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 기자회견 ＜소녀상 혐오발언 쏟아낸 극우단체 집회 허가한 춘천경찰서에 항의한다＞

[꼼꼼]

지난 11월 24일 극우 성향 단체가 춘천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교 안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집회에서 이 단체원들은 ‘위안부는 사기’ ‘평화의 소녀상은 매춘부상’ ‘소녀상은 매춘부상인데 그러면 학생들더러 매춘부가 되라는 소리냐’라는 망언을 쏟아부었는데요. 그릇된 역사인식에서 나온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발언이 학생들과 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극우단체의 이러한 집회를 허락한 춘천경찰서에 항의하고 이런 혐오 집회가 다시는 열리지 않게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 첫 번째 발언으로  강원학부모회연합 백소련 전 회장님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학습권이 보장되어야 할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하셨습니다. 

다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최고봉 지부장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서울과 양산에서는 불허한 집회가 춘천에서 진행된 데 대해 항의하셨습니다. 

세 번째로 춘천여성민우회 권정선 회원님이 발언하셨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희망하셨습니다. 

네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춘천갑여성위원장 윤지영님이 발언하셨습니다. 신성한 학교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퍼부은 극우단체에게 분노하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연명한 단체는 19곳이었고 참석한 단체는 강원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 강원학부모회연합, 고령사회를이롭게하는춘천여성, 더불어민주당춘천여성위원회, 민주노총춘천지역지부, 민주노총강원지역본부여성위원회, 성매매일반지원시설마들렌의집, 여성가족인권상담센터한삶,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강원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강원지부, 춘천길잡이의집, 춘천여성민우회, 춘천한삶쉼터 등 13곳에서 30여 분이나 참석해주셨습니다. 긴급히 조직된 혐오집회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자회견문]

학교 앞에서 소녀상 철거 요구하며 혐오발언 쏟아낸  극우단체 집회를 허가한 춘천 경찰서에 항의한다

지난 24일 극우 성향 단체가 춘천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교 안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극우 성향 시위 참가자들은 ‘소녀상도 위안부도 대국민 사기’ ‘평화의 소녀상은 매춘부상’ 운운하며 여학생들도 졸업하면 매춘부가 되라는 뜻이냐는 망언을 퍼부어댔습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라는 단체에 소속된 이들은 1시간 동안 마이크와 확성기를 동원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말도 안되는 왜곡 주장을 고스란히 듣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의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입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8조 5항에 따르면 학교 주변이나 군사시설 주변 등 민감한 곳에서는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경찰서와 서초경찰서는 "학교 주변 지역으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고, 등·하교하는 학생들의 평온을 해치거나 인근 시민 및 여타 단체들과의 마찰 등 불법행위가 유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해당 단체가 신청한 학교 인근 집회를 불허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단체의 집회가 춘천에선 허용된 겁니다. "이 단체가 3년 전 같은 집회를 열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일부 학생들은 이번 집회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피커로 큰 소리가 나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창밖으로 집회를 내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공간인 학교 주변에서 혐오 표현이 포함된 시위가 반복되는 것은 교육권과 인권 모두의 침해입니다. 국회에서는 학생들이 극우단체들의 혐오적이고 폭력적인 표현들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앞 200m 내 혐오 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법안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경찰서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춘천 경찰서는 왜곡된 역사의식에 기반한 혐오 발언으로 학생들의 교육권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이 단체의 집회를 불허하라!

202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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