ 황철봉 북사면 왕너덜지대를 오르는 산우들
▼ 황철북봉을 오르는 몽중루 / 사진촬영, 함께한 산우 자연백곡님.
▼ 황철봉에서 바라본 속초시 야경
▼ 저항령의 일출./ 아침 5시 30분 저항령에서 설악동을 바라보며-
▼ 황철봉 / 어둠속에 지나온 황철남봉을 저항봉 북사면 너덜지대에서 담아 본 모습/ 동쪽에서 구름이 몰려 온다.
◀ 황철봉黃鐵峰 ▶
황철봉(1,381m)은 국립공원 설악산 북부지역의 미시령과 저항령 사이에 있는 고봉으로 미시령 남쪽 4,1km지점
에 있다. 백두대간 신선봉과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대간 마루금에 있는 이 황철봉은 일반적으로 기암괴석군이 많
은 설악산의 다른 거봉들과 달리 정상을 비롯한 북쪽과 남쪽사면 등에 엄청난 규모의 너덜지대가 있는 고봉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왕너덜지대가 있는 산으로서 3개의 봉이 있다. 주봉인 황철봉은 너덜암릉을 이루고, 1318m
의 황철북봉과 1360m의 황철남봉은 너덜암봉이다. 너덜지대란 너덜겅의 다른 이름으로, 일반적으로 "산에 돌이
많이 흩어져 덮힌 비탈"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 너덜겅과 달리 그 규모가 보다 큰 너덜겅을 일컷는다. 황철봉의
너덜지대를 왕너덜지대라 함은 너덜겅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의 돌들이 돌이기에 앞서 큰 바위돌이고 이 큰바윗
돌들이 엄청난 규모의 너덜을 형성하고 있어 왕너덜지대라 이름한다.
▼ 저항봉 북사면의 구상나무 군락지.
▼ 저항봉(정상)과 북사면의 왕너덜지대 / 설악산 산양 서식지이다.
▼저항봉 북릉에서 바라본 내설악 널협이골 풍경 / 황철봉 아래 저항령에서 인제방향
▼ 저항봉 북동사면의 구상나무와 측백나무 군락지 / 산양서식지
▼ 저항봉 북사면 왕너덜과 외설악 저항령계곡
▼ 저항봉 북사면 스카이라인
▼ 저항봉 정상과 정상암봉
▼ 저항봉 남사면에서 바라본 저항봉정상 암봉
▼ 자항봉 연속암봉
▼저항봉 연속암봉위에서 다시 본 황철남봉 동릉의 기암군
▼ 저항봉 연속암봉에서 바라본 마등봉과 멀리 설악 대청봉
◑ 설악산에서의 아침 단상 ◐
설악산은 아침 해를 불러 그 품의 수많은 골짜기를 빛으로 깨운 뒤 또다시 원동과 원서의 구름을 불러 들인다.
원동의 구름은 외설악 골짜기 마다마다에서 태산에 마치 어리광을 부리 듯 퍼포먼스에 열중하며 골을 메우고,
원서의 구름은 또 내설악 능선 마다마다에서 환상의 플레시 몹을 펼치며 위대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한다.
태산 설악산이 경외스럽다. 보면 볼 수록 신비롭다. 사방 100리 더 넓은 하늘아래 우뚝서서 온갖 자연의 일상
을 펼쳐 보이면서도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다. 사람은 태산에 오르고, 비록 한 순간 그 태산의 어깨에 무등을
타고 앉았어도 엄연히 산이 주인이며 지배자이다. 사람은 그 품안에서 무력한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설악산 ! 그 어떤 매력이 나로 하여금 년년 철철이 수십 차례를 찾았어도 또 다시 밤을 쫓아 찾게 하는가? 이
아침, 저항령을 넘어 북설악의 묏등에 앉아 설악의 능능봉봉을 바라보며 그의 참모습을 살피려 하나 아둔한
중생이라 그런지 깨달음이 없다. 능선을 따라 늘어선 기암괴석의 아기자기한 형상은 내 눈길이 동경하기에
급급한데, 내.외설악의 골짜기 마다의 동천(洞天)은 내 마음을 송두리체 빼앗아 가버린다. 단풍이 필적에 다
시 오라고 하는 듯이-
▼ 내설악 수렴동 계곡 운무
▼ 외설악 저항령계곡과 멀리 황철남봉 능선너머 울산바위
▼ 마등봉의 구상나무
▼ 마등봉의 마가목과 그 열매
▼ 마등봉의 너덜겅
▼ 마등봉 (1,327m) 정상 풍경
▼ 산우의 도움으로 또하나의 흔적을 남기고-
▼ 마등봉 철쭉의 단풍
▼ 마등령의 당단풍나무의 철이른 9월단풍
▼ 마등령정상의 입산금지 표지판
- 지나온 미시령에서 황철봉-저항령-저항봉-연속암봉-마등봉을 거쳐 이곳 마등령정상까지 8,5km
구간은 산양을 비롯한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출입이 엄겪히 금지되어 있는 구간이다.-
▼ 마등령 삼거리의 이정목
▼ 마등령 삼거리에서 내설악 오세암으로 가는 길
▼ 두 아름드리 전나무의 밑둥에 서식하는 일엽초
▼ 오세암 뒷산(마등령 자락) 풍경
▼ 오세암 풍경 - 1
▼ 오세암 풍경 - 2
▼ 오세암 풍경 - 3
▼ 오세암 만경대로 오르는 산우들 / 입산금지 구역이다.
▼ 오세암과 봉정암 갈림길의 초소풍경
▼ 영시암
▼ 수렴동 계곡 - 2
▼ 함께한 산우(유산풍류 회원들)
사진 상좌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등봉의 아리랑님, 저항봉의 짬뽕과 아리랑,오세암의 짬뽕,저항령의 솔이님
▼ 마등봉의 설악 구절초
▼ 수렴동계곡의 쑥부쟁이
▼ 백담사 계곡
▼ 백담사 지킴터
▼설악산 국립공원 백담사계곡 안내소
▼ 백담사 풍경 - 1
▼ 설악산 백담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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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한 체력가로 변신중이신 몽중루님 대단히 수고 하셨습니다^^
아-, 아리랑님.
힘들어 하는 나를 위해 뒤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근일 많은 행사일정에 감기 몸살이 있어서 금요일 주사까지
맞고 갔는데, 마음과 달리 좀 무리였던가 싶었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종주를 하였나 봅니다.
몽중루 님 고생했씨유 사진두 엄청찍었내유 담에또봐유 ~
고맙 습니다.
편도선염이 심해 금주 수요 낙동정맥산행은
쉬기로 하였습니다.
힘든 발품팔아 올리신 멋진 산행기
집안에서 편안하게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 많이 하셨니데이*^^*
고맙 습니다.
몸은 천근인데,
마음은 다시 북설악 신선봉으로 가고 있답니다.
좀 쉬염 쉬염 하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