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걸 보고 있는 너와 쌤이 '대화'한다고 해보자. 자. 대화하는 거야. 네가 먼저 쌤한테 말했어. 그럼 쌤은 뭘 해야 해? 대답해야겠지! 그래야 대화잖아.
이렇게 누군가는 말을 걸고, 누군가는 대답하고. 이럴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말투가 바로 대화체야! 좀 더 와닿게 설명해볼게. 정철의 <속미인곡>을 한번 읽어보면, 대화체인 게 빡! 드러나. <속미인곡>에는 갑녀와 을녀가 나와. 갑녀가 터덜터덜 걸어가는 을녀를 보고 "해 다 저문날에 누구 보러 가느냐?"라고 물으니, 을녀는 "아이고 갑녀 언니ㅠㅠ 내 이야기 좀 들어봐요"라고 하며 막~ 하소연을 해. 그런 을녀를 갑녀가 위로해주는 식으로 시가 진행되지. 이런 게 바로 대화체! 오케이?
독백체 | 대화체와 다르게 독백체는 혼자 중얼거리는 말투야. 김광균의 <와사등>을 살펴보자. 화자가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라고 물어봐. 그런데 아무도 대답을 안해. 혼잣말하고 있는 거다 그지? 사실 그다지 대답을 해줘야겠단 생각도 안 들어.
이런 게 바로 독백체야! 사실 대부분의 시는 독백체의 진술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
동일 시구 반복 | "동일한 = 같은", "시구 = 시 구절"의 반복인 거야. 즉 같은 시 구절이 계속 나오는 것!
김수영의 <눈>을 볼까? "기침을 하자 / 기침을 하자." 이렇게 완!전!히! 100% 같은 시 구절이 반복되고 있어. 이럴 때 동일한 시구 반복이라고 하는 거야. 알겠지? |
동일한 종결 어미 | 종결 어미라는 말이 어려웠니? 종결은 문장을 끝맺는다는 뜻! 어미는 동사나 형용사의 끝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니다.'에서 '-다'와 같은 녀석들을 종결 어미라고 한단다. 그 종결 어미를 반복한단 뜻이야.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를 볼게.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를 보면, 문장을 끝맺는 말이 모두 같은 걸 확인할 수 있지? '-라'로 끝나고 있잖아? 이런걸 '동일한 종결 어미의 반복'이라고 하는 거야! |
명령적 어조 | 명령적 어조는 '명령하는 듯한 말투'라는 뜻이야. 명령은 어떤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시키는 것을 말해.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에 보면, "껍데기는 가라."라는 구절이 자주 나와. 껍데기 보고 "가라!"라고 명령하고 있는거지? 이런 경우 명령적 어조가 사용됐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문법적으로 살펴보면, 명령적 어조를 형성하는 방법은 '-어라/아라'의 사용이야. 쉽게 말해서 '-어라/아라'가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명령적 어조를 판단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단 거지!
명령적 어조를 사용하면, 주제의식이 분명해져. 화자가 원하는 모습, 원하는 주제가 명령적 어조에서 딱 나오니까 말이야. <껍데기는 가라>의 주제는 뭐겠어?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껍데기야 없어져라!"의 내용일 거야. 쉽지? |
묘사 | 묘사를 쉽게 생각하면 '어떤 것의 모습에 대한 TMI 대방출'! 예시를 들어보자.
"민쌤은 잘생겼어요."라고 말하면. 물론 내가 잘생겼단 것은 전달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생겼는지. 민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긴 어려워. 여기에 묘사를 넣어볼까? "민쌤은 눈이 박보검같고, 코는 원빈 같고, 입은 정우성 같고, 눈썹은 장동건처럼 진하고, 키는 이광수처럼 커." 이게 바로 묘사야! 민쌤의 모습에 대한 TMI 대방출이지?
다른 예시로 설명해볼게. "밤이 되었다."라고 말하면 저마다 떠올리는 밤의 모습이 모두 다를 거야. 구체적인 상상은 어렵지? 그런데 이렇게 표현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이게 바로 묘사야! 밤의 모습에 대한 TMI 대방출! 위 문장은 백석의 <박각시 오는 저녁>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야. 어때 묘사라는 개념이 와닿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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