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는 모든 스포츠 리그의 ‘꽃’으로 불린다. 긴 정규리그 이후 펼쳐지는 단기전은 한 리그의 농사를 마무리짓는 하이라이트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로 인한 재미는 더욱 짜릿하다. 팬들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여자프로농구도 예외는 아니다. 물고 물렸던 플레이오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여느 종목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명승부가 펼쳐져 왔다.
PO에서 만난 금융 라이벌
출범 중반을 넘기며 여자프로농구는 은행 팀들의 전성시대를 맞는다. 우리은행을 필두로 국민은행, 그리고 현대산업개발을 인수해 재창단한 신한은행까지. 세 팀은 경기장 안팎에서 으르렁거렸다. 이들의 ‘기 싸움’은 코트에까지 이어졌고, 치열한 다툼이 전개됐다. 농구팬들에겐 놓칠 수 없는 명승부들이었다.
2005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GAME 3
2005년 9월 19일 신한은행 60-56 우리은행
천재의 진가가 발휘된 경기였다. 출산 후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활약을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전주원. 그가 왜 ‘천재가드’라는 칭호를 받았는지를 입증했다. 스타는 위기에서 빛난다는 설도 입증했고, ‘엄마의 힘’도 보여줬다. 임신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은퇴식을 올렸던 전주원은 그 현장에서 보란 듯 재기를 넘어 ‘꼴찌’ 신한은행의 창단 첫 우승을 만들었다. 평소 담담하고, 침착했던 코트의 사령관 전주원도 이날 경기 후엔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여기까지 오기도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괜히 복귀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는 ‘독한’ 전주원의 의지는 잊지 못할 최고의 활약으로 이어졌다.
1쿼터는 우리은행의 페이스였다. 우리은행은 크롤리의 중거리 슛으로 1쿼터 포문을 연 후 김보미의 3점슛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신한은행은 1쿼터 5분 37초를 남기고 전주원이 부상으로 2분 가량 벤치에 머무는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해 1쿼터 종반 6-18로 끌려갔다.
초반 우리은행의 우세로 진행되던 경기는 2쿼터 초반 급격히 신한은행 쪽으로 기울었다. 신한은행은 4분 동안 우리은행을 무득점으로 묶고 강영숙, 전주원, 겐트, 최윤아가 차례로 득점을 올려 2쿼터 3분여를 남기고 21 -20로 경기를 뒤집었다. 신한은행의 반격으로 경기는 순식간에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28-25. 신한은행의 리드로 시작된 3쿼터에도 양 팀의 경기는 불을 뿜었다. 신한은행은 선수진과 진미정의 연속 3점슛 2방으로 3쿼터 6분께 34-27로 점수를 벌려 분위기를 탔다. 우리은행은 3쿼터 중반 7점차로 뒤졌으나 3쿼터에만 7점을 올린 김보미를 앞세워 38-37로 재차 경기를 뒤집었다.
우리은행이 한 점을 앞서며 시작한 4쿼터는 전주원을 위한 특별무대였다. 전주원은 4쿼터에만 3점슛 2개(성공률 100%), 중거리 슛 4개(성공률 80%) 등 신들린 듯한 릴레이 득점을 몰아쳤다. 전주원의 슛이 호조를 보인 신한은행은 종료 2분여전 54-49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우리은행은 3점차로 뒤지던 경기 종료 25.4초전 김계령의 자유투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해 추격의 의지를 상실했다. 전주원이 공격 시간에 쫓겨 흐트러진 자세로 정면에서 어정쩡하게 던진 3점슛이 림을 갈랐을 때. 장충체육관엔 순간 정적이 흘렀고. 이내 ‘전주원’을 호명하는 함성이 메아리쳤다. 팬들은 그렇게 ‘천재’의 진가를 확인했다. 전주원 38분09초 출장. 27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1굿수비 1블록슛과 3개의 3점슛. 만점 활약이었다.
