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988년경-올림픽시절)시절부터 형을 따라 정릉->보국문->백운대->우이동을 지나 첫 경험한 산이 바로 북한산이다...
이 시절 간단한 걷는 산행만을 생각했던 나에게 우연히도 누군가에게서 받은 가죽등산화가 내품에 안기게 되었다.
지금으로 표현하자면 낡고 볼품없는 등산화이지만 운동화만 싣고서 다니던 나에게 첫 장비이자 든든한 나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로부터 고등학교까지 쭈욱~ 이 낡은 등산화를 착용하고서 형을 따라 다니던 북한산주능선을 따라 백운대 정상에서 두팔을 뻗어올리고 만세를 부르던 그때의 기억이 난다...(요즘은 만세하면 안됩니다)
그 후로는 고등학교때부터 집에서 입던 츄리닝+내복을 겹쳐입고서 도봉산으로 북한산으로 혼자산행을 다니던 기억이 있다.
롯데리아에서 경품으로 주었던 힙색까지 착용을 하고 4발아이젠에 의지한채로 등산을 하던 그 때...장비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던
고등학교 시절...그렇게 시간이 흘러 첫 직장에 들어가면서부터 장비가 늘기시작하였다.
최초로 코오롱 배낭(50리터),알루미늄스틱(코오롱),스패너(코오롱),코펠(코오롱),폴라폴리스자켓(코오롱)...이 시절 코오롱과 프로스펙스등의 아웃도어 매장들이 많이 생겨나 많은 등산객들이 이 제품을 하나쯤을 걸치고 다니던 기억이 있다.
장비를 구매하면서 느꼈던 첫 생각은 이렇다...
" 이제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더 높은 산으로 가보자 " 나의 무모함이 몇 가지의 장비를 구매하면서부터 자만심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후 야간열차에 배낭하나 둘러메고서 올라탄곳이 바로 "소백산-희방사(폭포)"였다...영주 풍기에서 하차하여 버스로 이동후
야간에 희망폭포에서 야영을 하였다...
이때도 괜찮은 장비들이 없었던...그저 초보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역시 이때도 내복은 필수...하지만...소백산 강추위에 잠을 설치고...얇디 얇은 침낭에서 벌벌 밤새 뒤쳐이면서...장비의 중요성을 느꼈던 그때의 기억...지금도 생생하다...
이후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에서 다시 1박을 하였는데...희방사계곡에서의 야영은 호텔이였다는 생각을 그곳에서 하게 되었다.
영화 15도...어머니가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셨는데...꽁꽁얼어서 먹지 못했던기억...잠자리를 찾지 못하여 산불용 감시초소 계단을 올라가 1박을 하였던 기억...무모한 행동들...이제는 다시는 하기 싫어진다...
왜냐...지금은 장비가 있으므로...추워서 밤새 잠못드는 밤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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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으로의 시작...
그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워킹산행을 꾸준히 다니다가 직장에서 군입대를 하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백두산부대 21사단...강원도 양구군...철책선에서 양구똥바람을 맞으며...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곳에서 신병교육을 받고서 바로 민통선 안쪽 부대에 배치를 받았다...
산좋아하다가 군에서 꽉 막힌 그런 곳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니...민간인 때와는 전혀다른 느낌이다...(월급도 많이줌...생명수당)
집에가고파~~~~
그랬다...내가 좋아서 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군생활과는 전혀다른 곳이다...
이곳에서 산 정상까지 타이어를 지고 이고 들것을 이용하여 진지를 구축하고...참 많이도 오르락 내리락...
자대배치 받고서 매복과 수색등등등...
사나이로서의 모습을 하나둘 갖추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중간생략....
군 제대후 잠시 복직하기 전쯤일 듯....
우연히 저녁 12시 북한산에서의 일출을 구경해 보고픈 생각에 배낭하나 메고서 우이동 입구로 향했다.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도착하니 도선사 주차장이 조용하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간이였는지...조용한 워킹 홀로야간산행을 시작하였다...
도선사를 지나 깔딱고개까지 단숨에 올라서니 인수산장이 있다.
조용히 지나고자 하니 인수산장지기왈...어디가냐고 하는 것이 아닌가!
비박하고서 일출좀 보려고 한다고 하니...북한산에서의 야영을 허가된 장소와 대산련가입산악 단체만이 야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산장지기와 한참의 논쟁을 펼치다 우연히 엄청난 배낭을 짊어지고 들어오는 두사람...
