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나 문자를 매개로 하지않고
개달은 내용을 그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전하는 것이다
(염화미소)
세존께서 영취산 영산회상 에서
어느날 1.200 제자와 8만의 대중을 거느리고
사자좌에 올라 설법하였다
회상은 마치 물로 씻은듯 숙연하며
태허의 정적과도 같이 고요하였다
세존께서는 엄숙히 한 말씀도 하심이 없이
다만 하늘꽃(금바라)을 들어 보이실 뿐
대중은 모두 무슨 뜻인지 회득치 못하여
일언반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바로 그때 상좌의 마하가섭존자께서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세존의 거염화의 소식을 오직
가섭존자만 간파하신 것이다
세존과 가섭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바라볼 뿐이었다
대중은 말 할 것도없이
다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제 아무리 천지를 진동시키는 뇌성벽력이라도
농아자 귀먹은 벙어리에게는 들릴 리가 없으며
들리지 않으니 또한 말할 리가 없는 것이다
오직 사물의 도리를 잘 꿰뚫어 보는 밝은 눈을 가진
가섭에게만은 세존의 그 일묵이
우레소리와 벼락같은 뇌성 이상으로 마음의 귀를 울렸다
그러나 모든 대중은 마치 귀머거리와 같이 이 뇌성을 들을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