2006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GAME 4
2006년 3월 8일 우리은행 73-70 신한은행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치열한 경쟁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 1차전은 먼저 신한은행이 이긴 상태에서 2, 3차전을 내리 이긴 우리은행. 우승을 확정짓느냐 마느냐가 걸린 결전의 날이었다. 4차전을 내준다면 5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 신한은행은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나섰다. 경기 초반은 신한은행의 기세로 흘렀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타지 맥 윌리암스와 강영숙의 골밑 플레이를 앞세워 밀어붙였다. 덕분에 전반전을 41-30으로 앞선 신한은행. 신한은행으로서는 5차전 승부를 예상하며 쾌재를 불렀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시 단기전 승부는 알 수 없었다. 더욱이 우리은행에선 침묵하던 타미카 캐칭이 후반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반전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상대 선수와 충돌로 한 차례 코트에 쓰러지기도 했던 캐칭이었기에 오히려 이를 더 갈았을지도 모르겠다. 캐칭은 후반전이 되자 돌변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았다. 수비가 붙으면 빠른 스텝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3점포를, 공간이 보이면 그대로 골밑으로 파고 들었다. 점수차는 어느새 줄어들었고, 캐칭은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3점포로 56-56 동점을 만든다. 그러더니 4쿼터 종료 45초전엔 66-63으로 승부를 뒤집는 3점포를 꽂았다. 경기는 그대로 캐칭의 손에 의해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경기는 챔피언 결정전. 신한은행도 최고가 되기 위해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동점을 허용하고, 역전을 내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종료 14초전 투입된 한채진은 ‘깜짝’ 3점포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은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공방전. 하지만 승부는 ‘집중력’을 발휘한 캐칭이 결정지었다. 캐칭은 연장 시작과 함께 골밑슛을, 연이어 3점슛을 터뜨려 체력이 떨어진 신한은행을 침몰시켰다. 73-70 우리은행의 승리. 이날의 축배로 우리은행은 통산 4번째 플레이오프 우승 금자탑을 세웠다.
우승팀이 결정될 수 있었던 마지막 경기의 긴장감과 최고 라이벌 두 팀의 맞대결. 캐칭과 맥윌리암스 두 최고 외국인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까지. 경기 내외적으로도 팽팽하게 맞붙었던 두 팀의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 결국 연장전이 돼서야 승자가 가려졌다. 양 팀 선수는 경기 후 진이 빠져 털썩 주저앉았고, 팬들은 명승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캐칭은 “나도 믿지 못할 만큼 긴장했던 경기였고, 그래서 더 집중했다”며 승리 비결을 밝혔다. 캐칭은 이날 42점을 터뜨려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고, 만장일치로 플레이오프 MVP에 뽑혔다.
전통의 라이벌 은행 라이벌전이 시작되기 전. 최고 빅뱅 경기는 삼성생명과 현대 하이페리온의 맞대결이었다. 두 팀의 길고 긴 팀 역사만큼이나 두 팀은 경기력에서도, 스카우트 경쟁에서도 실업리그에서부터 그 질긴 인연을 만들어왔다. 그 ‘악연’을 프로리그에서도 끝나지 않았다. 리그 초창기 우승을 휩쓸었던 삼성생명과 삼성생명에 막혀 만년 준우승 꼬리표가 지긋지긋했던 현대. 삼성 쪽으로 기울어졌던 라이벌 구도가 어쩌면 2002 여름리그를 기점으로 다시금 팽팽하게 맞서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2005 겨울리그 플레이오프 GAME 3
2005년 3월 9일 우리은행 66-59 국민은행
챔피언전에만 명승부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오프 1,2,3차전을 넘지 않고서는 챔프전을 밟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승부가 더 어려운지도 모른다.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맞선 플레이오프 3차전은 그 때문인지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장충체육관에서 중립 경기가 열리던 시절.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챔프전 길목에서 맞닥뜨렸다.
