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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 제10권
8. 상사점간품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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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타 선인은
왕에게 다 말해 주고 나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이 동자는
어느 때 출가하여 성불하며,
가장 훌륭한 법륜을 굴릴 것인가?’
그렇게 생각을 할 때
그는 저절로
마음에 지혜가 생겨
지금부터 35년이 지나서
이 동자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가장 훌륭하고
위없이 높은 법륜을
굴리리라는 것을 알았다.
선인이
이런 생각에 전념해 있을 때,
다시 자기의 모든 근이
다 성숙되었음을 보고
스스로 가책에 싸여서 탄식했다.
‘아아, 아아,
나는 이제
이 동자가
교화하는 법 바깥에 있어서
그 때를 만나지 못하겠구나.’
이렇게 관하고
매우 슬퍼서 탄식하고
목메어 울어
눈물이 얼굴을 적셨다.
그 때 아사타 선인이
고민을 주체하지 못해
이렇게 슬피 우는 것을 보고
정반왕도
슬퍼서 목놓아 울었다.
마야부인도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목메여 흐느꼈으며,
모든 석가족 대신 권속들도
다 각각 어린애처럼
따라 소리내어 울부짖었으므로
궁 안의 높고 낮은 이도
다 슬피 울어
비오듯 눈물을 쏟았다.
정반왕은
눈물이 번진 얼굴로
아사타 선인에게 말했다.
‘대덕 존사여,
이 동자가 처음 났을 때
석가족 동자 5백 명이
같은 날에 났으며
……(중략)……
5백의 동녀도 같은 날에 났고,
5백의 노복, 5백의 여종,
5백의 말 망아지,
여섯 개 어금니가 있는
5백 마리 흰 코끼리가
모두 같은 날 궁문 밖에 모였으며,
5백의 복장(伏藏)이 저절로 솟아나고,
5백의 동산 숲이
가비라성 4면에 자연히 나타났으며,
큰 상인들 5백 명이
여러 곳에서 가비라성에 왔고,
일산 5백 개, 금병 5백 개를
나라 밖 모든 왕들이
인접한 경계의
진기한 보배 구슬과 함께
다 나에게 보내 왔고,
또 무릎을 꿇어 나에게 절했으며,
다시 하늘 동녀 만 명이
모두 다
장자와
바라문과
찰제리의 집에 났습니다.
대선 존사여,
이 동자가 난 날에
나는 모든 이익을 다 얻었고,
내 마음에 바라는 것은
다 구족하였습니다.
내가 나라 안에
상 잘 보는 바라문들과
길흉을 밝히는 자들을
다 불러 모았더니,
그들은
이 동자의 형용을 보고
다 크게 춤추고 뛰며
어쩔 줄 몰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직 존사만은
이제 동자를 보고
왜 슬피 울며
왜 눈물을 흘려
우리들 권속에게
의심을 내게 하십니까?
대사는 나를 위해
그 까닭을 설명해 주시오.
나의 동자에게
어떤 재앙이나
불길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자신의 탈인지
혹은 밖에서 오는 것인지요?’
그 때 아사타는
정반왕이 눈물을 흘리며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을 보고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제 근심도 걱정도 하지 마소서.
왜냐 하면
제가 지금
이 동자에게 재앙이나
변고가 있음을 본 것도 아니며,
또 그 밖에
고뇌가 있음을 본 것도 아니며,
몸 안팎에
상서롭지 못한 일을 본 것도 아닙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지금 이 동자는 수명이 길고
어마어마한 위덕이 있으며,
단정하고 어여쁘며
황금빛 얼굴이며,
정수리는 일산 같고
코는 대통을 자른 듯하고
몸이 원만하고
지절이 알맞아
마치 금으로 만든 상(像)과 같으며
몸에 32장부상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에게 겸하여
80가지의 미묘한 상호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모든 상은
전륜성왕의 종자가 아닙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상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상입니다.
대왕이여,
이런 까닭에 저는
동자를 보건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위없는 청정한 법륜을 굴릴 것이며,
저 모든 하늘과 인간들을 위하여
법을 설해
일체 중생을 안락하게 할 것이며,
그 법은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훌륭하며
……(중략)……
청정한 범행(梵行)을 설할 것입니다.
만약 이 곁에서
법을 듣게 되면
태어날 중생은
나는 법을 끊을 것이며,
늙을 중생은
늙는 법을 끊을 것이며,
병들 이는 병을 끊을 것이며,
죽을 이는
죽음을 끊을 것이며,
걱정 근심과 고뇌에 빠진
일체 중생이 다 해탈하는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가 이제
스스로 한탄하는 것은
늙어서
모든 근이 익어
병들고 쇠약해져서
그 때를 만나 볼 수 없으니,
큰 이익을
잃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이제
스스로 슬퍼 상심하는 것이지,
동자가 길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리고는
대왕을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나에게 커다란
전도(顚倒)가 있어
동자가 성도할
그 때를 못 만남이 한이로다.
헛되이
한평생 들음 없이 지내니
내 큰 이익 잃음을 어이하랴.
내 이제 늙고 병들어
근(根)이 노후하니
죽음만 기다릴 뿐
다시 젊어질 수 없도다.
이 생에
이나마라도 만난 것을 생각하니
한편은 기쁘고
한편은 걱정과 두려움일세.
대왕이여,
석가족이 한창 흥하여
복덕이 많은 동자가 나시었네.
모든 괴로움이
핍박하는 세간을
이 동자가
모두 다 안락 얻게 하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