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옥상에 줄을 매달고 서서히 내려오는 고층건물의 유리 청소하는 사람을 거미에 비유해 놓았습니다. 거미와 비유하기 때문에 '동아줄 토해내며'와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건물의 창을 닦으며'라는 구절은 이 시가 누구에 관한 글인지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대낮에 고층건물의 유리창들이 플래시를 터트리며 밝아도 공중에 매달려 살랑살랑 흔들리면서 유리창을 닦는 사람이 눈에 보이죠.
뙤약볕 빨아먹은 유리성이 열을 뿜고 빌딩허리를 돌아온 왜바람이 목숨줄을 무섭게 흔들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내려간다 아이스링크에 정빙기같이 생채기를 지운다 유리벽에 갇힌 사람들에게 푸른 하늘도 열어주고 유리창에 비치는 현수막의 사연도 살포시 보듬어 닦는다
유리창을 닦는 극한 직업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목숨 걸고 하는 일이죠. 하지만 생채기를 지우고 건물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푸른 하늘도 열어주고 유리창에 현수막이 비칠 만큼 깨끗하게 닦아내려 가는 보람된 일입니다.
의지할 곳도 없는 허공에서 작업복 물에 젖어 파스 내음 진동하고 피로가 줄끝에서 경적처럼 돋아나지만 또다시 하늘에 밧줄을 묶는다 땀 흘린 줄길이만큼 도시는 맑아지고 유리벽에 그려진 풍경화도 깨끗해지니까
거미나 유리창을 닦는 사람이나 의지할 곳 없는 허공에서 일을 합니다. 온몸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파스를 온몸에 붙이고 피로가 쌓입니다. 그렇지만 생계를 위해서 다시 몸을 밧줄에 묶어야 합니다. 그의 희생으로 도시는 깨끗해지고 우리는 맑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는 따뜻한 시선이 보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맡은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우리는 편안하게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요. 광복절입니다. 애국이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아닐까요? 휴일이기도 합니다. 재충전하셔서 내일 또, 주어진 길을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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