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악극은 서양의 오페라와 달리 당시 유행하던 대중가요 등을 대중의 기호에 맞게 자유로운 형식으로 공연했다. 대중으로부터 인기는 얻었지만 연극관계자들에게는 저속한 예술이라 비판받았다. 1920년대 흥행극단의 막간극 레퍼토리의 하나로 시작되어 점차 독립된 양식으로 발전했으며 1930년대 초반 레코드 회사 직속의 악극단이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연극양식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악극은 신극·신파극 등 연극이 전반적 저조를 보였던 일제강점기말과 8·15해방 전후, 그리고 6·25전쟁 직후에 특히 번성했다. 대표적 악극단으로는 권삼천 주도의 삼천가극단(가극부 김생원, 각본부 신불출, 음악부 김흥준 등)과 배구자 주도의 배구자악단을 들 수 있는데, 희가극 〈헛소문〉(권삼천 작), 가무극 〈파계 破戒〉(이서구 작)·〈멍텅구리 미인탐방〉, 촌극 〈모던 장한몽〉 등을 발표했다. 또한 일제강점기말에는 금희악극단·조선악극단·약초가극단·성보악극단·나미라가극단·반도가극단·제일악극단·황금좌악극단 등 많은 악극단이 주로 경희극(輕喜劇)을 상연했고, 조선연예협회·조선연극문화협회에의 가입을 통해 국민연극운동에도 참여했다. 이 가운데 성보악극단이 현대극장과 공연한 〈에밀레종〉(함세덕 작), 나미라가극단이 상연한 〈견우직녀〉·〈은하수〉(서항석 구성, 설의식 가사)는 그 대본이 전하고 있다. 6·25전쟁을 전후로한 시기에도 신세계, 신천지, 서울악극단, 남대문악극단, 백민악극단, 자유가극단, 코리아 가극단 등이 활동했으며, 그뒤 예그린 악극단으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악극은 거의 소멸되었고, 대신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