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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2016. 09. 05(월) 13:00~18:10 (5시간 10분)
◈ 산행코스 : 도동항-KBS중계소-구름다리-팔각정(휴게소)-나리분지삼거리길-성인봉(정상)-<원대복귀>-대원사입구-도동항-뒤풀이식당('박가네')
◈ 산행자 : 2명(뒤풀이때는 함께 간 10명, 총 12명 참석)
◈ 동반시 : "차 한 잔" / 길상호 및 "꽃이 말하다" / 최재영
◈ 뒤풀이 : 따개비칼국수에 울릉도호박막걸리와 참소주 / "박가네따개비칼국수집"(도동항)
9월 5일(월), 울릉도 여행의 둘째 날 오후이며 염 총장님과 성인봉에 오를 준비를 하였다. 성인봉의 산행은 시산회의 집행부에서 고민을 하며 금년도에는 꼭 실행을 하고 싶었단다. 그동안 집행부에서는 수고가 많았었다. 꼭 함께 가고 싶었던 친구들과 울릉도(독도 포함)를 구경하고 싶었던 마나님 3분이 있었기에 그래도 체면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친구들이 독도를 가 보기를 희망했었기에 그 시간에 성인봉의 산행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울릉도는 정말 산과 숲이 울창하고 돌도 많은 섬인데, 심지어 지하수 물도 풍부해서 가뭄이 와도 계곡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니 축복받은 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산림욕길' 이라고 지칭하는 게 더 적당해 보이는 규모이다. 높게 솟아오른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 산길을 지나가다보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가득 찬다. 울창한 나무 틈사이로 피톤치드도 많이 나온다고 하니 울릉도에 가면 꼭 한번 지나가 보시길 바란다.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 성인봉 주변은 안개와 구름이 꽉 끼여 있으며, 이슬비도 간혹 내린다. 오전 중에 '내수전일츨전망대'와 '봉래폭포'를 걸었기에 사전 준비운동은 충분히 한 셈이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성인봉 산행 금지 여부를 다시 물었다. 지난 며칠간 집중호우로 산행길이 많이 막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가능하면 가지 말 것을 당부하며 다른 한 팀이 나리분지로 해서 성인봉에 가겠다고 하였다는데, 오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울릉도 성인봉의 등산은 도동항에서 출발, 성인봉(정상)에 오른 후 나리분지로 하산하거나 나리분지에서 성인봉 정상에 올라 도동항으로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시산회의 역사상 그냥 간단히 뒤풀이만 할 수가 없어서 총장님과 둘이만 산행길이 오르기가 힘이 들면 돌아오기로 합의하고 간단히 간식을 준비한 후 13시 정각에 들머리로 올라갔다. 들머리는 'KBS중계소' 입구의 산행길이다.
대원사 입구에서 급경사 코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KBS중계소가 있는 곳으로 돌아서 올라갔다. 우리는 KBS중계탑이 보이는 곳을 들머리로 시작하여 성인봉(정상)을 오르고, 옛날에는 나리분지로 하산하여 그 곳에서 뒤풀이도 하였었는데, 이번에는 산길의 안전함을 예측할 수도 없었고 나리분지서 도동항으로 돌아올 때가 문제가 되었었다.
도로사정이 괜찬을 때에는 택시나 버스편을 이용할 수가 있었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성인봉(정상)에서 나리분지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원점으로 회귀하여 독도로 갔던 친구들과 마나님이 도동항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늦은 시간에 내려 갈 수가 없었다. KBS중계소 입구 옆에는 성인봉 코스의 지도와 상세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약간 시골길을 조금 걸어서 올라가다 보면 울창한 숲속의 등산로가 나온다. 원시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 들머리에서부터 느낌이 남다르다. 잘 알지도 못한 식물들의 군락지들이 산행길마다 있었다. 이 식물들이 이슬비를 머금고 갯바람 배인 푸르름에 신비롭기만 하다. 등산로의 코스에는 표지판이 깔끔하게 잘 세워져 있었고, 마가목 열매가 산행길에 제법 떨어져 있다.
산행길은 구름과 안개가 잔뜩 끼어있고, 바람이 불지 않아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온 몸에 땀이 제법 흘렀다. 가능하면 숨 고르기를 하면서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울창한 나무들은 그늘숲을 만들어 주고 있었으며, 원시림들이 있는 비탈진 골짜기에는 잘 만들어 놓은 나무다리와 흔들거리는 구름다리는 오묘한 느낌으로 힘든 발걸음을 새롭게 하여 주었다.
