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을 초대하다.
미옥씨의 생일 이주 전부터 가조 대초리 부모님께 연락해
자신의 생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옥씨는 부모님을 초대해 외식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미옥씨가 생일 일주일 전에 대초리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생일날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 말씀드렸드니
그날 오신다고 하셨다. 대초리의 부모님은 하나 밖에 없는 딸 생일인데
가겠노라고 하셨단다.
며칠 후에 미옥씨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미옥이 생일 날 , 빌라로 갈께요. 저거 엄마랑 떡 해가지고 갈라고요.”
아버지께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하나밖에 없는 귀한 딸, 미옥씨, 부모님은 마음은 다 같으시리라.
# 외식을 하다.
미옥씨 부모님께서 빌라로 오셨다.
부모님께서 해오신 인절미를 빌라식구들과 나눠먹고,
함께 외식을 하러 갔다. 미옥씨가 키워주셔서 고맙다고
부모님께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직원은 차량만 지원하고 외식은 미옥씨 가족만 하기로 했다.
담당이 동행해 미옥씨와 가족들을 거들어 주고 함께 축하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가족만의 단란한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뜻 깊을 거라 생각했다.
그동안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부모님의 대초리 집 이야기, 동생· 가족이야기, 미옥씨의 학교이야기,
빌라 이야기 ... 등등 보통의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였을 때
하는 이야기들이 오가리라 생각했다.
솔직하고 정겨운 이야기들, 때론 서운한이야기들도 오갔을 것이다.
그 자리에 직원이 함께여도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없는 이야기도 있었으리라 ...
외식을 마치고 부모님께서 미옥씨와 나누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말씀해주셨다.
미옥씨가 음식값을 계산했다며 “우리 미옥이 덕분에 맛있는 거 잘 먹었다.
미옥아, 다음에도 맛있는 거 사줘라~”하며 농담을 하시며 웃으셨다.
빌라에서 차를 타고 예약 해 놓은 레스토랑로 향했다.
오랜만에 상봉한 미옥씨와 미옥씨 부모님, 차 안에서 부모님은
그동안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셨다.
대학교에 다니는 동생은 방학때 집에 들린다했다고 한다.
부산에서 대학 다니느라 누나 사는데도 한번 못 온다고 했다.
2학기 종강하면 올 겨울엔 누나 사는데 한 번 들른다 했다.
대초리의 외삼촌 댁은 기르던 소를 파셨다고 했다.
“미옥아 너 알제? OO아재, 그 집에 소팔았다 아이가.“ 미옥씨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맞나, 우리소는 남아있다 아이가.“ 미옥씨가 말했다.
저번 운동회이야기도 회자되었다.
”아이고, 저 아부지 미옥이 운동회때 당신 안 왔다고 삐졌다 아이가. 미옥아 맞제? “
미옥씨는 대답이 없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미안한 마음이 드셨던지
“미옥씨~ 미옥씨 아버지 운동회때 안가서 삐졌어요?, 내년에는 꼭 갈께요~
그 때 농사짓는 다고 바빠서 못갔어요~“하며 미옥씨를 달래준다.
”하메, 그러니까 내년에는 꼭 같이가소. 김밥 싸가지고 같이 가소.“
하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아빠, 꼭 와라. 내년에는 엄마랑 같이 오면 돼지 머.“하고
그제서야 미옥씨가 입을 열었다.
레스토랑 사장님께 미리 부탁하여 미옥씨가 계산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메뉴를 고르는 것을 도와주기로 했다.
미옥씨 가족과 함께 생일케잌에 불을 붙이고 생일축하노래를
하고선 가족을 뒤로 한 채 레스토랑을 빠져 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연락을 주시면 모시러 가겠노라고 말씀드렸다.
1시간 30분 여 시간이 흐른 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난로 주변에 앉아 가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옥씨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동안 한번도 소리를 지르거나 자기 고집을 주장하지 않았다.
차분하고 조금은 의젓한 모습이다.
새삼 원래 미옥씨의 나이를 떠올리게 되었다. 스물일곱 .. 어른이다.
빌라에서 아이들이나 다른 입주자들의 행동을 따라하고 소리를 지르는 미옥씨가 아니다.
(그러한 행동이 있을 때 미옥씨를 어른으로 대하지 않고 어린아이라 생각하며 대한다면
미옥씨는 영원히 어린아이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다.
힘들더라도 어른으로 좀 더 예의를 갖춰서, ‘존중해야겠다’ 한번 더 다짐했다)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차안에서 미옥씨가 음식메뉴를 골라준 일,
미옥씨에게 빌라에서 하룻밤 재워달라 했더니 안된다고 해서 서운하셨다는 이야기,
더 추운 겨울되면 군고구마 구워줄테니 미옥씨와 다른 입주자들 대초리에
초대하고 싶다는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 들이 오갔다.
미옥씨와 함께 버스터미널까지 배웅을 해드리고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돼서야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빌라로 돌아왔다.
미옥씨가 부모님곁에서 ”조심해서 들어가고,, 전화할끼다”라는 말을
서너번도 넘게 반복하자, 옆에 있던 버스기사아저씨께서
“우리가 집까지 안전하게 모실테니 걱정을 마시고 들어가이소.”하고
말씀하셔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빌라로 돌아온 미옥씨는 버스가 출발한지 10분도 안되어 대초리 집에
전화를 하고 싶다 했다. 아직 도착안하셨을 거란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화기를 들었다.
전화연결이 되지않는다.
30분이 더 흐른 후 집에 다시 전화를 해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서
“잘 도착했데요, 잘 도착하셨데요.”하곤 사무실을 나갔다.
미옥씨가 부모님을 생각하고 챙기는 것을 보며 나 또한 깨달을때가 많다.
좋은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거나 제일 먼저 전화를 하는 곳이 대초리 집이다.
애뜻함,사랑, 슬픔, 기쁨, 미운정, 고운정 이 모든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스미어든 곳, 바로 가족이라 생각한다. 미옥씨네 가족처럼..
첫댓글 날마다 좋은 소식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한 글들은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요. 너무 진실된 이야기들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나 하나 속깊고 뜻있게 실천했습니다. 미옥씨와 부모님의 외식, 잘 보낸 생일, 가족 ... 고맙습니다. 이렇게 직원과 돕는 사람은 2선에서, 당사자와 지인들이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지혜를 모으고 배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내일 부산에 갑니다. 중간에서 제가 어떻게 행해야 할 지 미리 보여주고 알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