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칵년 시보반 담임선생님께

[윤혜원]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나요?
1993년 면목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라 해야 하나요
유칵년 시보반 똑단발 여학생이었던
절 기억하실까 모르겠네요
유난히 작고 조용했던 아이였기에 그 많은 친구들 중에 과연 절 알아보실까... 소심한 걱정도 해봅니다
성인이 된 후 모인 동창회에서 선생님께서는 제게 어떤 일을 하느냐 물으셨고, 이제는 수줍음을 잃어 버린 너무나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전하였죠
"어머! 나는 너가 시인이나 작가가 될 줄 알았어" 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한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선생님, 저는 그때의 당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졌어요 키고 컸고 더 이상 조용하지도 단발머리도 아니지만
시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은 여전하답니다
어린꿈 하나하나를 기억해주신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제 기억속에 젊고 풋풋한 선생님으로 영원하길 바라며 가을을 기다리는 당신의 제자 윤혜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