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2831호 ('20/12/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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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 '비밀의 정원'
가톨릭 '내 탓이오' 정신과 반구제기(反求諸己)
"메아 쿨파(Mea Culpa), - 내 탓이오."
* 군자는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
지난 11월 26일 TV조선 저녁 9시 뉴스에서 신동욱 앵커의 시선은
"메아 쿨파(Mea Culpa), - 내 탓이오"이었습니다.
지도자의 책임을 언급한 몇 가지 명언을 되새겨봅니다.
"그 책임은 내게 있다"는 리더쉽을 보인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면서도 "대통령은 책임을 남에게 떠넘길 수 없다.
그것이 대통령의 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바이든도 대선 광고에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라는 명언을 내세웠습니다.
공자는 "군자는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라고 말했습니다.
수필가 피천득은 "금강석 같은 말은 있어도 찬란한 침묵은 없다."고 했으며,
"어리석은 사람도 잠잠하면 지혜로워 보인다."는 성경 구절도 있습니다.
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국가나 사회의 지도자 자리는 바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지는 자리"라 하겠습니다.
<행복한 눈물>,1964, Roy Lichtenstein, 캔버스에 마그나, 96.5×96.5㎝, 삼성 리움
<입맞춤> ,1962, Roy Lichtenstein, 캔버스에 유채, 80*68 inch, 폴 알렌 컬렉션
천주교에서는 지난 1988년 평신도의 날을 맞이하여 신뢰회복운동을
전개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 탓이오.' 운동입니다.
1990년대 초, 당시 천주교 서울 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도
자신의 승용차에 '내 탓이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면서
'자기를 먼저 돌아볼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시의 이 운동은 배부한
스티커 40만장이 금방 동이 날 정도로 큰 호응과 반향을 얻었습니다.
Mea Culpa(메아 쿨파)는 라틴어로서 '나의 죄, 내 탓이오'라는 뜻입니다.
가톨릭에서 참회의 기도를 드릴 때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즉, 모든 것이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고
고백하며 드리는 참회의 예절 기도문입니다.
성경(잠언6:16-19절)을 기본으로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우리가 범하기
쉬운 죄를 1) 교만(Pride), 2) 탐욕(Greed), 3) 탐식(Gluttony), 4) 정욕(Lust),
5) 질투(Envy), 6) 나태(Sloth), 7) 분노(Wrath) 등 7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작은 단체나 모임일지라도 지도자는 먼저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가는 겸손한 자세와 노력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은 실천을 전제로 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로숙자의 '화군花群'(167 x 97, 종이에 채색, 2004)
선비정신 가운데 '행유부득 반구제기(行有不得反求諸己)'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동을 해서 원하는 결과가 얻어지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지난 일을 돌아보는 것은 과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한 것은
더욱 발전시키고 잘못은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인 것입니다.
선현들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맹자도 공자도 자신에게서 답을 찾았습니다.
맹자는 "행하여도 얻지 못하거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할 것이니
(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 자신의 몸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올 것이다"라 하고,
또한, "남을 사랑하는데 친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리는데 잘 안된다면 자신의 지혜를 돌아보라"며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정신을 강조하였습니다.
앞에서 제기한 바와 같이 공자도 "군자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소인은
소인은 남의 탓을 한다(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고 지적하였습니다.
이 '反求諸己' 고사성어는 우리말의 '내 탓이오'와 의미가 통하며,
'잘되면 제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과는 상반되는 뜻입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면,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때 그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앞서야 합니다.
지난 2007년 대학교수들이 새해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반구제기(反求諸己)'를 선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고갱[Gauguin, Paul, 1848~1903]은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 1891년 남태평양의
타이티 섬으로 건너가 섬의 풍경과 원주민의 생활을 주로 그렸으며, 열대의 밝고
강렬한 색채가 특징이다. <타이티의 여자들>, <눈 속의 브르타뉴 풍경> 등이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하여 국민들의 삶이 참으로 어려운데도
이 시대의 지도자들은 '서로 멸시'와 '서로 증오'라는 어처구니 없는
감정으로 인해 '서로 갈라짐'이라는 '삶의 분단'을 맞이하게 된 원인이
"메아 쿨파, 제 탓이오"라는 삶의 주어(主語)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리더들이 자신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내 탓이오'가 아니라, 오히려 '네 탓이오'로 돌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럴 리는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심지어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병적 감정'을 의미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를
즐기는 시대일런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이 여전히 삶의 희망을 놓아버리지 않는 것은
'반구제기(反求諸己)'와 '메아 쿨파(Mea Culpa), - 내 탓이오'의 정신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아직 많다는 사실입니다.
단테가 천사 앞에 놓인 세 개의 계단을 보고 자신의 악을 깨달아
외친 '메아 쿨파(Mea Culpa)'가 그대의 일상이 된다면 당신 자신의 삶에
'예상하지 못한 작은 행복과 기쁨'이 하나 더 추가될 것이며,
우리의 삶에도 '갈등과 다툼의 일상'이 지금보다는 훨씬 축소되고,
'미소와 감사의 나래'가 상상 이상으로 더욱 넓게 펼쳐진
'기쁨이 가득하고 행복한 터전'으로 바뀌어질 것입니다.
* 2020년 12월 7일 : 西湖 李璟煥
-<
Music: Kristin Amarie & David Lanz>-
메아 쿨파, 내 탓이오 [신동욱 앵커의 시선],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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