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테 알리*
시인 조두환
면죄부가 삶의 디딤돌이던
개혁 전야 어두움의 중세기에도
교회 가는 길보다
교회 갔다 오는 길에 저지른 잘못은
더 엄중하게 다스렸졌지요
갈 때 올 때 몸은 다를 바 없지만
교회 문턱을 넘어 나오먼
다른 사람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
열심히 회개하고 용서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각오로 고쳐 사는 것 더욱 중요하니
그 후엔 세상에서 해야 할 일 더 많아지고
죄의 짐도 훨씬 무거워지려니
그래서 교회는 우리의 십자가
바른길 가는 등댓불이지요.
*Exite Alii: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Exite Alii”는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라는 뜻으로, 가톨릭의 피정에서 사용되는 말입니다.
피정의 집에 들어가면 뜻깊은 라틴어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Intrate toti, manete soli, exite alii."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와, 홀로 머물다가,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는 뜻으로,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St. Alphonsus Mary de Liguori,1696.9. 27 -1787. 8. 1.)의 피정 3대 실천입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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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환 시집:옥인동 가는 길(문학예술사, 2025.) 143p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