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백북스> 2024년 4월 모임
주제 : 『백석을 이야기하며 2024년 봄』
발표자 : 참석회원 낭송 및 종합토론
일시 : 2024, 4. 16(화) 16:00 ~ 19:00
장소 : 내가면 내가저수지 일원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 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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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새 봄입니다. 고려산에는 진달래축제가 한창이고요.
아시다시피 우리 ‘강화백북스’에서는 봄과 가을 각 1회씩 야외 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이번 72회 모임은 고려산 자락의 내가저수지 일원을 산책하며 모임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주제는 ‘백석 시인’으로 회원님들 각자 백석에 관해 나와 있는 시집이나 관련 이야기들을
찾아 읽고, 낭송하고, 이야기하는 봄나들이 겸 친목의 시간을 가지려고요.
회장,총무,회계가 4월 9일 강화도를 한바퀴 돌며
좋은 장소를 물색하려 사전 답사했습니다.
<4, 16(화) 모임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6:00시 까지 내가면사무소 앞 집결
(주변에 주차장소가 충분합니다.)
16:00~16:30 내가저수지 나들길 꽃구경 산책
16:30~18:00 ‘어느새 봄’(카페)에서 백석이야기
18:00~19:00 저녁식사 후 해산
(* 당일 차값과 식사비용은 1/n로 추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