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말씀하시길
6월의 푸르른 숲으로
둘러쳐진 도당공원
순렬사반공위령비 앞에서
팔순의 할아버지 말씀하시길
너희에게 부탁하노니
싸움은 당체 하지마라
내 삶을 뒤돌아보니
약관의 붉은 뺨일 때 왜놈들과 싸우고
불혹에 닿기까지 좌, 우익으로 싸우고
이순이 넘기까지 여, 야로 싸우고
싸우다보니 이제는 틀니와 싸운다
아이야
명분 있는 싸움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그것을 연구해라
※ 순렬사반공위령비는 반공투사 김장렬님과 박명섭님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이다. 이 분들은 1946년 이월면 송림리에 출몰했던 좌익분자들의 폭동을 진압하고 돌아가던 중 송두리에서 다른 좌익 폭도들에게 습격을 당하여 순사하였다. 이분들의 호국정신을 기리 고자 1948년에 당시 국민회 주관으로 진천읍 4구 삼거리에 세웠으나 6.25전란 때 파괴 되자 1976년에 삼수학교 뒤 옛 충혼탑 뒤에 세웠다가 충혼탑을 옮길 때 함께 옮긴 것이다.
※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련을 딛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피를 흘려야했다. 그 대가로 오늘 우리는 편안히 살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는 휴전상태다. 이제는 싸우지 않고 이겨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