구름다리를 지나자 산사태로 길이 막혀 있는 곳이 있었다. 울릉군 관광안내소에서 성인봉 산행을 금지하는 것은 이런 산사태가 많이 있거나 구름이 잔뜩 끼어서 수시로 소나기가 와 산행길이 미끄러워 위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산행을 좋아하는 객들은 성인봉을 꼭 가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걷기 운동을 계속 하고 싶어서 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울릉도까지 들어가는 것만 해도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다. 아마 다시 또 들어오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성인봉에 빠져들었다기보다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었다. 어딘가로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었으며, 서울 근교에선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섬이 주는 신비로움 일까! 울퉁불퉁 나무뿌리 들이 땅위로 드러낸 채 자리를 잡고 있다. 굵직굵직한 팔뚝처럼 강인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식물들의 군락지도 있었는데, 식물의 명칭은 잘 모르겠다,
성인봉(聖人峰) 정상에서의 기쁨은 유명의 어느 산과도 같다. 인증샷도 서로 찍기도 하고, 성인봉 정상의 약 10여 m의 뒤편에서 알봉과 나리분지 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성불사가 위치한 송곳봉과 미륵산, 형제봉과 천부리 쪽에 천부항의 조망이 아름다웠을 텐데, 오늘은 꽉 끼인 안개와 구름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소나기라도 쏟아질 것만 같아 증명사진만 촬영하고 정상 아래의 나무로 설치된 벤취 쉼터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동반한 시 한 수(길상호 시인의 '차 한 잔')를 낭송한 후, 준비해 간 간식과 울릉도 호박막걸리를 한,두 잔씩 마셨다. 나리분지로 내려가면 어제 맛을 보았던 울릉도의 특산주 '씨껍데기동동주'를 맛볼 수가 있었을 텐데, 신령수의 매력도 알고 있었으나 입맛만 다시는 별 볼 일이 없는 날이었다.
"차 한 잔" / 길상호
묵언默言의 방
수종사 차방에 앉아서
소리 없이 남한강 북한강의 결합을 바라보는 일,
차통茶桶에서 마른 찻잎 덜어낼 때
귓밥처럼 쌓여 있던 잡음도 지워가는 일,
너무 뜨겁지도 않게 너무 차갑지도 않게
숙우熟盂에 마음 식혀내는 일,
빗소리와 그 사이 떠돌던 풍경 소리도
다관茶罐 안에서 은은하게 우려내는 일,
차를 따르며 졸졸 물소리
마음의 먼지도 씻어내는 일,
깨끗하게 씻길 때까지 몇 번이고
찻물 어두운 내장 속에 흘려보내는 일,
퇴수기退水器에 찻잔을 헹구듯
입술의 헛된 말도 남은 찻물에 소독하고
다시 한 번 먼 강 바라보는 일,
나는 오늘 수종사에 앉아침묵을 배운다
※ 침묵이 그리운 것은 언어가 존재를 압도할 때, 즉 수다가 소음이 됐을 때다. 존재의 집인 언어(하이데거)를 텅 비움으로써 현존재(Dasein)에 더 가까이 가는 것. 차 한 잔의 길 < 오민석, 시인, 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
친구들이 뒤풀이를 기다릴 것 같아 하산을 서둘렀다. 하산 코스는 성인봉을 올랐던 그 길로 가다 날머리는 조금이라도 가까운 길이라서 대원사 방향으로 갔었는데, 내리막길이 너무나 급경사로 포장이 되어 염 총장님은 발가락과 무릎이 아픈지, 잘 못 걸으며 힘들게 내려간다.
울릉도에서 만나는 박정희 1962(옛 군수관사) 부근에 왔을 때부터 비가 온다. 이미 땀에 옷이 젖어 있었기에 둘이는 우산과 비옷이 있었지만, 아예 꺼내지 않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 샤워부터 하였다. 도동항 식당에서 기다리는 친구들에겐 조금 늦으니 조금만 기다려 줄 것을 당부했었다.
숙소에서 간단히 샤워를 한 후 옷을 갈아입고서 관광안내소 옆의 뒤풀이 식당으로 갔었다. 일행 친구들(3분 사모님 포함)은 모두들 배가 고픈지 성인봉에 갔다 온 우리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뒤풀이의 메뉴는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따개비칼국수'와 김치에다 울릉도호박막걸리와 참소주 이다. 맛있게 먹고서 동반시 한 수(최재영 시인의 '꽃이 말하다')는 동석 친구의 사모님이 낭송하여 주셨다. 낭낭한 목소리와 분위기가 시낭송을 하시는 분들과 다름이 없었다.
