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봉의 『 추분 』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어느덧 사그라들고,
갈바람 으스스한
오늘은
벌써 추분.
천천히 저물어가네.
귀또리
우는 저녁
【주제】무상한 세월의 흐름
【감상】
가을을 맞고 싶다. 얼마나 생쾌한 날인가. 그런데 추석날 열대야라 한다,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는 추석 폭염을 두고 더러는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한 인간에게 원인을 찾는가 하면, 그보다는 우주 순환의 큰 흐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올해가 우리 여생의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섬뜩하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기상이변이다. 그러나 이윽고 찬 바람이 불면 시간 흐름의 무상함 속에서 오히려 여름의 더위가 그리워질 듯하다. 가을 왔으니 겨울도 멀지 않고 한해가 또 저물 모양이다. 세월은 인생을 싣고 오늘도 허무의 늪을 지나고 있다.
1953년 세종시(구, 공주)에서 출생. 숭전대학교, 숭실대학교 대학원, 광주대학교 인문사회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2002.~광주대 예체능대 문예창작과 부교수. 2001.~한국문예창작회 부회장. 1983년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로 평론,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외 6편으로 시 등단. 시집으로 『봄바람, 은여우』, 『생활』, 『걸어 다니는 별』 등, 평론집으로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등.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등 역임. 2014.03.제5회 질마재문학상2005.제12회 한성기문학상. 김달진 문학상(평론, 2021) 수상, 풀꽃문학상(시, 2021) 수상. 현재 광주대학교 명예교수, 대전문학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