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연속 결승에 오른 조혜연 9단(왼쪽)이 33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 김영환 9단을 꺾고 제7기 대주배 패권을 차지했다.
7기 대주배 남녀프로시니어최강자전
조혜연, 결승에서 김영환에게 반집승
한 쪽은 33년 만의 첫 우승 도전에 나섰다. 또 한 쪽은 삼세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정도에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간절함을 가진 두 기사였다.
제7기 대주배 남녀프로시니어최강자전의 우승은 조혜연 9단이 차지했다. 10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판승부의 결승에서 접전 끝에 김영환 9단을 아슬아슬하게 꺾었다.
형세 그래프는 여러 차례 크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조혜연에게 위험한 장면도 많았고, 김영환이 실수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1시간 50분간 276수를 둔 결과는 극적인 반집차로 갈렸다.
▲ 2연속 준우승 후 삼세번째 대주배 우승 도전에 나선 조혜연 9단. 5기 때에는 조치훈 9단에게, 6기 때에는 최규병 9단에게 결승에서 막힌 바 있다.
"초반부터 위험한 장면이 많았다. 내용이 안 좋아서 김영환 사범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끄럽지만 마지막 공배를 메우는 것을 보고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나와서 탈진 상태 같다"는 조혜연 9단의 국후 소감.
김영환 9단은 "오늘 오전에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면서 "마지막 부분에 패를 먼저 따냈으면 어려운 것 같은데 그때는 많이 이긴 줄 알았다"고 말했다.
조혜연 9단의 대주배 우승은 처음이다. 5기 대회부터 출전하기 시작해 지난 2년간은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여자기사의 대주배 우승도 이번이 처음이다.
▲ 입단 33년 만의 첫 우승 도전에 나선 김영환 9단. 첫 출전한 대회에서 막판 역전패로 잊지 못할 아쉬움을 남겼다.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5회로 늘어났다. 2003년 여류국수전, 2004년 여류명인전, 2005년 여류국수전, 2012년 여자십단전 이후의 우승 기록이다. 김영환에게도 첫 승리를 거뒀다. 1998년 테크론배 예선, 2007년 천원전 예선, 2011년 맥심커비배 예선에서 패한 바 있다. 이번 대결은 8년 6개월 만의 재회였다.
조혜연 9단은 "개인전에서는 2012년 우승 이후인데 오랜만에 우승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프로 34년차 김영환 9단의 첫 우승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대주배는 만 50세 이상 남자 프로기사와 만 30세 이상 여자 프로기사가 출전하는 대회. 결승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진행한 이번 대회의 상금은 우승 1500만원, 준우승 500만원이다.
▲ 상대전적 3연패를 끊은 첫승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다른 기전의 우승 소식도 그렇고, 내년의 대주배 우승에도 도전해 보겠다"는 조혜연 9단이다.
▲ 왼쪽부터 조혜연 9단, 대회를 후원하는 TM마린의 김대욱 대표, 김영환 9단.
▲ 수상자들과 내빈들의 기념촬영으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