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기념 청소년아카데미를 다녀와서
부산남성여자고등학교 김예솔
처음 이태석기념 청소년아카데미가 있다는 말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이 캠프에서 ‘봉사와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나서, 평소에 나에게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차적으로 받은 일정표와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관한 행사들에 대한 것을 보고, 여러모로 다녀오면 무언가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체험들도 해보고, 또 나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캠프에 가는 당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1박2일을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버스에 타서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얘기도 해보고, 캠프에 가서 친구들을 보았을 때, 모두 좋은 친구들인 것 같아 안심이 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들어가서 시청했던 ‘울지마, 톤즈’는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지만, 그렇게 집중해서 열심히 본 것은 처음이었다. ‘울지마,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그리고 그 영향, 그 분이 남기신 것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이번 시청을 하게 되면서 내 마음 속에 그 분의 따뜻하신 마음과 봉사정신이 진정으로 와 닿았던 것 같다.
개회식 전에 이 영상을 우리에게 보여준 이유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개회식을 하고 ‘Who are you’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5조 친구들, 멘토 선생님들도 만나고 다른 조의 친구들과 간단하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전에는 새로운 친구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친구들과 인사를 하면서 내가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도 했고, 선뜻 나에게 다가와 준 친구들도 있어서 그런 걱정은 사라졌었다. 다 좋은 친구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다. 점심식사를 하러 가면서 둘러본 시설이나 식사메뉴는 지금까지 가 본 어느 곳 보다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도칠훈 박사님께서 해 주신 특별강연에서는 나에게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저 분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꼈고 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시려는 마음에 감사했다. 그 다음으로 조원들끼리 함께 한 ‘손바닥 필름’ 이 전체 프로그램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과연 우리가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조원들끼리 다함께 의견을 모아 스토리를 만들고, 역할을 정하고, 영화를 찍고 나니 재미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게 느껴졌었다. 그와 동시에 이태석 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긴 것을 주제로 해서 영화 내용을 찍고 확인하면서 신부님께서 하신 일을 몸소 느끼고 나도 무언가를 남들에게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후 저녁식사를 하고 ‘세상에 남기는 말 U&I’ 프로그램에서는 ‘내가 내일 죽는다면’ 이라고 가정을 해서 유서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쓰기 전 명상을 하면서 진심으로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유서를 쓸 때 부모님에게 편지를 썼는데, 쓰면서 지금까지 나의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고, 조원들과 멘토 선생님들과 함께 유서를 읽으면서 눈물이 나오기도 했고 모두가 다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도 있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 느낀 것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문자로밖에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었는데, 표현하기 힘들지만 꼭 사랑한다고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이후 숙소에 들어와서 멘토 선생님들, 조원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듣고 간식도 먹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또 같은 숙소를 쓰는 친구들과도 지금까지 못했었던 이야기도 하면서 추억을 많이 쌓았다.
다음 날, 아침식사를 하고 오픈 스페이스 기술, ‘O.S.T’를 했다. 이러한 회의 방식은 이번 캠프에 와서 처음 들어보는 것이어서 낯선 부분도 있었다. 외국인들이 이 회의 방식을 실시한 영상을 보고 ‘아, 저렇게 하는 거구나.’ 라고 느끼고 지금까지 학교에서 해왔던 일반적인 방식 보다는 확실히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모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훨씬 더 자유로운 방식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주제를 써서 낸 것 중에, 내가 쓴 주제가 선택이 되어 어떻게 회의를 이끌어 나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멘토 선생님께서 도와주신 것도 있었고, 함께 참여했던 친구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부담 없이 회의가 진행 될 수 있었다. 이 방식에 대한 설명 중, 의장이 모든 것을 이끌어 나가고 주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고 깨달았고 이렇게 하는 게 모두에게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주로 다룬 주제가 ‘봉사와 리더십’ 이었기에 이런 것들에 관한 토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진정한 봉사란 무엇인지, 진정한 리더십이 무언인지 등 다양한 의문도 해결해 나갈 수 있었고, 발표를 하면서 또 들으면서 나에 대한 반성과 이러한 여러 가지 해결책, 결론들을 나에게 적용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제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의견을 제시하고, 타협하고 결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도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했던 ‘Social innovation challenge’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우리가 이태석 신부님처럼 사회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에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에 진행되었던 ‘손바닥 필름제’를 하기 전에 친구들의 장기자랑 시간도 정말 즐거웠고, 필름제에 부모님들도 참관을 하셔서 더 필름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조의 영화도 처음 보게 되어서 기대가 많았고, 그 결과도 기대한 것보다 재미있고 좋았다. 또 다른 조들의 아이디어도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아서 신선했고 웃긴 장면도 많아서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고 폐회식을 하면서 받은 수료증을 보면서 얼마동안 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벌써 끝났다는 생각에 아쉬웠고, 섭섭한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이 캠프의 가장 큰 취지가 이태석 신부님을 본받고 봉사와 리더십을 함양하는 것이었는데, 캠프가 끝나고 돌이켜 보면 아쉬울 것 없이 봉사정신, 리더십과 같은 것에 대해 정말 많이 배우고 느낀 것 같아 캠프에 다녀온 1박2일의 시간이 너무나도 값졌다고 생각한다.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낸 것도 자랑스럽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서 좋았다. 특히 멘토 선생님들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셨고, 프로그램을 하는데 도움도 많이 되어 주시고 우리의 진로에 관한 상담이나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또 오빠, 언니같이 친근하고 편안하게 대해 주셔서 1박2일 동안 아무 걱정 없이 잘 지내다 온 것 같다. 다음 3회 청소년아카데미에서 또 다른 친구들이 와서 나처럼 좋은 추억을 쌓아가길 바라고 그때도 이번에 한 것처럼 즐겁고 값진 캠프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