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눈팅만 하다가 모처럼 올리는 글.....좋게 봐 주시길.....
리비아사태를 지켜보면서 제가 오랫동안 경험하고 느꼈던 것을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 올립니다.
전세계가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지금, 어떤 기업이나 국가라도 자기의 이익에 따라서 모든 정책을 추진
하고 결정하지만, 손해 보거나 이익이 나지 않는데, 도덕적 기준이나 지키는 국가나 기업은 없을 겁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왜 리비아 반군세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인정하는 것 같습니까?
리비아는 이전에 이태리식민지를 거쳤고, 카타피가 정권을 잡은 이후에 지금까지 이태리와 가장 긴밀하게
협력을 하다 보니 프랑스가 낄 자리가 없었고, 리비아국민들도 이태리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서 프랑스는 알제리/튀니지를 식민지배 했고, 지금도 이 나라는 아랍어가 공용어 이지만, 프랑스
어가 거의 공용어처럼 문제없이 사용됩니다. 당연히 프랑스의 영향력이 미치고 서로 친하지만 이들 나라는
석유가 별로 없다 보니 빼 먹을게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독들이던 리비아가 만일 이번 기회에 정권이 바뀌면 절호의 찬스가 아니겠습니까? 독재를
끝장낸다는 핑계거리도 좋으니, 그래서 반군세력을 공식적으로 두둔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프랑스는 리비아 건설시장에서도 거의 미미한 존재였습니다. 프랑스GTME라는 건설회사가 있는데,
세계건설회사랭킹으로 보면 14위정도 되지만, 이름도 없는 조그만 플랜트공사나 하고 있었으니, 그에 비하면
한국은 정말 눈부시게 많이 해 먹었습니다. 대우/현대/동아/신화 등등......근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게 쿠웨이트처럼 미국이 들어가면 한국기업들 손가락 빨 것 같습니다. 아니면 미국회사의 하청으로 공사를
하던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 미국이 주도적으로 참전해서 이라크를 몰아 냈다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이 때 전후 복구 공사에 미국기업들이 거의 독차지하고 영국기업들이 부스러기 주워 먹었지만, 전후 복구에
주워먹을게 있겠다 싶어서 같이 파병했거나 지원했던 한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유럽국가들 손가락만 빨다가
나왔습니다.
그 당시 미국정부에서 자국의 작은 건설회사까지 쿠웨이트 전후 복구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달라고
메일을 전부 보냈다고 그러더군요.
현재 리비아건설시장은 한국은 계속 나가고, 미국이나 일본건설회사는 전무, 영국과 중국, 그리고 터키가
2000년대 들어와서 석유와 건설시장에서 엄청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만일 리비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로 카다피가 정권을 잃으면 미국이나 유럽이 다 해먹고, 힘없는 한국은
그저 쳐다만 보고 손가락만 빠는 게 아닌가 합니다. 당연히 러시아는 무기시장이 막히고, 지금 많은 공사를
하고 있는 중국도 낙동강오리알 신세로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므로 리비아 비행금지 구역 설정에 반대를
했던 겁니다.
독일도 지상군파병과 비행금지 구역설정 반대를 했었는데, 그 이유는 이미 언론에 나왔듯이 기름수입과
미국의 독주에 불만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카타르는 지금 별 볼 일없는 소국이다 보니 리비아가 민주화 되면 알자지라 방송이나 풍부한 자본
으로 부동산개발에 뛰어들어서 뭔가 헤게모니 같은걸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카타르 왕족들이 카다피한데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것도 있겠지만, 실제로 카타르의 왕족자본
이 리비아의 건설시장에 많이 진출 하려다가 뭔 문제가 있었는지 계속 미적미적 하더니 결국 이런 사태가
터졌군요. 카타르는 1~2년 전에 이걸 미리 예상을 했을까요?
터키는 같은 아랍권이고 카다피와 관계가 원만한 나라이다 보니 2000년 이후로 리비아에서 터키업체들이
가장 강력한 한국의 경쟁업체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아랍국이지만 폐쇄된 국가가 아니므로 리비아 남성들이 억세고 거친 자국여자들보다 세련된
터키여자들을 좋아하는 지 모르겠지만 리비아 고위층이나 심지어 장관부인도 터키출신이 상당히 있습니다.
따라서 그 마누라들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이 음으로 양으로 취업을 위해서 리비아에 엄청 많이 들어와 있더
군요.
아이러니하게도 리비아에서 시집 못 가고 늙어가는 여자들 많습니다. 이 여자들이 모여서 카다피 앞에 가서
데모를 했는데, 한 남자가 마누라를 둘 이상 데리고 살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흠.....돈 좀 있고 바람기 있
는 한국남자들 귀가 솔깃 하겠군요?
참고로 리비아에서 일반적인 이슈로 하는 데모는 불법이며, 리비아정부의 허락 없이 데모하면 일단 작살
냅니다.
그에 반해서 정치적인 의도나 정권퇴진 데모를 한다면 경고방송 1~2번 하고 말 안 들으면 몽땅 잡아다가
감방에 가두거나 심하면 바로 총 쏩니다.
그런데도 결혼 못한 여자들 우르르 몰려가서 데모를 했으니, 아무리 냉정하고 무자비한 카다피도 직접 나와서
미혼여성들이 결혼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 해 줬다는데......카다피가 아니라
알라신이 마누라를 더 얻어라고 해도 더 얻어지나?
당연히 그 이후에도 미혼여성의 결혼문제는 전혀 해결되지도 않고, 결혼시스템도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지참금과 주택마련, 그리고 결혼잔치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이 리비아의 남자들에게 너무 버거워,
총체적으로 결혼을 어렵게 합니다.
이렇게 각국의 이해타산이 동상이몽이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사태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입니다.
참고로 한국과 한국인의 인식은 제가 중동이나 동남아를 다녀봤지만, 리비아만큼 좋게 봐주고 대우해 주는
나라는 없었습니다. 카다피의 독재에 대해서는 분명히 비난 받아야겠지만, 지금까지 한국사람들이 리비아에서
쌓아올린 인맥이나 경험이 이번사태로 인하여 한꺼번에 사라진다면, 그 인맥이나 경험으로 한국인과 우리후손
들이 앞으로 좀 더 편하고 대우받으면서 벌어먹을 수 있는 시장이 사라지는데 대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