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콩박사>
콩으로 된 음식은 다 맛있다. 청국장 맛이 훌륭한데, 서비스로 주는 콩죽 맛이 압권이다. 다른 음식들 맛은 좀 서운한 게 있는데 콩, 두부 요리는 다 좋다. 상에도 오르지 않은 콩죽에 쏠려서 다른 음식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니 콩죽의 신분을 격상시켜야 하지 않나 싶다.
1. 식당 대강
상호 ; 행복한 콩박사
주소 : 경기 오산시 양산로398번길 8-11
전화 : 031-372-1232
주요음식 : 콩 요리
2.먹은날 : 2023.1.18.점심
먹은음식 ; 정식 15,000원
3. 맛보기
음식이 한상 그득하게 나와 시각적 포만감이 우선 좋다. 서비스코너에서는 상에 오르지 못한 열 야채 음식을 제공한다. 소위 가성비 좋은 음식이다.
청국장 맛있는 집 만나기 어려운데, 운 좋게 흠잡을 데 없는 청국장도 만난다. 두부 요리도 다 좋다. 향도 좋고 부드럽고 고소하다. 두부 전문점에서도 콩죽을 먹을 기회는 많지 않다. 오래 전에 많이들 먹었던 음식인데, 이상하게 식당 음식으로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콩죽을 만났다.
하지만 두부 아닌 음식은 서운한 게 많다. 콩과 두부 요리에 더 집중하면 어떨까 싶다. 특히 압권인 콩죽은 주요메뉴로 신분상승이 필요하다.
두부카나페. 시금자소스에 무순을 곁들인 한입요리. 아이디어만큼 맛도 좋다.
순두부. 고소하고 부드럽고 좋다.
야채우렁무침. 싱싱한 야채에 우렁을 잔뜩 넣고 양념 듬뿍 넣고 무쳐 두부와 먹기 좋다.
소불고기. 고기 육질이 팍팍하고 너무 달다. 좀 고급화하거나 다른 메뉴로 바꾸면 어떨까. 차라리 두부 부침을 주면 음식 주제에도 맞고, 겉절이하고도 잘 어울릴 거 같다.
연어카나페. 연어가 살짝 얼어 있지만 소스에 양파를 곁들이면 맛이 괜찮다.
코다리조림. 양념도 식감도 칭찬하기 어렵다. 두부 요리와 맛의 격차가 크다.
청국장. 반할 만큼 개운하고 풍성한 맛이 좋다. 청국장 냄새도 심하게 나지 않는데 맛은 진하다.
흰밥. 잡곡도 넣지 않은 순수한 흰밥이다. 고슬고슬하지도 않고 쫄깃거리지도 않는다. 조금 퍼진 감마저 준다. 밥맛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하기 어려운 밥이다.
서비스코너. 주요음식처럼 서비스 음식이 다양하고 푸지다. 이래서 소위 가성비 좋은 식당이 되어 인기가 높은 거 같다. 맛은 평범하지만 애쓰는 모습이 고맙다.
콩죽. 맛있는 죽을 떠오다가 흥분해서 엎질러졌다. 흥분할 만하다. 고소하고 깊은 맛, 콩으로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간이 약간 되어 있어서 필요하면 소금 간을 더해도 좋을 정도이다.
4. 먹은 후
1) 콩죽 소개
양질의 단백질급원 음식이며, 여름철 절식의 하나이다. 경기도 양평군 양근리·앙덕리유적의 무문토기조각에 콩자국이 있고, 이 유적이 서기전 4∼5세기의 것으로 보고되었으므로, 한반도에서 이 시기에 이미 콩을 재배하였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이미 쌀농사가 있었으므로 콩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만드는 법은 먼저 콩을 물에 담가 10여시간 불린 다음, 비벼서 겉껍질을 제거하여 깨끗하게 인 다음, 건져서 맷돌에 물을 주면서 곱게 갈아 한두시간 가라앉힌다.
한편, 쌀은 씻어 물에 담가 두시간 가량 불린다. 콩을 가라앉힌 웃물을 솥이나 냄비에 붓고 쌀을 넣어 끓인다. 한소끔 끓어오를 때 아래 위를 저어주고, 가라앉힌 콩 앙금을 모두 부어 잘 섞어서 고르게 한 다음, 중간불에 얹어 고소한 냄새가 풍길 때까지 계속 끓인다.
쌀알이 충분하게 익어 퍼지고 노르스름한 콩죽 속에 떠올라 있듯이 보이면 잘 된 콩죽이다. 날콩에는 안티트립신이라고 하는 유해성분이 있으나 가열하면 그 유해성이 소실된다. 그러므로 콩죽은 특히 충분하게 끓여서 콩비린내가 조금도 남아 있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먹을 때는 소금으로 간을 한다. 팥죽·녹두죽에 비하여 비교적 이용빈도가 적은 음식이나, 경상남도지역에서는 다른 죽과 더불어 봄의 시식으로 먹기도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재)
2) 콩죽 단상
콩죽은 경상도에서 많이 먹었다. 전라도에서는 집에서고 식당에서고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경상도에서는 끼니가 어설플 때면 자주 콩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콩은 어디에서나 잘 자라 제주도에서도 요긴한 식품이었다. 된장의 쓰임새가 육지보다 더 다채로운 것도 다른 곡물은 귀한데 콩은 흔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경북지방도 마찬가지다. 벼농사는 귀했지만 콩만은 흔해서 콩음식은 비교적 푸지게 먹었다. 그러다 보니 콩죽도 많이 먹었다. 콩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곡물이 귀하다는 말도 된다. 이래저래 콩을 많이 먹어 콩죽도 많이 먹어 노년에게는 추억의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정작 콩죽을 만나기는 쉽지 앟다.
경상도 음식은 상업화가 더디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음식은 전라도고, 또 먼저 상업화되기도 해서 전국 음식이 전라도 음식으로 표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상도 음식은 먹을 만한 게 있어도 상업화에는 등한했다. 그러다 보니 맛있는 음식 홍보와 개발이 뒤처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 같기도 하다.
어쨌든 경상도 추억의 음식 콩죽을 여기서 만나게 되니 반갑고 의아하다. 왜 이런 음식이 보편적인 음식이 되지 못하고 숨어 있는가. 이 식당에서도 콩죽을 만난 것이 정식 식탁이 아니라 서비스 음식 코너에서 곁눈질로 만난 것이다.
식당에도 집밥에도 권유한다. 주요 메뉴로 추가하자고. 특히 이 식당은 콩음식이 장기다. 콩죽을 정식 메뉴로 만들어 제 빛깔을 찾아주고, 영업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전환을 하면 누이좋고 매부좋을 거 같다.
3) 식후 독산성 및 세마대지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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