이 분들이 바로 나의 첫 바위 스승이요...영원한 사부이다...
이분들이 우리가 데려가서 야영한다고 하니 그때서야 산장지기와 헤어질 수 있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밤새 소주잔이 오가고 차돌박이와 삼겹살이 흡입되고...그렇게 떠들고 나니 새벽3시가 넘었다...
아침 7시 기상...
짐을 챙겨서 다시 워킹 산행을 시작하고자 길을 떠나는데...나의 사부...국연형님이 너 바위 안해볼래??????????
이 말한마디에...암벽(바위)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때는 11월 중순...
바위가 차갑게 느껴지던 날씨였다.
첫 바위! 인수대슬랩에서 후등자로 올라가...여러사람을 확보(빌레이)보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교육을 시켜주셨다...
그때 구멍난 선배의 암벽화로 고독길을 시작으로 인수a,벗길...인수b등을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때 첫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이 빌레이를 보다가 너무도 긴장하여 오른손에 펌핑이 오는 것이 아닌가...
등반이고 뭐고 힘들어서 이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느꼈을때에는 나는 이미 저만큼 위에 올라가 있었다...
마디(피치)가 끝나고 슬링줄(그때는 와이어가 아닌 슬링이 여러겹 마디에 설치되어 있었음)잡으니 자꾸 나의 손등을 때린다...
걱정말고 매달려 너 하나쯤은 견딜수 있어! 계속 그렇게 형님들께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인수정상...너무도 감격스럽다...쵝오다...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던 내 자신이...역으로 백운대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 환영을 해준다...
간단한 하강주+스팸한통으로 마무리 하고서 ...하강포인트로 이동...
이때도 하강포인트까지 형들은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난 도무지 걸어서 내려갈 자신이 없었다...형들이 설치해준 자일에 의지한채로 도착하여 겨우겨우 랑데뷰하강을 시작...겨우 땅바닥에 도착하니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산장에서 간단한 막걸리 한사발과 김치로 마무리 하고서 다시 야영장에 도착하여 남은 밥에 라면 김치를 모두 집어넣고서 끓여먹고 다시 우이동에 내려서서 그날의 등반을 자축하는 의미로 또 다시 술한잔...
역시 산쟁이들은 말술이다...
이렇게 시작된 암벽의 시작이 암벽화를 기준으로 안전모 하네스 확보줄 비너 캠 퀵도르 그리그리 등등등 많은 장비를 구매하게 되었고 추가로 야영장비까지 구매하게 되었다.
중간생략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서 선등의 세계로 빠져든다...
밑에서만 보아오던 형님들의 무브를 나 또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나의 생각과 행동은 전혀 그분들의 행동을 따라갈 수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이 분들은 강심장이다...겁도 없다...왜이리 잘 가는거야...혼자서 중얼중얼...
수년간의 경험과 등반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서서히 등반을 할때는 선등을 나가게 되었다...
오히려 후등보다 더 쉽다고 생각할 정도로...선등은 기본이 되게 되었다...
이후 북한산의 대부분의 릿지구간과 도봉산 불암산등을 꾸준히 다니게 되었고 이후 계속 인수봉을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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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매장에서 옛 생각이 떠올라서 간단한 추억올려봅니다...
경험이란...나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경험과 노하우 많이 쌓으셔서 부디 암벽등반의 세계에서 안전하고 재미있게 등반하시길 바라며....
등반중에는 절대 잡담하시거나 등반자에게서 시선을 뺏기면 절대 안됩니다...
이건 기본입니다...
또한 확보는 확실하게...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당신은 산을 내려가시길 바랍니다...^^
차라리 놀이동산 롤러코스트 타시는게 더 좋다는 제 생각입니다.
인수봉 등반이 다음주로 다가와서 여러분들께 여러가지를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두서없이 글 남겨봅니다...
오타가 있어도 이해바랍니다...
매장에서 비오는 오전에....유용섭
첫댓글 이렇게 열정적인 유대장님이 있어 든든합니다
비가와서 장사 꽝입니다...^^ 그러니...이렇게 시간죽이고 있죠... 캄사합니다...^^ 형수님...영원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형님 옆에서
만만세^^
잼이써요~^^ 렙탑안으로 들어갈뻔했음@.@!!!!
러비
이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좋은 글 항상 감사 드립니다~
경험이 자산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