"꽃이 말하다" / 최재영
꽃피는 한 시절을 허구라고 하다
봄 그늘에 앉아
무심한 바람이 둥글 퍼지고
향기로운 햇살 몇 줌 도르르 구르는 것을 지켜보다
그 아득한 멀미 속을 헤매다가
끓어오르는 절정들을 그만, 복사하다
꽃의 이마는 늘 신열에 휩싸였으므로
뜨거움 속에서 종종 길을 잃다
매번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길은
무수한 통점이었느니
돌아보니 폭풍처럼 지나왔노라고
지나온 길은 단숨에 지워졌노라
꽃이 닫히는 시점 또한 눈멀고 말아
모든 찰나는 숨 가쁜 적요에 들다
하여 천 년을 피어 있어도 순간이라 기록하다
한나절 봄볕이 붉게붉게 소멸해 가다
그리고 진실에 눈뜬 자들은 이윽고 말하다
봄은, 오늘 또 몇 번의 허구를 재촉하였는가
꽃들이 기울어가는 봄날을 탁본하여 후일을 도모하다
다시 처음인 듯
마지막으로 잘 알려져 있는 울릉군의 특징과 관광하게 될 때 알아야 될 자료 등을 정리해 보았다. 행남봉에 우뚝 서있는 2천 5백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령의 울릉도 향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랑을 하지만, 지난 태풍 때 일부가 부러졌다고 하였다. 성인봉의 등산에 나서며 성인봉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들기는 하였어도 특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울릉도는 동해 유일의 도서로서 동경 130°54′, 북위 37°29′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7번째의 큰 섬이며, 섬 둘레는 56.5Km이라고 한다. 울릉도는 경상북도에 속한 섬으로 포항기점 217Km의 지점에 있고, 강원도 묵호의 기점으로는 161Km의 지점에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울릉읍과 서면 및 북면이 있고, 25리 56개의 마을에 약 9천여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는 화산암으로 형성된 오각형의 섬이며, 중앙에는 성인봉(해발 984m)이 솟아 있고, 험준한 산악과 나리분지 외에는 대부분 경사지로 형성되어 있는 섬이다. 일 년 중 맑은 날이 55일 정도이고, 눈과 비가 많이 오며, 기상의 특보로는 태풍이 3~5회, 폭풍이 60~70회가 온다고 하니 때를 잘 맞춰 가지 않으면 울릉도에 들어가기가 쉽지가 않았었다.
기후는 해양성 기후로써 시원한 여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며, 평균 기온이 12°C라고 한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흑비둘기 외에 54종의 조류와 345종의 곤충류가 있다고 하며, 특히 자연자원이 풍부하여 천연기념물인 원시림과 기암괴석 및 용출수가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울릉도에는 '3無 5多'라는 말이 있는데, 3無는 도둑, 공해, 뱀이 없다고 하며, 5多는 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 많다고 한다. 특산물로는 오징어, 호박엿, 돌미역 등 청정한 해산물과 명이(산마늘), 삼나물, 더덕, 고비, 부지갱이 등 산나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무릉, 우릉 또는 우산국으로 불리던 울릉도! 울릉도는 화산섬으로 형성된 오각형의 섬으로 성인봉을 중심으로 분수령으로 형성되어 산악이 험준하고 나리분지 외는 대부분 경사지로 되어있다. 주요산업은 어업과 산채재배, 관광산업이며, 2013년 지질공원으로 승인이 되었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해양성 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지만, 겨울에는 영상의 온도로 따뜻하고, 여름에는 서늘한 ‘동온하량’형의 기후라서 연 기온차가 작은 편이다. 한편, 천연자원의 보고이자 천해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는 독도는 수려한 자연자원을 그대로 보존·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독도에는 일반주민을 비롯한 독도 경비대원, 독도 등대원 등 3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울릉군에서도 다른 시 · 군과 같이 스탬프북을 운영하고 있었다. 스탬프북은 총 18개소를 설정하고 있었는데, 관음도, 죽도, 성인봉, 독도, 도동항 · 저동항, 도동(행남)등대, 봉래폭포, 독도박물관&독도전망대케이블카, 울릉도에서 만나는 박정희 1962(옛 군수관사), 예림원, 내수전일출전망대, 울릉자생식물원, 남서일몰전망대, 태하항목모노레일, 나리분지(너와집), 울릉천국, 천부해중전망대, 안용복기념관 등이었다.
위와 같이 스탬프북에 총 18개소가 설정되어 있는데, 이 중에 10개소 이상의 스탬프를 찍어 관광안내소에 제출하면 울릉도의 기념선물을 제공한다고 하였다. 아마 울릉군의 유명식품인 오징어, 호박엿과 더덕 및 명이나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되는데, 이번에는 도로교통의 제한여건상 2박3일의 일정으로는 스탬프를 10개소 이상 받을 수가 없었다.
첫째 날부터 둘째 날까지 사진으로서 인증한 개소를 세어보니 5개소이다. 가능하다면 오늘 오전 중에 5개소 스탬프를 찍어야만 선물을 받을 수 있었는데, 시간적으로는 2~3개소 밖에 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 스탬프 찍는 것은 포기를 하였다. 점심식사는 어제 뒤풀이로 맛있게 먹었던 따개비칼국수를 다시 한 번 또 먹고 울릉도(사동항)에서 묵호로 15시에 출발하였다.
이번 울릉도 여행 및 산행은 참석한 친구들 모두가 복을 받아서 그런대로 날씨가 괜찮았고, 독도에 직접 발을 디딜 수가 있어서 모두들 기쁨에 찬 행복을 누렸다. 어려운 과정에서도 계획을 잘 세워 울릉도의 성인봉과 독도를 다녀오게 되어 하느님과 집행부에 감사를 드리며 모든 산우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6년 9월 13일 김종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