3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충체육관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농구팬을 비롯해 양 팀 응원단의 열기로 체육관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없을 만큼 시끄럽고 함성이 가득했다. 양 팀의 행장 부행장 등 양 은행의 고위 간부들까지 총출동해 두 은행의 팽팽한 기싸움이 볼만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역시나 일진일퇴의 공방전. 이종애-김계령-홍현희의 트리플 타워 카드를 쓴 우리은행은 초반에 앞서나갔다. 우리은행이 골밑에서 쉽게쉽게 득점한 반면 국민은행은 야투가 좋지 않았다. 어려운 초반 분위기를 돌파한 건 티즐리의 외곽과 정선민의 끈질긴 골밑 공격이었다. 두 팀 다 수비 농구를 펼쳐 점수는 그다지 많이 나지 않았다. 4쿼터 종료 때 스코어가 50-50. 긴장한 만큼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진검 승부는 연장전에 펼쳐졌다. 전열을 가다듬은 양 팀. 역시나 골밑에서 우위를 보이던 우리은행은 이종애의 바스켓 카운트 보너스 원 샷으로 분위기를 탄 뒤 김영옥과 외국인 선수 켈리 밀러의 추가 득점으로 어려운 승부의 끝을 냈다. 사력을 다해 점수 차를 줄이려던 국민은행은 챔피언 결정전 길목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김영옥-밀러-이종애가 51점을 합작했다. 피 마르는 승부에서 이긴 우리은행은 응원석을 향해 승리의 미소를 날렸고, 경기 뿐 아니라 라이벌 대결에서 승리한 우리은행의 분위기는 축제였다. 힘겹게 승리한 후 안도의 긴 숨을 내쉬던 선수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우리은행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생명을 누르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02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GAME 3
2002년 8월 15일 현대 하이페리온 101-96 삼성생명
현대에게 삼성은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었다. 16년 동안이나 강팀으로 불렸지만 ‘무관’이었다. 리그 최고의 가드로 불리던 전주원도. ‘쌍포’ 박명애와 권은정도 우승 반지는 없었다. 그 길목에선 언제나 삼성생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챔피언 결정전이 끝나고 경기장에 울리는 영국 록밴드 Queen의 ‘We are the champion’이라는 노래가 지긋지긋하다던 그들이었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두 팀은 어김없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다. 당시 두 팀을 대적할 상대는 없었다. 챔프 1차전은 ‘예상대로’ 삼성생명의 승리였다. 이대로 똑같은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현대는 2차전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두 팀은 광복절에 열린 3차전에서 운명적으로 다시 만났다. 휴일을 맞아 장충체육관은 관중들로 빼곡했다. 양 팀 선수들은 자신들의 애국지사라도 된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기에 임했다. 승부는 가히 최고의 경기였다. 양 팀의 공격 농구가 빛을 발했다.
2차전을 이긴 현대의 기세가 조금 더 높았다. 현대는 3쿼터 한 때 63-41까지 앞섰지만 너무 일찍 승리를 예상해서 일까. 삼성에 추격을 허용했다.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삼성은 박정은-변연하 쌍포와 이미선의 재치로 야금야금 점수차를 줄였다. 삼성생명은 결국 경기 종료 3초전 79-77로 승부를 뒤집었다. 급기야 현대는 경기 내내 펄펄 날던 김영옥이 동점 찬스에서 자유투 2개를 허공에 날려 고개를 떨어뜨렸다. 또 다시 삼성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급습했다. 그 순간 외국인 선수 나키아 샌포드가 골밑에서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두 개를 다 넣는다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샌포드의 자유투 성공률이 문제였다.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파울을 얻을 당시 상대 선수와 부딪혀 코트에 쓰러져 있던 샌포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대로 벤치로 물러났다. 자유투를 던져야 할 선수가 부상일 경우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는 룰이 적용돼 벤치에 있던 강지숙이 자유투 라인에 섰다.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듬직한 외모만큼이나 담담한 표정의 강지숙은 자유투 2개를 깨끗하게 성공시켰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현대는 천신만고 끝에 연장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샌포드는 벤치에 있었다. 이를 틈타 삼성생명 외국인 선수 탄젤라 스미스에게 골밑 슛을 허용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삼성생명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언제나 기적은 현대에게 일어났다. 정윤숙의 천금같은 레이업이 1차 연장 종료 3.6초전 터졌고, 두 팀은 2차 연장전을 준비했다. 두 팀 모두 각각 86 득점.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을 것 만 같았던 상황. 관중석엔 앉아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연장 2차전. 극적인 동점을 두 차례나 만든 현대는 사기가 충전했다. 김영옥은 내 외곽에서 7득점을 보태 ‘광복절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김영옥이 35득점 3점슛은 4개를 터뜨렸다. 샌포드는 28득점하며 골밑을 지켰다. 어렵게 챔프전 승부를 2승 1패로 만든 현대는 다음 날 열린 챔프 4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1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무명’에서 ‘여왕’에 등극한 김영옥이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고, 무릎 십자인대 부상 후 1년 6개월만에 복귀한 전주원은 생애 첫 우승 트로피에 키스했다.
