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입니다. 산속에선 맑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알록달록 오색 단풍 가을맞이가 한창입니다.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을 맞아 단풍이 드는 나무를 통해 부동산 가치투자의 정석을 다시 한번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은 나무의 입장에선 늙어가는 과정입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선 가을을 맘껏 느낄 수 있는 한바탕 축제로 보겠지만 말입니다.
단풍 중엔 나뭇잎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단풍나무가 최고지요. 안토시아닌이라는 빨간 색소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이 잎에서 분해되면서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져 세포액에 저장됨으로써 나뭇잎이 붉은색을 띠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저장하려면 낮에 햇빛으로 잎이 광합성을 하고 밤에는 기온이 낮아져 호흡 활동을 적게 해 탄수화물의 소비를 막아야 합니다. 즉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야 합니다. 붉은 단풍이 곱고 진하게 들기 위해선 가을 날씨가 맑고 건조하면서 온도가 조금씩 낮아져야 합니다.
미국 콜게이트대와 영국 임페리얼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풍나무 나뭇잎의 붉은색(안토시아닌)은 열매를 맺는 가을에 해충이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 붉은 나뭇잎이 떨어지면 안토시아닌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른 종의 나무가 주변에 자라지 못하도록(발아를 하지 못하도록) 독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늦가을 기온이 떨어질수록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는 수분이 감소하는데 나뭇잎을 통해 잃어버리는 수분으로 인해 나무가 더 이상 살아나기 힘들어집니다. 이에 나무는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잎으로 가는 물의 통로(잎자루와 줄기 사이)에 코르크처럼 단단한 세포층인 떨켜층을 만들어 나뭇잎에 수분 공급을 끊어 버립니다. 이어 나뭇잎은 줄기에서 떨어져 나가 낙엽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오색으로 물든 단풍은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겨울에 살아남고 새로운 봄을 맞기 위한 생존전략입니다. 종족을 보전하고 번식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가치투자자가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치투자의 정석을 충실히 실행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이 부동산에서도 하나의 좋은 투자의 정석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버핏의 투자철학은 간명합니다. ‘첫째 투자원금을 잃지 않는다. 둘째는 첫 번째 투자원칙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입니다.
버핏의 투자방법만 따라하면 부동산에서도 원금을 보전하고 최대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산층의 소액 투자든, 상류층의 거액 투자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리고 투자의 핵심은 가치투자입니다. 부동산에 내재된 미래가치를 보고 침체기에 충분히 저평가됐을 때 사들여 3년 이상 장기보유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손실위험을 줄이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가치투자는 가을철 단풍나무로 보면 안토시아닌 색소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부동산 투자원칙 4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만 투자를 하세요.
첫째 당신이 잘 아는 부동산 종목에만 투자하라. 아무리 주택이 하한가고, 오피스 오피스텔 등이 상종가를 친다고 하더라도 투자를 할 때는 “당신이 무엇을 아는지 알고, 당신이 잘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가치투자 철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일생동안 최대 5번만 투자하라. 내집마련을 제외한 부동산 투자횟수를 말합니다. 섣부른 매도나 매수로 최대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평생 보유할 가치가 있는 부동산에 투자하라. 그런 부동산이 없다면... 찾을 때 까지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3년 뒤에 팔더라도 장기 보유해야 하는 가치투자에선 평생 보유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되는 부동산에만 투자해야 합니다. 배우자를 고르듯이 말입니다.
넷째 집중투자를 하라. 내재가치가 풍부한 부동산을 찾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분산투자가 아닌 집중투자를 해야 합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썩은 계란이 아닌 싱싱한 계란을 담아야 합니다.
지금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생존의 시대입니다.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이 절실히 와 닿는 시기입니다. 투자자에게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가치투자(안토시아닌)를 하고 잘못된 투자라고 확신한다면 손절매를 해서라도(떨켜층을 만들어 나뭇잎을 떨어트려서라도) 해서 현금을 보유하고 투자의 정석(기본)으로 돌아가 투자원칙에 따라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족(蛇足) 하나입니다. 단풍 시기를 좌우하는 것은 9월의 평균 기온입니다. 평균 기온이 1도 낮아지면 사나흘 일찍 단풍이 시작됩니다. 반대로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높아지면 심하게는 열흘 정도 늦게 물들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올가을 단풍 수준(단풍이 붉고 고운 정도)은 이미 예정돼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