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무대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군산예총, 춘고 이인식 선생 헌정공연 펼쳐
지역 향토예술의 새로운 장 여는 단초 마련
“吾等(오등)은 玆(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학생 이인식과 춘고 이인식이 서로 마주보며 독립선언서를 읽은 뒤, ‘두둥’ 북소리와 함께 애국가가 무대 위에서 널리 퍼지자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17일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 무대에서 (사)군산예총(회장 황대욱)이 마련한 애국지사 춘고 이인식 선생 헌정공연은 이처럼 공연장을 찾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번 공연은 군산만의 색채를 띠고 지역 정체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군산예총이 올해 처음으로 준비한 기획공연으로 한국연극협회 군산지부가 주관하고 극단 둥당애가 제작했으며, 동인무대, 청년극단 브릿지, 극단자루, 김정숙&춤사랑 청소년예술단 등이 제작에 협력했다.
공연은 ‘그 함성 어찌 잊으랴’라는 제목으로 ▲1막 독립운동가 이인식 ▲2막 제2의 항일운동 ▲3막 독립운동가 가족의 애환 ▲4막 귀향 등 4막으로 구성됐으며,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이날 춘고 이인식 선생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활약상이 군산연극협회 배우들의 연기로 무대 위에서 생생한 장면으로 재현될 때마다 객석에서 연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토록 훌륭한 지역인물을 이번 공연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는 대다수 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또한 외세 침략에 의해 잃어버린 나라와 민족의 혼을 되찾으려는 애국의지와 호국정신 그리고 해방 후 교육자로서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지역의 수많은 인재들을 무상교육으로 길러낸 인물 춘고 이인식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감동과 눈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같이 군산예총의 첫 기획공연은 지역 출신 애국지사를 알리고 지역과 나라사랑의 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와 함께 군산예총이 지역 향토예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지역사랑과 결집력이 필요한 시기에 군산예총이 구국의 선구자로서 그리고 지역 후진양성의 교육자로서 평생을 헌신한 故이인식 선생을 주제로 공연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학생들에게 교육효과를 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황대욱 군산예총 회장은 “춘고 이인식 선생의 독립운동과 교육열을 되새기며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약 1년여에 걸친 자료수집 등 준비를 거쳐 3.1운동 10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감동적인 연극공연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이번 공연을 관람하신 관객 분들이 나라사랑과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어려운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으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강나루 연출가는 “일제강점기 시절과 지금의 코로나 시대는 출구 없는 시대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낯선 민주 땅에서 민족애와 공동체정신으로 오직 조국독립을 위해 27년간 치열하게 살아 온 춘고 이인식 선생을 통해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꿈꾸고 행동하고 살아내야 하는가, 그 해법을 배우는 여정이었다”면서 “청년 이인식의 마음으로 60여년의 생을 살아오신 애국지사 춘고 이인식 선생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고 말했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