2006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GAME 5
2006년 7월 27일 삼성생명 60-52 국민은행
삼성생명은 은행팀들의 강세 속에 외로이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지켜왔다. 하지만 은행팀 틈에서 어느새 우승컵과는 거리가 멀어져왔다. 6년 째 무관. 삼성생명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더욱이 이미선이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고,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이탈이 이어지면서 삼성생명은 ‘불운한’팀으로 이미지가 심어지기도 했다. 어느새 선수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우승을 할 수 없는건가”하는 자괴감이 퍼졌고, 그렇게 정상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 삼성생명에게도 서서히 부활의 빛이 비춰졌다. 명장 정덕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벨기에 특급’ 얀 바우터스가 팀에 합류했다. 이미선이 없었지만, 박정은-변연하 쌍포와 우리은행에서 이적한 이종애. 신예 김세롱까지 합세해 2006 여름리그에서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2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난적 우리은행을 꺾었다. 그리고 국민은행과 만났다. 챔프 1,2차전을 내리 이겼을 때만 해도 우승컵을 쉽게 찾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3,4차전이 국민은행의 차지가 됐을 땐 또다시 준우승의 악령이 떠올랐다. 정덕화 감독은 4차전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승리를 내준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벽을 내리쳐 5차전엔 손에 붕대를 감고 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접전이었다. 아직 우승컵이 없는 국민은행이나 6년 만에 정상에 오를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는 삼성생명. 양 팀엔 최고 선수들이 즐비했다. 정선민, 신정자의 국민. 박정은, 변연하의 삼성.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3점차의 불안한 리드 끝에 후반전을 맞은 삼성생명은 기다렸다는 듯 박정은, 변연하의 3점포가 터졌다. 쌍포의 폭격에 국민은행은 실책을 연발하며 무너졌고, 삼성생명은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뒤엉켜 눈물을 쏟았다. 경기 후 박정은은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기자를 와락 끌어안기도 했다. 그렇게 삼성생명에겐 우승이 절실했다. 우승 세리머니 후 축하연으로 자리를 옮긴 선수들은 일본에서 재활 중이던 이미선에게 전화 통화를 연결했다. 홀로 타지에서 외로운 재활과 싸우던 이미선은 동료들의 우승 소식에 감격해했다.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서로를 위하는 애틋한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삼성생명의 우승은 보는 이들에게도 감격적이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2차전 패배를 딛고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온 국민은행의 저력에도 박수를 보낼 수 있었던 ‘알찬’ 2006 여름리그였다.
승부는 계속된다
이 외에도 플레이오프의 명승부는 손에 꼽기 어렵다. 2004 겨울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앞세워 꼴찌 신화를 창조했던 금호생명의 창단 첫 우승. ‘슈퍼스타’ 정선민 영입 후 순식간에 리그를 제패해 버린 신세계의 2000, 2001 여름리그, 2002 겨울리그 연속 제패….
그리고 2011 삼성생명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플레이오프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됐고, 삼성생명과 KDB생명, 신세계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과연 올해는 어떤 팀의 누가 명승부를 연출할까. 다가오는 플레이오프가 기대된다.
글 이선영 객원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2011-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