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문학상 수상소감)
이제 종아리는 안 맞게 되겠지요
해학과 풍자의 시인 난고 김병연 김삿갓 선생이 문득문득 나타나 “너 이놈 네가 소위 김삿갓 시를 연구해서 최초로 김삿갓 박사가 된 정대구 아니냐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시를 쓰는 시인으로 자타가 인정한다면서 그래 내가 내 이름을 건 ‘김삿갓문학상’ 하나 못 탄단 말이냐 너 종아리 맞을 줄 알아라” 하셨거든요. 이렇게 꿈에도 그리던 영광의 김삿갓문학상을 마침내 수상하게 되어 저세상의 김삿갓 선생께서도 기뻐하시어 종아리는 안 치시겠지요. 하하
심사위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부족한 저를 과감하게 수상자로 의견을 모으신 것은 아마도 난고선생의 뜻이 이심전심으로 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대구 시가 어느 점에서 익살과 풍류의 시인 김삿갓과 유사한가?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나의 두 번째 시집 [겨울기도] 해설에서 평론가 김주연 교수는 정대구 시의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가 재밌다 유머러스하다 둘째가 깨끗한 동심이요 세 번째가 자기연민 이라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고 쓴 내 시의 특성을 잘 짚어낸 것 같네요 더불어 김삿갓 시 또한 이러한 요소가 편편이 들어 있음을 늦은 나이에 김삿갓 시를 연구하면서 나와 통하는 게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과체시에 천재적 실력자이면서도 과거시험을 못 보는 불우한 자신을 연민憐愍하면서 비정한 세태를 해학과 풍자 유머와 익살로 세상을 떠돈 게 아닐까요
몇 해 전 내 친구 심재기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내 네줄시집을 받고서 쓴 독후감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지요 정대구 시는 무식하고 무모하고 무지하다고 삼무(三無)시인이라고. 처음엔 어리둥절했지요. 알고 보니 그게 무식(無飾)꾸밈이 없고 무모(無謀)잔꾀가 없는 어린애와 같고 서른 몇 번째 시집을 냈으니 무지(無止)하게 그치지 않고 꾸준히 시를 쓴다는 뜻이라고 둘러대던 군요 칭찬이라네요. 하하
어쨌든 모자라는 정대구에게 큰상을 주신 심사위원님 결정에 재삼 감사의 말씀드리고 아울러 이 상을 운영하시는 위워님과 영월 문화원장 엄흥룡선생과 무엇보다 앞서 졸시집 {붑}을 펴 내어 상을 받겠끔 애 써주신 도서출판 문창길 대표께 고맙다는 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시로서 보답하겠습니다
2024년 10월 일 화성인 정대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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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삿갓은 시인이 아니라고 하셨던것 같은데... 많이 많이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김병언 김삿갓은 방랑시인, 맞아요 생전에 시집을 낸 바 없는 지금 우리가 만나는 김삿ㄳ 시집은 최초로 이응수 선생이 여기저기 흩어ㅕ 있는 김삿갓 시고를 숮ㅂ해서 1939년에 처음 세상에 선 보인 것이지요 수집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시가 잘 못 끼어든 게 많다고 말했을 뿐인데 뭔가 심송이 잘 못 이해한 것 같네요
아 그런 말씀이셨군요 제가 잘 못 이해했었네요 죄송하구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