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 꽃
난 환호 소리에 기쁨을 만끽한다. 순천에 내려와 보니 화초들이 있었고 그중에 호야가 두개 화분, 그리고 내가 선물 받은 호야를 가지고 내려와 다른 꽃들과 함께 키워가기 시작하였다. 그전에 살았던 공동체에서 키웠던 호야가 생각이 났고, 그때 호야꽃을 보며 너무 기뻐하였던 시간들이 되살아 나면서, 묵상을 통해 얻어낸 삶의 지혜가 다시 올라왔다. 겉보기에 초록색깔로 이루어진 잎들이 길게 줄기를 내리며 자라는 그 화초안에서 아름다운 호야 꽃이 피는 모습을 봄으로 겉모습에 비해 깊이 안에서 올라오는 진면목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호야 세 개의 화분이 있는데, 이 호야 화초들을 보면서 “언제 꽃을 만나지,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하면서 계속 중얼거리면서 호야에게 이야기 하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그 호야가 얼마 전 약간 줄기 부분이 새롭게 보이더니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꽃이 피려면 호야가 더 자라야 하는데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난 너무 기뻐하며 환호하였다. “호야야 고맙다. 너의 깊은 마음의 꽃을 볼 수 있게 하여 줌에” 나의 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된 것일까?....
호야꽃을 본 후로 호야 화초에서 그냥 묵직한 화초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꽃을 만나니 이 꽃이야말로 너무 아름다운 별의 모양을 갖춘 품위있는 호야꽃인 것이다. ‘사랑한다. ’ 이 한마디가 호야의 꽃을 보게 만든것일까?
우리 인간도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실수하게된다. 진솔한 면들은 나중에야 알게 되어,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 호야꽃을 보면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음을 묵상해 본다.
호야 화초는 겉보기에 초록 색깔의 두툼한 잎들로 줄기를 이루며 계속 뻗어나가고 있는 화초라 잎 모양을 보더라도 ‘예쁘다.’ 라는 느낌보다 그냥 묵직한 화초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초록 색깔과 아이보리 색깔과 연분홍 빛의 잎사귀로 이루어진 이 묵직한 화초에서 아름다운 별 모양의 꽃이 핀다는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인간 관계안에서 얼마나 외모를 보고 판단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는지, 있는자, 없는자로 분리하며, 성격이 안맞는다고 투덜거리며, 마음속 깊이 구분을 짓고 있는지, 인간의 부족한 마음과 나약함을 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처럼.... 나의 체험안에 이 호야꽃이 나의 관계성을 어떻게 유지하며 살아가야 되는지 깊이 묵상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세상의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시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면서, 그 안에 하느님의 기적과 사랑을 보여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보게 된다. 또 자캐오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모습도 되살아난다.
세관장이었던 자케오, 로마의 앞잡이, 키가 작아 나무 매달렸던 자캐오,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나무위로 올라간 자캐오, 그러니 예수님의 눈에 띄일 수 밖에....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실 수 있는 은총을 얻어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행복한 시간을 주님과 보내는 자캐오의 기쁜 모습을 보게 된다.
이처럼 호야꽃 덕분에 나 자신의 닦음을 되돌아 보고, 인간관계 안에서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진솔하게 마음을 나누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수도자가 되어야 함을.....
계속해서 호야를 보며 기도한다. “호야야 고맙다. 이렇게 예쁜 꽃을 필 준비를 하여 줌에” 난 올라오는 호야 꽃의 봉오리를 관찰하면서 계속 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른 화초들에게도 함께 기도를 나누어 준다.
이처럼 기도는 식물도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 하물면 인간을 위한 기도는 더 열심히 해야 함을 느낀다.
만나는 신자들, 이웃들,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세상안에 자라나는 아이들의 영적인 건강을 위해서.... 기도 해야한다. 예수님께서도 아무도 없는 곳에 가시어 기도하시고, 당신에게 닥칠 위험을 아셨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감수하시며 기도하셨으니 말이다. 세상을 바라 보시면도 인간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예수님,
나 또한 사도직 여성 수도자로써 예수님의 마음을 지닌 수도자로 거듭나며, 더 깊이 들어가는 기도생활의 부지런함을 습관처럼 지니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첫댓글 수녀님 오랫만입니다.
좋은 묵상글 나눠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수녀님의 사랑한다는 말에 대답하는 호야꽃처럼 누구에게 사랑의 미소에 대답하는 마음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